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차선을 보면 차의 속도를 알 수 있다고요?

점선과 실선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한 줄·두 줄 차선은 총 6가지 종류
여기에 색 하나 더하면 12가지로 늘죠
일정하게 그려진 도로 위 점선 세 보면 차가 달리는 속도도 파악할 수 있어요


"차선이 점선으로 바뀌었으니, 이제 차선을 바꾸어도 되겠군."

명섭이네 아빠는 운전하다가 우측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었어요.

"아빠, 옆 차로에 차가 없으면 차선은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 차선을 잘 보면 점선도 있고, 실선도 있지? 그것은 선의 종류마다 다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야. 보통 실선은 '제한'을, 점선은 '허용'을 의미해. 그래서 실선으로 된 차선에서는 다른 차선으로 이동해선 안 되고, 점선으로 된 차선에서만 차선 변경이 가능하지."

"아하! 차선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그런데 왜 그렇게 구분해 놓은 거예요?"

"터널 안이나 다리 위에서 사고가 날 때는 일반 도로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이 되기 쉽단다. 그래서 사고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차선 변경을 금지할 필요가 있어. 도로가 좁아지거나 다른 도로와 합해지는 구간에서도 차선 변경을 허용하면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실선을 이용해 제한하는 것이란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이창우
"그렇구나. 어라? 아빠, 저 앞 차선은 실선과 점선이 함께 그려져 있어요. 저건 무슨 뜻이에요?"

"앞서 알려준 점선과 실선의 특징을 생각하면 답을 알 수 있을 거야."

"점선은 '허용'이고 실선은 '제한'이니까…. 아! 점선 쪽 차는 실선 쪽으로 옮겨갈 수 있지만, 실선 쪽 차는 점선 쪽으로 이동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하하, 정답이다. 그런데 차선 종류는 색깔로도 구분한단다. 바로 황색과 청색이지. 그럼 황색 선은 무엇을 의미할까?"

"황색 선은 도로 중앙에 있잖아요? 중앙선이라고 하지 않나요?"

"이번에도 정답! 중앙선은 차선의 기준으로, 서로 다른 방향의 도로를 구분해 준단다. 중앙선에 가까운 도로부터 1차선, 2차선, 3차선 등으로 구분해. 중앙선을 기준으로 양쪽 도로의 차량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중앙선을 흰색과 잘 구분되며 눈에도 잘 띄는 황색으로 그린 거야. 중앙선은 보통 한 줄로 그려져 있지만, 넓은 도로는 눈에 더 잘 띄도록 두 줄로 되어 있단다."

"그렇군요. 그럼 청색 차선은 무엇을 의미해요?"

"청색 차선은 '버스전용차로'란다."

"청색 차선에도 실선과 점선이 있어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물론 있지. 청색 차선은 도로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 차량이 우회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청색 차선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있단다. 그래서 우회전해야 하는 구간에 청색 점선이 그려져 있지. 청색 실선에는 한 줄과 두 줄이 있는데, 한 줄은 정해진 시간대에만 유효하고, 그 외 시간에는 일반 차량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두 줄은 항상 버스만 다닐 수 있다는 뜻이란다."

"아하! 운전자라면 꼭 알아야 할 규칙이네요. 아빠, 그런데 저기 도로 바깥쪽에 있는 황색 실선은 뭐예요?"

"도로 바깥쪽에 그려진 차선은 주정차와 관련이 깊어. 두 줄로 그려진 황색 실선은 '주정차 금지'를 의미해. 한 줄로 그려진 황색 실선은 정해진 시간·요일에만 주정차가 가능하고, 황색 점선은 5분 이내라면 정차가 가능하다는 뜻이야. 흰색 실선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주정차가 가능하지."

"우아~, 세 가지 색과 두 가지 선으로 차량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네요."

"그래. 이것은 수학의 '경우의 수'와도 관련이 있단다. 점선과 실선으로 만들 수 있는 차선 종류는 둘뿐이지만, 조건에 따라 선을 조합하면 여섯 가지로 늘어나며, 여기에 색깔을 하나 더하면 12종류로 늘어나지. 서로 색깔이 다른 선을 더할 수 있다고 하면 차선 종류는 훨씬 더 늘어나. 교통신호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한 조건만으로 규칙을 만든 것이란다."

"도로 위에서도 수학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게 신기해요."

"수학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이야기해 줄게. 초시계만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는 거 아니?"

"네? 속도는 달린 거리를 시간으로 나눠 구하니까, 거리를 재는 도구도 필요하지 않은가요?"

"하하. 점선으로 된 차선은 기준에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점선 간격만 알면 거리를 잴 수 있어. 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점선 길이는 8m이고 다음 점선까지는 12m란다. 즉, 한 점선에서 다음 점선까지 거리는 20m가 되는 거야. 만약 어떤 차가 점선 5개를 지나는 동안 5초가 지났다면 차 속도는 '20m/s(초)'가 되는 거지. 여기서 초속을 시속으로 바꾸면, '72㎞/h'가 돼. 고속도로, 시가지 도로, 국도 등 도로 종류에 따라 점선 길이와 간격이 달라지는데,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시가지 도로는 점선 길이가 3m, 그 사이 간격이 5m야. 즉 점선의 시작점에서 다음 점선까지 거리는 8m가 되지."

"와. 그렇군요. 이런 규칙을 알면 도로변을 걸을 때 내가 얼마나 걸었는지 계산할 수도 있겠어요. 매일 보던 차선도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정말 재미있고 신기해요. 이제부터는 주변을 더욱 세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어요."

"그래. 생활 속에서 얻는 배움이 가장 가치 있다는 말도 있잖니. 하하하."
[함께 생각해봐요]
아래의 차선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그재그 차선 사진
해설: 이 차선은 영국 런던의 횡단보도를 보고 도입한 차선이에요. 이렇게 지그재그로 되어 있으면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불안감을 불러일으켜 차의 속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어린이보호구역처럼 속도를 크게 줄여야 하는 구간에 이런 차선이 그려져 있어요.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평면도형의 이동' 4학년 2학기 '규칙 찾기와 문제 해결' 6학년 2학기 '경우의 수와 확률'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