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가상화폐… 어려운 수학 문제 풀어야 얻을 수 있죠
1BTC는 초기 1달러 가치도 없었지만 1000달러
이상으로 가치 올랐대요
돈의 가치 되새기며 절약 습관화해요
"뭐? 네가 2만원을 벌었다고? 어떻게?"
무척 신이 난 승호 목소리에 아빠께서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방에 들어오셨어요.
"별것 아니에요. 게임 속에서 벌었다는 얘기였어요."
승호는 멋쩍은 표정으로 아빠께 휴대전화의 게임 화면을 보여 드렸어요.
"아, 게임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cyber money·실물 없이 컴퓨터 네트워크상에서만 거래되는 가상화폐) 말이구나. 게임에서 딴 2만원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좋아하니?"
"그러게요. 게임에서 얻은 돈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현금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인터넷상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는 데 쓸 수 있다면 정말 신나겠지요?"
"하하하, 그렇구나. 그런데 게임에서 얻은 사이버머니라도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인정한다면 화폐로 쓸 수 있단다. '비트코인(Bit coin)'처럼 말이야."
- ▲ /그림=이창우
"비트코인은 사이버 전문가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에 만든 가상화폐야. 놀랍게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1비트코인(1BTC)의 가치가 0.0008달러, 즉 우리 돈으로 1원이 채 안 됐지만 4년 새 1000달러 이상으로 가치가 높아진 적도 있어. 실제로 24달러로 5000비트코인을 산 어느 노르웨이 청년은 우리 돈으로 7억원 넘게 벌기도 했단다."
"우와~ 대략 2만원 정도를 투자해 7억원을 번 거네요? 그런데 아까 비트코인을 게임에서 얻을 수도 있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그렇단다. 비트코인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게임에서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어. 문제를 풀면 누구나 얻을 수 있지. 문제를 풀지 않고도 비트코인을 얻고 싶은 사람은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돈을 주고 사는 거야."
수학 문제를 풀어서 돈을 벌 수 있다니 참 신기하네요.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는 수학 문제는 처음엔 그리 어렵지 않았대요. 그래서 초기에는 꽤 많은 사람이 문제를 풀어 비트코인을 얻었답니다. 이 과정이 마치 광산에서 금을 캐는 것 같다고 하여 '채굴한다'고 표현하지요. 그런데 이 수학 문제는 풀면 풀수록 어려워지게끔 설계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성능이 매우 뛰어난 컴퓨터를 사용해야 겨우 풀 수 있다고 해요. 일반적인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면 채굴한 비트코인의 가치보다 전기료가 더 나올 정도랍니다. 어떤 기업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 높아진다는 전제 아래,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서 회사 안의 모든 컴퓨터를 연결해 비트코인을 채굴한다고 해요. 전기료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해도 말이지요.
"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어렵겠어요. 그런데 수학 문제를 풀어서 얻은 사이버머니가 어떻게 이런 큰 가치를 갖게 됐나요?"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갖춰야 할 요소를 모두 가졌기 때문이야. 우선 비트코인은 무작정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단다. 지금까지 약 1200만비트코인이 채굴됐는데, 2100만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면 더는 채굴할 수 없어. 마치 금 매장량이 많지 않아서 금의 가치가 높은 것처럼 말이야. 은행에서 돈을 마음대로 찍어내지 않는 이유도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란다. 또한 비트코인은 보안성이 강해. 지폐가 위조하기 쉽게 만들어졌다면 아무나 위조지폐를 만들어 쓰겠지? 비트코인은 암호화된 키(key)로 사용하는데, 이것이 다른 비트코인들과 수학적으로 연결되어 위조나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
- ▲ /그림=이창우
"와, 생각해 보면 사토시 나카모토란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금광을 만들어낸 셈이네요."
"하하하. 그거 좋은 표현이구나. 재미있는 점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어떤 인물, 혹은 단체인지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는 거야.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세계 최초로 수학을 기반으로 한 화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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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봐요]
도서문화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등 다양한 상품권이 일반화폐와 다른 점을 찾아 보세요.
해설: 상품권은 일반화폐와 달리 상품권 발행기관에서 취급하는 물건만 살 수 있어요. 하지만 도서문화상품권은 발행기관이 서점이나 영화관 등과 가맹을 맺으면서 많은 곳에서 쓸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아졌어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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