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수학에도 착시가 있다?

한 변 길이 13인 정사각형, 넓이는 169… 직사각형으로 재배열한 넓이 21×8=168<그림 2>
어? 넓이값 1이 모자라네? 비밀은 기울기 차이에 있어요
위아래 도형이 살짝 겹쳐져 있어 이 때문에 1이란 차이 생긴 거죠


"아빠, 제가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카드예요." 치원이가 만든 크리스마스카드를 아빠가 유심히 들여다보십니다.

"오호, 착시를 이용해 만든 카드로구나?"

"아빠, 착시가 뭐예요?"

"어떤 것을 실제와는 다르게 느끼는 것을 착각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시각에서 일어나는 것을 착시라고 한단다."

"그럼 예전에 우리 가족이 제주도에서 본 도깨비도로도 착시 때문인 건가요?"

"그렇지. 착시에 대한 이해가 빠르구나. 그럼 이제 착시에 대한 수학 퀴즈 한 번 내볼게. 혹시 도형에서도 배열을 다르게 하면 착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알고 있니?"

"네? 수학에도 착시가 있어요? 수학에는 늘 정확한 답이 있는 것 아닌가요?"

"이제부터 아빠가 신기한 도형 마술을 보여줄 테니 잘 지켜보렴."

"네!" 아빠께서 종이를 가져오시더니 정사각형 모양으로 오렸어요.

"한 변의 길이가 13인 이 정사각형을 그림 1처럼 4개의 조각으로 나눠볼게. 이 정사각형의 넓이가 얼마인지 계산해 볼래?"

"정사각형 넓이는 한 변의 길이를 두 번 곱하면 되니 169(13×13=169)예요."

[개념쏙쏙! 수학] 수학에도 착시가 있다?
/그림=이창우
"딩동댕! 그렇지. 이제 아빠가 이 조각들의 배열을 그림 2처럼 살짝 바꿔볼게. 바뀐 도형의 넓이도 구해보렴."

"아빠, 너무 쉬운 거 아니에요? 직사각형 넓이는 가로의 길이와 세로의 길이를 곱하면 되니까 168(21×8=168)이 나오네요. 어? 아까 정사각형은 169였는데, 이번에는 왜 168이지? 정사각형을 이룬 4개의 조각을 배열을 바꿔 직사각형으로 만들었는데, 왜 넓이가 다르죠? 1만큼 차이가 나요"

"네가 구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넓이는 모두 맞는단다. 그런데 두 도형의 넓이가 차이 나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도형과 실제 도형을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4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직사각형을 그림 3처럼 확대해 그려보면 직각삼각형과 사각형의 기울기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단다."

"아! 정말 기울기가 다르네요. 저는 직사각형의 대각선처럼 기울기가 같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살짝 꺾이네요."

"그렇게 때문에 위와 아래의 도형을 붙여 직사각형을 만들면, 선분의 기울기가 꺾이는 점 주변이 겹치게 된단다. 종이를 직접 오려서 붙여보면 실감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겹쳐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사각형의 넓이보다 작은 것이지."

"아빠,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에는 기울기가 다르다는 걸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수학 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있나요?"

"직사각형의 대각선 부분에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각각의 선분들이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지 구해보면 된단다. 맞닿는 선분의 기울기가 다르다면, 조각들이 완벽하게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지. 삼각형에서 가장 긴 변이 수평면에 대해 기울어진 정도는 '높이의 길이'를 '밑변의 길이'로 나눈 값으로 알 수 있어. 그 값이 클수록 더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지. 직사각형 그림에서 아래쪽에 있는 직각삼각형의 기울기를 구하면 5/13가 나와. 그 삼각형에 붙어 있는 사각형 선분의 기울기를 구하면 3/8이 나오지. 이걸 보면 두 도형의 기울기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 만약 두 선분의 기울기가 같았다면 직사각형의 대각선이 되지."

[개념쏙쏙! 수학] 수학에도 착시가 있다?
/그림=이창우
"아, 그렇군요. 그 차이를 눈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다 보니 선분의 기울어진 정도가 같은 것처럼 보게 된 것이군요."

"그래. 선분 기울기가 같아 일직선 위에 놓여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지."

"아빠, 이제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했더니 넓이가 1만큼 줄어든 이유를 알겠어요. 혹시 착시를 볼 수 있는 다른 경우 없나요?" "물론 있지." 아빠께서 모눈종이 위에 직각삼각형을 그린 뒤 여러 조각으로 잘라 그림 4처럼 그 배열을 바꾸셨어요.

"아빠, 왼쪽 그림에서 위에 있는 직각삼각형과 아래의 직각삼각형을 오른쪽 그림처럼 위아래를 바꿔 배열했더니, 가운데에 6칸짜리 공간이 남네요. 똑같은 조각으로 자리만 살짝 바꾼 것 같은데 왜 달라졌죠?"

"원리는 앞에서 해본 것과 같단다. 두 삼각형의 기울기가 다르기 때문이야. 왼쪽 그림에서 아래의 삼각형 기울기는 7/3이고, 위의 삼각형은 8/3이지. 이렇게 기울기가 다른 삼각형을 오른쪽 그림처럼 자리를 바꾸니 가운데 공간이 생긴 거야."

"똑같은 삼각형으로 보이던데 기울기가 약간 차이가 나는군요. 신기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착시 현상을 이렇게 수학으로 살펴볼 수 있다니 놀랍네요."

"우리 주변에는 깜짝 놀랄 만한 수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늘 관심을 가지렴."


[함께 풀어봐요]

함께 풀어봐요.
위와 아래의 그림에서 ?표시 만큼 넓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해설: 두 그림에서 위아래 위치를 바꾼 삼각형의 기울기가 다르기 때문이예요. 작은 삼각형 기울기는 2/5인데, 큰 삼각형의 기울기는 3/8으로 달라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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