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0.999…'가 1과 같다니, 수학은 참 신기해요

가장 작으면서 가장 중요한 수 1… 예로부터 창조주의 수로 신성시
1을 여러 번 더해 2·3·4… 만들어, 1 외에 모든 자연수는 소수·합성수
1은 모든 수를 나눌 수 있지만 다른 수로는 1을 나눌 수 없어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대한민국 파이팅!"

축구를 좋아하는 준호는 벌써 월드컵이 시작된 듯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아빠께서는 이런 준호의 모습에 크게 웃으셨지요.

"하하. 준호야, 우리나라 첫 경기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벌써 응원이니?"

"그럼요. 미리 응원하면, 우리 선수들이 더 힘을 얻어 경기를 잘할 테니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구나. 그런데 준호야. 네가 아까 말한 우리 대표팀의 모토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의 뜻을 아니?"

"그럼요! 하나 된 팀에서 하나의 정신과 목표로 뛰자는 뜻 아닌가요?"

"잘 아는구나. 이번 우리 대표팀의 모토는 '하나'를 강조했어. 그런데 준호는 하나, 즉 1이란 숫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니? 1에는 아주 깊은 의미가 담겼는데, 어떻게 보면 1보다 더 중요한 수는 없다고 볼 수 있어."

'0.999…'가 1과 같다니, 수학은 참 신기해요
/그림=이창우
"네? 1이 가장 중요하다고요? 1은 가장 작은 수잖아요?"

"그래. 가장 작은 수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란다. 생각해 보렴. 우리 몸을 포함해서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라는 작은 알갱이로 이루어졌어. 그중에서 '수소'라는 원자는 원자번호가 1번인데, 신기한 점은 수소끼리 핵융합을 일으켜 합쳐지면 헬륨이나 탄소, 산소, 철 등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거야. 이는 수소가 모든 물질의 기본 원소라는 것을 의미하지. 1이란 수도 마찬가지야. 1이 있기에 1이 여러 번 더해진 '2, 3, 4…' 등 나머지 수가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물론 복잡한 수학 원리까지 탄생했단다."

"와~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1이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수 같아요."

"그래. 1은 모든 수의 시작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예로부터 1을 세상을 만든 창조주의 수로 생각하여 신성시했어. 양이나 크기로 따지면 가장 작은 수이지만, 그보다 더 작은 자연수가 없다는 특징 때문에 순위를 정할 때는 '최고의 수'가 되는 거야."

"아, 생각해 보니 큰 수로 높은 순위를 정한다고 한다면 딱 짚을 수 있는 수가 없네요. 수는 무한하니까."

"그렇지. 또 1은 가장 강한 수로도 여겨졌단다. 1은 모든 수를 나눌 수 있지만, 다른 수로는 1을 나눌 수 없기 때문이야."

"아하! 듣고 보니 1은 누구든 쓰러뜨릴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쓰러지지 않는 무적의 용사 같아요."

"하하. 재미있는 비유구나. 그럼 한 가지 더 이야기해 줄게. '소수(素數)'는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수이고, '합성수(合成數)'는 그 외의 수로도 나누어지는 수를 의미한단다. 즉, 1을 제외한 모든 자연수는 소수 아니면 합성수야."

"아빠, 1은 1과 자기 자신으로 나누어진다는 조건에 맞지 않나요? 물론 1이 자기 자신이긴 하지만요."

"그렇게 생각하니? 자, 6과 10을 각각 소수의 곱으로 나타내 보면 2×3, 2×5로 한 가지씩만 나오지? 그런데 만약 1이 소수에 포함되면, 6의 경우 '1×2×3, 1×1×2×3, 1×1×1×2×3…' 등 무한한 경우가 만들어진단다."

'0.999…'가 1과 같다니, 수학은 참 신기해요
/그림=이창우
"아, 1은 아무리 곱해도 1이니까 소수로 놓으면 정말 문제가 생기겠네요."

"그럼 1에 관련된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줄게. 준호야, '3분의 1'을 소수로 나타낼 수 있겠니?"

"네. '0.333…'으로 끊임없이 계속되지요."

"그래. 그렇게 소수점 아래의 숫자가 무한히 계속되는 소수를 무한소수라고 하지. 그렇다면 '0.999…'는 1과 같을까?"

"에이. 어떻게 '0.999…'가 1이랑 같아요. 당연히 1보다 작지요. '0.999…'는 결국 1에 도달하지 못하잖아요."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많은 사람이 준호처럼 생각하거든. 하지만 '0.999…'는 수학적으로 1과 같다고 할 수 있어."

"예? 말도 안 돼요. 수학적으로 증거를 보여주세요."

"하하하. 준호야, 3분의 1에 3을 곱하면 답이 뭐지?"

"당연히 1이지요."

"그럼 3분의 1을 소수로 나타낸 '0.333…'에 3을 곱해도 1이 나와야겠지? 한번 곱해보렴."

"좋아요. '0.333…×3=0.999…'. 어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하. 그럼 이번엔 'A=0.999…'라는 식의 양변에 10을 곱한 후에 뺄셈을 해보자."

10A=9.999…

- A=0.999…

9A=9 (A=1)


"어라? 이번 식에서도 '0.999…'는 1과 같다고 나오네요?"

"얼핏 보기엔 '0.999…'가 1보다 작은 것 같지만, 소수점 아래의 수에 끝이 정해지지 않는 한 1보다 작다고 말할 수 없단다. 그래서 '0.999…'는 1과 다름없는 거지. 이것은 수학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증명한 내용이야."

"가장 단순한 수라고 생각했던 1로 이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다니, 수학은 정말 신비로워요."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분수' '소수' 5학년 1학기 '약수와 배수'


[함께 생각해봐요]

많은 수학자가 ‘142857’이란 수를 신비한 수로 꼽았다고 해요. 이 수에 1부터 7까지 자연수를 차례대로 곱해보고, 14+28+57, 142+857로 나눠 더해 보며, 제곱한 수를 여섯째 자리에서 끊어 분리된 두 수를 더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해설: 142857에 1에서 6까지 곱했을 때 나온 값을 살펴보면, 1, 4, 2, 8, 5, 7이라는 숫자 6개가 자리만 바뀔 뿐, 그대로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7을 곱하면 ‘999999’가 나오지요. 또 ‘14+28+57=99’, ‘142+857=999’가 되고요. 제곱한 수(142857×142857=20408122449)를 여섯째 자리에서 끊어 분리된 두 수를 더하면, 142857(20408+122449)이 나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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