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전국의 열차 노선 한번에 그리려면?

하나의 꼭짓점에 연결된 선 개수로 한붓그리기 가능한지 알 수 있어요
꼭짓점에 붙은 선이 짝수면 '짝수점', 홀수로 이루어진 점은 '홀수점'이죠
짝수점만 있는 경우 어느 점에서든 붓을 떼지 않고도 한 번에 그려져요


위 5개 도형 중 한붓그리기 가능한 것은? 표
"아빠, '내일로 티켓'이라고 아세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학 중에 판매하는 티켓인데, 일주일 동안 열차를 마음껏 탈 수 있대요. 방학이 되면 이 티켓으로 우리나라 여기저기 놀러 갈래요!"

청림이는 지도 한 장을 들고 아빠께 달려왔어요.

"그런 티켓이 있어? 어디 한 번 보자. 와! 정말 전국 일주가 가능하구나."

"네! 그래서 파란색 구간을 따라 도시를 한 번씩 들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무 도시에서나 출발해도 되는 거니?"

"우리 집이 있는 서울에서 출발해야죠. 대신 한 번 들른 도시를 다시 지나가도 돼요."

"음….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파란색 구간을 따라 모든 도시를 거쳐 가는 게 어렵겠는걸? 한 도시만 포기하면 되겠구나."

"우와! 보자마자 어떻게 아세요?"

"하하! 아빠는 보자마자 알 수 있단다. 여기에 한붓그리기 원리가 숨어 있거든."

"정말이요?"

"한붓그리기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

"그럼요! 연필을 떼지 않고 모든 선을 한 번만 지나도록 도형을 그리는 것이잖아요."

"잘 알고 있구나. 그럼 아빠가 도형 몇 개를 그려볼 테니 한붓그리기가 되는 것을 찾아볼래?"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아빠, 실제로 해보니까 세모 모양의 도형1과 네모 두 개로 된 도형3, 집처럼 생긴 도형5가 한붓그리기 가능하네요."

"그래, 잘 찾았구나. 직접 그려보지 않고도 금세 한붓그리기가 가능한지 찾아볼까? 그러기 위해선 먼저 홀수점과 짝수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 한 꼭짓점에 연결된 선의 개수가 홀수이면 그 점은 홀수점, 짝수이면 짝수점이야. 아래 그림에서 홀수점과 짝수점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겠지?"

"네! 금세 찾을 수 있어요."

"그래. 이제 홀수점과 짝수점이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알아보자. 짝수점은 그 점으로 선이 들어왔다가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는 셈이지. 따라서 짝수점만 있는 도형의 경우에는 어디에서 시작하든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단다. 하지만 홀수점인 경우 선 하나는 반드시 들어오는 선이거나 나가는 선이기에 시작점 또는 끝점만 가능하게 돼. 그러니 홀수점이 없어야 한붓그리기가 가능하겠지? 물론 홀수점이 2개일 때도 한붓그리기를 할 수 있어. 이때 홀수점 하나는 시작점, 다른 하나는 끝점이 될 수밖에 없지."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이창우
"쉽네요! 한붓그리기가 가능한지 아닌지 알기 위해선 홀수점의 개수만 알아보면 되는 거네요?"

"그렇지. 이제 아빠가 그려준 도형1부터 도형5까지 짝수점과 홀수점을 세보고 한붓그리기가 가능한지 살펴볼까?"

"아! 도형1도형3은 홀수점이 없는 경우고, 도형5는 홀수점이 2개라 한붓그리기가 가능하군요. 그렇다면 제가 그린 지도에선 순천과 동대구가 홀수점이네요. 지도에서 홀수점이 2개니까 그중 하나에서 출발(시작점)해 다른 하나(끝점)로 돌아오면 한붓그리기가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어쩌죠? 저는 서울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니 도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단다. 잘 생각해보렴."

"네, 잠시만요. 아! 진주를 포기하면 되겠네요! 진주를 가지 않으면 그 구간이 사라지고, 대신 동대구와 삼랑진을 연결하면 모든 도시가 짝수점이 되니 한붓그리기가 가능해지네요!"

"그렇지. 제대로 이해했구나. 이러한 원리를 처음 생각해낸 사람이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란다. 옛 독일의 영토였던 쾨니히스베르크에는 프레게르라는 강이 있고 그 강을 건너는 다리가 7개 있었어. 시민들은 섬과 강을 연결해주는 다리를 따라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단다. 시민들은 '같은 다리를 두 번 이상 건너지 않고 모든 다리를 건너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해 고민하곤 했는데, 아무도 이 문제를 풀지 못했어. 그래서 유명한 수학자 오일러에게 이 문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대."

"오일러가 바로 해결했나요?"

"그래. 오일러는 섬과 다리들의 위치를 점과 선으로 단순화했어. 우리가 아까 지도에서 도시와 도시의 연결을 점과 선으로 표현한 것처럼 말이야. 오일러는 육지를 점, 다리를 선으로 나타내고 한붓그리기가 가능한지 알아봤지.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다면 모든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서 산책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니?"

"네. 오일러처럼 그려보니 홀수점이 4개여서 한붓그리기가 불가능하네요. 오일러는 모든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서 모두 돌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겠군요."

"그렇단다. 오일러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139년이 지났을 때 드디어 8번째 다리가 놓였다고 해. 이때 홀수점이 2개가 되도록 다리를 놓아 모든 다리를 한번씩만 건너서 다 돌 수 있도록 했단다."

"오일러가 중요한 힌트를 줘 결국 시민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네요."

"자, 이제 복습 삼아 지도에서 더 많은 도시를 표시해 여행 계획을 세워볼까?"

"좋아요, 아빠! 한붓그리기를 이용하면 더 복잡한 여행 계획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관련 교과] 6학년 2학기 '문제 푸는 방법 찾기'
[함께 풀어봐요]
다음 도형 중에서 한붓그리기가 가능한 것을 찾아보세요.

함께 풀어봐요 도형 이미지
정답: 한붓그리기가 가능한 도형은 2와 3입니다. 1은 홀수점이 4개이므로 한붓그리기가 불가능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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