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우리 돈의 가치(환율)는 매일매일 달라진대요 |

환율 높아지면 수출에 유리하고 환율 낮아지면 수입이 유리해져
1달러는 우리 돈 약 1000원이니 교환 비율은 '1대1000'이 되죠

무역회사는 언제 물건 파느냐에 따라 이익과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아빠, 미국에 이민 가신 고모가 보고 싶어요."

사진첩을 보던 민정이는 고모와 함께 찍은 사진이 나오자 갑자기 한동안 만나지 못한 고모가 그리워졌어요.

"안 그래도 올 여름휴가에는 고모가 계신 곳에 갈 생각이란다. 그래서 미국에서 쓸 달러화도 환전해 놓았지."

"정말요? 야호, 신난다! 그런데 여름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벌써 돈을 바꾸셨어요?"

"응. 마침 환율이 많이 하락하기도 했고, 여름쯤엔 환율이 다시 상승할 거라는 예측도 있어서 미리 바꿨지."

"환율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나라 돈을 다른 나라에서 쓰려면, 그 나라 돈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

"네. 외국인도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돈을 써야 하니까요."

"그래. 그럼 100달러는 우리나라 돈 얼마와 바꿀 수 있을까?"

"글쎄요, 한 100만원? 잘 모르겠어요."

"지금 1달러에 대한 환율이 약 1000원이니 10만원 정도 된단다. 비율로 나타내면, 달러와 원의 교환 비율이 '1:1000'이 되는 거지. 이처럼 서로 다른 나라의 화폐를 교환할 때의 교환 비율을 환율이라고 해. 쉽게 말하면 외국 돈의 가격을 우리 돈으로 표시해 놓은 거야."

[개념쏙쏙! 수학] 우리 돈의 가치(환율)는 매일매일 달라진대요
/그림=이창우
"아,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하락' '상승'이란 단어를 쓰셨는데, 환율이 바뀔 수도 있어요?"

"그렇단다. 각 나라의 화폐가치는 끊임없이 변하거든. 이해하기 쉽게 예를 하나 들어볼게. 지금은 귤 5000원어치면 우리 가족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지만, 몇 달 전만 해도 귤 값이 2배나 비쌌던 것 기억하니?"

"네. 제가 귤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께서 조금만 더 지나서 귤 값이 싸지면 많이 사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래. 귤을 많이 수확하는 시기에는 귤이 싸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양이 적어서 그만큼 귀하기 때문에 비싼 거란다. 귤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은 요구하는 사람의 수, 상품의 양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 각 나라의 화폐가치도 마찬가지야. 어떤 나라의 화폐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높아지고, 반대로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만 많아지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떨어지는 거지.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웠던 10여년 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2000원을 넘기도 했어."

"와~ 지금의 2배네요? 1달러를 사기 위해 2000원이나 줘야 했으니 그만큼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졌던 거군요."

"금방 이해했구나. 맞아, 환율이 높아지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이 낮아지면 우리 돈의 가치는 올라가는 거야. 하지만 환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란다."

"네?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졌는데 좋은 점도 있다고요? 환율이 높아지면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살 때도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니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 않나요?"

"하하하. 민정이 말이 맞다. 그런데 거꾸로 우리나라 제품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사려고 하는 상황을 생각해 봐. 예전에는 10만원 상당의 제품을 사기 위해 100달러를 써야 했는데,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100달러보다 적은 돈으로 그 제품을 살 수 있잖니? 그러면 사려는 사람은 더 많아진단다. 즉 수입은 불리해지지만, 수출은 유리해지는 거야. 그래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활발해져서 환율이 다시 낮아지고, 환율이 낮아지면 수출이 어려워져서 다시 환율이 오르는 경우가 많단다."

"아하! 그럼 환율이 높아져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크게 낙심할 필요 없겠네요?"

"그렇지 않아. 환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무조건 수출이 잘되는 건 아니니까. 만약 민정이가 신발 하나를 사려고 하는데 A 제품은 5만원이지만 매우 튼튼하고 예쁜 데다 A/S도 좋아. 그런데 A 제품의 디자인을 흉내 낸 B 제품은 1만원인데 잘 찢어지고 A/S도 안 된다고 해보자. 그럼 어떤 제품을 사겠니?"

"전 더 비싸더라도 A 제품을 사겠어요. 아무리 싸도 얼마 사용하지 못한다면, 좋은 제품을 사서 오래 쓰는 게 훨씬 이익이니까요."

"맞아. 환율이 높아져도 그 나라가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들지 못한다면 수출을 할 수 없어. 그렇게 되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부도가 나는 것처럼 국가 자체가 부도나는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우리나라도 한때 국가 부도의 위기가 있었지만, 좋은 상품을 만들어 수출량을 크게 늘려 극복할 수 있었단다. 또 온 국민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했지. 더 놀라운 건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했다는 거야. 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가치를 인정하여 화폐나 다름없이 유통되거든. 그래서 금을 모아 필요한 외화를 사들였지."

"와, 우리 국민이 그런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사실에 왠지 마음이 뿌듯해요. 참, 여름쯤엔 환율이 정말 오를까요? 그걸 미리 알고 있다면 더 많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어두었다가 그때 팔면 이익을 얻을 수 있잖아요?"

"하하하. 민정이가 배운 것을 금방 응용하는구나. 하지만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단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윤을 목적으로 많은 돈을 바꾸는 것은 위험해. 우리가 여행에 쓸 경비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져도 손해가 적지.

하지만 무역회사는 환율이 1000원에서 1050원으로만 변해도, 1000만달러어치 물품을 거래할 때 100억원과 105억원으로 차이가 벌어진단다. 어느 시기에 팔고 사느냐에 따라 수억원의 이익과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아빠 말씀을 듣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똑같은 1000원짜리라도 언제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길에서 군것질하느라 쓴 1000원과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에 넣은 1000원은 액면가는 같지만, 가치는 다를 테니까요."

"와~ 민정이가 그런 멋진 생각을? 아빠는 무척 감동했어."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비와 비율'


[함께 생각해봐요]
원·달러 환율이 1070원, 원·엔(일본 화폐 단위) 환율이 10원이라고 하면 1달러는 몇 엔과 교환할 수 있을까요? (단, 환전 수수료는 생략)

해설: 원·달러 환율이 1:1070, 즉 1달러는 1070원입니다. 원·엔의 환율은 1:10이므로 1070원은 107엔이 되지요. 따라서 1달러는 107엔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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