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만나지 않는 평행한 두 직선… 그림에서는 멀어질수록 점점 좁아져 결국 한 점에서 만나는 소실점 생기죠
소실점 원리 이용한 선
원근법… 화가 마사초가 처음 그림에 적용했죠
지난 주말, 예찬이는 아빠와 함께 미술관에 갔어요. 입체적으로 보이는 그림들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하. 아빠도 깜짝 놀랐어. 정말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지 않으면 실제 구덩이로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잘 그렸구나. 그런데 예찬아, 이렇게 착시를 일으키는 그림이 수학과 연관되었다는 거 아니?"
"예? 이건 그림이잖아요. 그림이 수학과 연관되었다고요?"
"그래. 혹시 '유클리드'란 수학자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니?"
"네. 위대한 수학자들을 다룬 책에서 본 적 있어요. 도형과 관련된 수학자로 기억해요."
- ▲ /그림=이창우
"아하! 그림도 점, 선, 면 등을 이용하니까 기하학과 관련 있는 것이군요?"
"예찬이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단순히 점, 선, 면을 사용했다고 해서 기하학과 연관 지을 수는 없어. 기하학은 길이, 둘레, 넓이를 재고, 위치를 계산하는 등의 수학적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지."
"어라? 그럼 그림을 그리는 데도 그런 계산이 필요하다는 건가요?"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수학이 더해지면 더 정교하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단다. 예찬이는 1차원, 2차원, 3차원에 대해 아니?"
"네. 1차원은 선, 2차원은 평면, 3차원은 입체잖아요."
"맞아. 그럼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은 몇 차원이지?"
"평면 위에 그렸으니까 당연히 2차원이지요."
"그래. 그런데 그림은 3차원 공간을 표현한 경우가 많아. 즉, 입체를 평면에 나타낸 것이지. 화가들이 두 눈으로 본 3차원 공간을 평면 위에 그리려다 보니 실제 모습을 담아내기가 무척 어려웠단다. 그래서 오랜 시간 연구한 끝에 기하학을 응용한 원근법(遠近法)을 발견했어."
"원근법요?"
- ▲ 르네마그리트,‘ 유클리드의산책’.
"아, 정말 그렇네요! 실제로는 평행하지만, 시선에서 멀어질수록 좁아지니까요."
"그래.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입체를 평면 위에 나타내려면 수학적 비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러다가 1410년 이탈리아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코가 교회 건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다가 사물이 거리에 따라 일정한 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즉, 사람이 보는 시선과 평행한 모든 직선이 한 점, 즉 '소실점(消失點)'에서 모인다는 '선 원근법'을 알아낸 거야. 그리고 1425년경 이탈리아 화가 마사초가 체계적인 선 원근법을 최초로 그림에 적용했다고 해."
"선 원근법요? 어떤 건지 궁금해요."
"선 원근법은 소실점을 정해 놓고 연장선을 이은 다음, 그 선에 맞춰 입체의 모양과 위치, 크기를 나타내는 수학적인 미술 기법이라고 할 수 있어. 소실점 수에 따라 1점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로 나뉜단다."
"와~ 정말 이렇게 보니 입체감이 정확하게 나타나네요. 선 원근법에 대해 알고 다른 그림들을 보니 소실점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 특히 풍경화는 소실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이렇게 그림에 수학적 원리가 적용되어 우리가 평면 그림을 보고도 입체감을 느끼는 거야."
"하하. 미술관에 와서 수학을 배울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알고 보면 어디서든 수학을 배울 수 있단다. 그래서 수학을 모든 학문·예술의 기초라고 하는 거야."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평면도형의 이동' 6학년 1학기 '여러 가지 입체도형'
[함께 생각해봐요]
평행한 두 직선 위에 선을 여러 개 그어 직선이 기울어져 보이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해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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