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한 쌍의 숫자로 위치 찾기 가능해요

어떤 물건의 위치 정확히 표현하려면 원점 기준으로 가로선·세로선 그린 후 이동한 간격만큼 숫자로 나타내요
지구를 가로·세로로 나눈 위도와 경도… 우리 위치를 좌표로 표시할 수 있죠


"아! 도대체 어디에다 묻은 거야!"

"분명히 이 근처인데…."

시우와 승우는 어제 학교에 몰래 가져온 딱지를 선생님께 들킬까 봐 운동장 화단 속에 숨겼어요. 그런데 오늘 방과 후에 화단 여기저기를 파 보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묻은 곳을 표시해 뒀어야지!"

"그러면 누군가 와서 가져갈 것 같았단 말이야. 아, 여기 있다! 야호~"

시우와 승우는 한참 만에 딱지를 발견하고는 환호성을 질렀어요.

"둘째 감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네. 저 나무에서 몇 걸음 떨어졌는지 기억했으면 쉽게 찾았을 거야. 다음에는 그렇게 하자."

"거기서 뭐 하고 있니? 왜 땅을 여기저기 파놓은 거야!"

시우와 승우를 본 선생님께서 화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사실은 어제 학교에 이 딱지를 가져왔는데, 선생님께 혼날까 봐 땅에 묻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곳저곳을 파 봐도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한참 고생하다가 방금 찾았어요."

[개념쏙쏙! 수학] 한 쌍의 숫자로 위치 찾기 가능해요
/그림=이창우
"묻은 위치를 기억해 두지 않았구나?"

"네, 안 그래도 저 감나무에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이라는 것만 알았어도 쉽게 찾았을 것이라고 얘기하던 중이었어요."

"와, 그거 좋은 생각인데? 그런데 감나무에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이 한 군데뿐일까?"

선생님께서는 운동장 바닥에 그림을 그리셨어요. 먼저 감나무를 그리고, 이를 기준으로 같은 거리에 있는 곳을 여러 군데 표시하셨습니다.

"잘 보렴. 이 풀이 자라는 곳도, 저 수도꼭지도, 벽에서 일곱째 벽돌이 있는 곳도 모두 감나무에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이야. 너희는 직접 딱지를 묻었으니까 어디인지 잘 알겠지만, 만약 딱지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어야 할 때는 어떻게 할래? 또 사람마다 한 발자국의 너비가 다른 것도 문제가 되겠지?"

선생님의 질문에 시우와 승우는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럼 두 가지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어떨까요? '감나무에서 다섯 발자국, 화단 표지판에서 일곱 발자국인 곳'이라는 식으로요."

"야, 그렇게 찾으려면 여러 번 걸어 봐야 하잖아. 또 그런 곳도 한 군데가 아닐 수도 있어.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얘들아, 이런 방법은 어떻겠니? 화단 둘레에 놓인 벽돌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야. '가로 방향의 여섯째 벽돌과 세로 방향의 여덟째 벽돌에서 수직인 선을 뻗어 만나는 곳'처럼 말이야."

"우아~ 선생님,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바로 한 곳을 찾을 수 있는데요?"

[개념쏙쏙! 수학] 한 쌍의 숫자로 위치 찾기 가능해요
/그림=이창우
"이렇게 숫자나 기호를 써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을 '좌표'라고 한단다. 좌표를 이용하면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위치를 정확하게 말할 수 있지. 데카르트라는 수학자가 천장에서 움직이는 파리를 보고, '파리의 위치를 수학적으로 나타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만들어낸 것이래."

선생님께서는 운동장에 다시 가로선과 세로선을 그리셨어요.

"위의 그림처럼 평면을 두 직선으로 나누어서 좌표를 표시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야. 기준이 되는 한 점과 그 점을 직각으로 지나는 두 직선을 그리고, '기준이 되는 한 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로 위치를 표시한단다. 기준이 되는 한 점을 '원점', 원점을 수직으로 지나는 두 직선을 '좌표축'이라고 하지. 원점에서부터 가로·세로 방향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괄호 안에 순서대로 표시하면 돼. 예를 들어 위 그림에서 수도꼭지가 있는 곳은 '(1,5)', 풀이 자라는 곳은 '(4,2)'라고 나타내는 거야. 이렇게 하면 평면 위의 모든 점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단다. 그래서 좌표는 우리 생활 곳곳에 이용되고 있어."

"선생님, 하나의 직선 위에 나타내기는 하지만, 수학 시간에 배운 수직선도 좌표와 비슷한 것 같아요. 기준이 되는 '0'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표시해서 수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이니까요."

"그렇지. 그것도 좌표의 일종이란다."

"선생님, 혹시 지도에 그려진 선들도 좌표로 위치를 나타내기 위한 것인가요?"

"지도에는 가로와 세로로 많은 선이 그려졌는데, 가로선을 위도, 세로선을 경도라고 한단다. 위도는 적도를 중심으로 하여 지구를 위아래 방향으로 각각 90등분한 선이고, 경도는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를 중심으로 하여 지구를 동서 방향으로 각각 180등분한 것이지. 위도와 경도로 지구상의 위치를 표시해. 예를 들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에 나오듯이 우리나라의 독도는 '동경 132, 북위 37'로 나타낸단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의 위치 찾기 기능 등도 좌표가 없으면 쓸 수 없지."

"선생님, 운동장에 좌표축을 그리면 줄 설 때 참 편하겠어요. '3반은 (7,15)부터 차례로 서시오'라고 말할 수 있잖아요. 하하."

"좋은 생각이구나. 참, 오늘은 이 딱지를 돌려주지만, 다음에 또 가져오면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에 숨겨버릴 거야. 알겠지?"

"네!"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수직선', 중학교 1학년 '순서쌍과 좌표'


[함께 생각해봐요]

보물 지도.
다음 보물 지도에서 X표로 표시된 보물의 위치를 좌표로 나타내 보세요.

정답: (8,2)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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