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인도식 곱셈으로 998×999를 계산해 보면?

100에 근사한 두 자릿수끼리의 곱셈… 기본식 변형해 뺄셈·덧셈 사용하는 인도식 곱셈법으로 답 구할 수 있어요
속력 공식으로 거리 구하는 것처럼 숨은 원리 알면 계산 쉬워진답니다


"두 자릿수끼리 곱할 땐 계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네…."

예정이가 수학 문제집을 풀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어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한 자릿수 곱셈을 할 때처럼 차근차근 해보렴."

아빠는 예정이에게 긴장을 풀고 다시 도전해보라고 하시네요.

"곱셈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는데 각 자릿수의 곱을 더하는 과정에서 헷갈리는 바람에 시간도 걸리고 틀릴 때도 많아요."

"그래? 그럼 아빠가 쉬운 인도식 곱셈 방법을 가르쳐줄까?"

"인도식 곱셈 방법이 뭐예요? 제가 배운 곱셈과 다른 방식인가요?"

"아빠가 예를 들어 보여줄게. 자, 97×96을 구할 때 어떻게 하니?"

"먼저 97과 6을 곱하고, 그다음에 97에 9를 곱해요. 그리고 이렇게 구한 답을 더하죠. 이때 97×9로 구한 값(873)은 자릿수 하나를 더해 8730으로 해야 해요. 이것과 97×6의 값(582)을 더하면 답이 나오죠. 9312가 맞죠?"

"정답! 이렇게 잘 풀면서 뭘 걱정하니?"

인도식 곱셈으로 998×999를 계산해 보면?
/그림=이창우
"지금은 아빠와 함께 있어서 마음이 놓여서 풀었고요. 시험 땐 긴장 때문인지 자꾸 틀려요."

"그럼 기분 전환도 할 겸 이 문제를 인도식 곱셈으로 풀어보자꾸나."

"네, 좋아요!"

"97과 96을 곱하기 전에 먼저 각각의 수를 100에서 빼 보렴. 100-97, 100-96, 이렇게 말이야."

"그건 암산으로도 금세 알 수 있어요. 3과 4죠."

"그다음엔 그 두 수를 더하고, 그렇게 나온 수를 100에서 빼렴."

"3과 4를 더해 나온 7을 100에서 빼면 93이죠!"

"이제 맨 처음에 구한 3과 4를 곱하렴"

"너무 쉬워요. 12잖아요."

"이제 아까 구한 93에 지금의 12를 그대로 붙이렴. '9312', 이렇게 말이야."

"이게 뭐예요?"

"그게 바로 97×96의 답이지."

"앗, 정말 그렇네요! 정말 신기해요."

"하하! 이제 더 어려운 993×994를 이 방법으로 풀어볼게. 세 자릿수니까 1000을 사용해야 해. 먼저 1000에서 993과 994를 각각 배면 7과 6이 나오지. 이렇게 구한 두 수를 더하면 13이 나오고, 이것을 1000에서 빼면 987(=1000-13)이 나와."

"그다음엔요?"

"맨 처음에 1000에서 각각의 수를 빼서 구한 7과 6을 곱하는 거야. 7×6=42, 이렇게 말이야. 그리고 조금 전에 구한 987 다음에 그대로 붙이면 된단다. 단, 이번에는 세 자릿수인 1000이 기준이 됐으니 42 대신 042라고 세 자리로 맞춰야 해. 987 다음에 042를 그대로 붙이면 987042, 이게 바로 답이야. 계산기로 확인해보렴."

"와! 정말 993×994=987042네요! 정말 마술 같아요. 대체 어떤 원리인가요?"

"곱셈식을 조금 변형한 것이란다. 예를 들면 두 자릿수의 곱셈은 '(100-A)×(100-B)'의 형태로 나타낼 수 있지? 이 식에서 곱셈을 이용해 괄호를 풀면 다음과 같아. '10000-100A-100B+AB'. 이 식에서 100을 앞으로 빼내 묶으면 100{100-(A+B)}+AB로 표현할 수 있어. 즉, A와 B를 더한 값을 100에서 뺀 뒤 A와 B를 곱한 값을 그 다음 자리에 붙이면 답을 낼 수 있단다."

인도식 곱셈으로 998×999를 계산해 보면?
/그림=이창우
"앞으로 모든 곱셈을 이렇게 계산해야겠어요."

"그런데 이 방법은 곱하려는 숫자가 100이나 1000에 가까워야 쉽게 계산할 수 있단다. 예를 들어 23×37처럼 100에서 거리가 먼 두 수를 곱할 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정말 그렇네요.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운 방법으로 푸는 게 오히려 낫겠어요."

"그래. 오늘 알려준 인도식 곱셈법은 100이나 1000에서 뺐을 때 한 자릿수가 나와야 쉽게 답을 낼 수 있는 방법이야. 하지만 수학적인 생각을 돕는 재미있는 풀이 방법이지. 원리를 생략하고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도록 돕는 '공식'도 비슷한 경우란다. 속력을 구하는 방법 알고 있니?"

"네. 어떤 거리만큼 갈 때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계산하면 되잖아요."

"그래.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속력을 구할 수 있지. 그렇다면 어떤 차가 시간당 60㎞ 속력으로 3시간을 달렸다면 이동 거리는 총 얼마겠니?"

"어? 저는 속력 구하는 방법만 배워서 그건 모르겠어요."

"속력을 구하는 식에 각각 시간을 곱해주면 '거리=시간×속력'이라는 공식을 구할 수 있지. 따라서 시속 60㎞로 3시간을 가면 이동 거리는 총 180㎞가 된단다."

"아하! 속력 구하는 식을 거리를 구하는 식으로 변형하니 쉽게 답을 풀 수 있네요!"

"그래. 문제를 쉽게 푸는 방법인 공식엔 수학 원리가 담겨 있단다. 그러니 수학의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공식만 외우지 말고 그 안에 숨은 원리를 찾아봐야 해."

"아빠 말씀이 맞아요. 수학이 점점 재밌게 느껴지네요!"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곱셈과 나눗셈' 6학년 2학기 '방정식'


[함께 생각해봐요]
92×98과 997×995를 인도식 계산법으로 풀어보세요.

해설: 100-92=8, 100-98=2, 8+2=10, 100-10=90, 8×2=16, 답은 9016.
1000-997=3,1000-995=5, 3+5=8, 1000-8=992, 3×5=15, 답은 992015.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