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이 한 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마술을 가르쳐 줄게. 종이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마술이라면 시시할 거라고? 우리 몸이 색종이를
통과하는 마술인데 시시해? 종이접기할 때 쓰는 그 작은 색종이가 맞느냐고? 그럼, 그러니까 마술이라는 거야. 못 믿겠다면 빨리 색종이와 가위를
준비하고, 내가 말하는 대로 따라 잘라봐. 말로만 들으면 이해가 안 될 테니 반드시 직접 따라 해야 해.
자, 먼저 색종이를 반으로
접어봐. 그리고 그림에서 빨간 선으로 표시한 대로 가위로 잘라봐. 몸이 뚱뚱하다면 빨간 선 중에서 세로줄 간격을 더 촘촘히 해야 해. 가위질을
다 했으면, 이제 색종이를 펼쳐볼까? 짜잔! 색종이가 갑자기 큰 고리모양이 됐지? 자르는 간격을 아주 촘촘하게 하면 두 명도 통과할 수 있어.
어때? 불가능해 보였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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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를 반으로 접어 빨간 점선을 따라서 가위질을 하세요. 몸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간격이 더 촘촘해야
되겠죠?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마술 같은 문제도 풀어낼 수 있어. 상식을 깨뜨릴 수 있다는 거지. 종이 자르는
게 무슨 수학이냐고? 무슨 소리! 종이를 잘랐을 때 어떤 모양이 될 것인지 예측하는 것 또한 수학이라고. 잘 살펴봐. 세로로 가위질할 때마다
고리는 자른 길이의 2배만큼 길어져. 그 이유는 종이가 반으로 접혀 있기 때문이야. 따라서 한 번 가위질했을 때 잘라진 길이만 알면 종이를
펼쳤을 때 고리의 둘레가 얼마나 길어질지도 계산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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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영호
신기하죠? 종이의 앞뒤 구분이 사라졌어요
이번엔 종이의
앞뒤 구분이 사라지도록 만드는 마술이야. 즉, 하나의 면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지. 앞뒤의 구분이 없는 종이가 어디 있느냐고? 불가능하다고
말하기 전에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도록 해.
이번엔 A4 크기 용지를 준비해봐. 세로로 2번 접은 뒤 접힌 선을 따라 오리면 4개의
띠가 나오지. 그 중 2개를 골라 고리로 만든 다음 비교해볼게. 우선 하나는 둥그렇게 구부려 양끝을 붙여 팔찌처럼 만들어봐. 안쪽 면과 바깥쪽
면이 구분되는 하나의 고리가 되었지? 이제 다른 하나는 양끝을 다른 식으로 붙여볼게. 한쪽 끝을 한 번 비틀어서 붙이는 거지. 한 번 꼬인
고리가 되었지? 이 고리의 안쪽과 바깥쪽 면을 구분해 봐. 뭔가 이상하지 않아? 어디가 안쪽이고 어디가 바깥쪽인지 구분할 수
없지?
비틀지 않고 평범하게 연결한 고리의 폭(너비)을 2등분 해봐. 다시 말해
두께 6㎝의 종이 팔찌를 두께 3㎝로 가위질하는 거야. 예상한 대로 같은 폭의 고리 2개로 나뉘었을 거야. 그럼 이번엔 한 번 꼬인 고리를
똑같은 방식으로 잘라봐. 놀랍지? 평범한 고리처럼 둘로 나누어지지 않고, 오히려 거듭 꼬인 하나의 긴 띠가 되었어! 이제 폭을 3등분해볼게.
어떤 모양이 나올지 짐작해봐. 더 긴 하나의 끈이 될 거라고? 3등분으로 나누어진다고? 둘 다 아니야. 두 번 꼬인 긴 띠에 한 번 꼬인 짧은
띠가 연결된 모습을 보게 되지. 신기하지? 겨우 한 번 꼬아 붙인 고리일 뿐인데 자를수록 이렇게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다니. 그러나 '겨우'란
말을 해선 안 돼.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몰랐던 이 띠를 19세기 수학자 뫼비우스가 어렵사리 발견한 것이거든.
'뫼비우스의 띠'로
우정확인하기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바깥 면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한 점에서 펜으로 선을 긋기 시작하면 떼지
않고도 전체 면을 긋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지. 뫼비우스의 띠처럼 생긴 길을 걷는다면 어디가 끝인지 모르고 계속 걸을 수밖에 없게 될
거야.
뫼비우스 띠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도 있어. 이른바 '뫼비우스 띠로 우정 확인하기' 놀이! 재미있겠지? 먼저 종이를
길게 잘라서 두 사람에게 나눠줘. 그런 다음 각자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 한 번 비틀어서 뫼비우스 띠를 만들도록 해. 그리고 두 사람이 만든
뫼비우스 띠의 한쪽 면을 십(十)자 모양처럼 서로 수직이 되도록 맞붙여. 그다음 각 띠의 폭을 2등분 하도록 잘라나가는 거야. 그럼 결과는
어떻게 될까? 2개의 고리로 분리되기도 하고, 때로는 두 고리가 연결돼 2개의 하트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하지. 연결된 하트 모양이 나왔다면 둘
사이의 우정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이지. 근거가 있느냐고? 하하, 그냥 재미로 하는 거야. 둘로 나뉘었다고 우정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왜 똑같은 뫼비우스의 띠를 붙였는데 두 가지 경우가 나오는 걸까?
그건 꼬는 방향 때문이야. 어떤 사람은 위로 꼬아 붙이고 또 어떤 사람은 아래로 꼬아 붙이기도 하니까. 뫼비우스의 띠는 비트는 방향에 따라 다른
형태의 띠가 되거든. 즉 서로 같은 방향으로 꼬았다면 띠를 붙여 잘랐을 때 둘로 나누어지게 되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꼬았다면 연결이 되는
것이지.
어때? 오늘은 종이로 해 볼 수 있는 마술을 두 가지만 살펴봤지만, 수학에는 이보다 더 신기하고 놀라운 발견들이 가득해. 고정관념을 깨려는
수학적인 생각에서 놀라운 발견들이 시작되었지. 우리 친구들도 수학을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점수를 얻는 과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뫼비우스처럼
수학적인 생각으로 재미있는 발견을 하면 좋겠어. 종이의 양끝을 한 번 비틀어 붙여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띠를 만들 생각을 수천 년 동안 아무도
못했던 것처럼, 신비하고 재미있는 원리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채로 숨어 있을지도 모르잖아.
[관련교과] 3학년1학기 '도형
움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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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풀어볼까요]
1. 뫼비우스의 띠는
상징적 기호는 물론이고 실생활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동으로 물건을 나르는 벨트를 뫼비우스의 띠처럼 만들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2. 뫼비우스의 띠와 비슷한 모양으로 생긴 이 그림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재활용을 상징하는 이
그림이 뫼비우스의 띠와 비슷하게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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