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일 일요일

우리 아이 고입 경쟁력 점검①-교과 내신


고입도 대입도 교과 내신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서 ‘기본’이란 말 그대로 합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까지는 아님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내신절대평가제가 적용된 특목고, 자사고 등의 상위권 고교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 영향력은 최근 들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2017학년도 고입이 마무리되고 예비 중3들이 기말고사를 앞둔 이즈음, 내후년 고입 수험생들의 내신 관리 핵심 몇 가지를 짚어봤다. 목표 고교에 따른 효율적인 내신 관리로 기본 자격을 갖춘 이후에는 합격의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찾고 기르는 데 힘쓸 수 있어야 한다.
영재학교 입시 내신
과학영재학교나 과학예술영재학교 입시에서의 중학교 교과 내신 영향력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전반적으로 1단계 탈락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과 최초 전형 단계에서 3학년 성적이 반영될 수 없다는 점 등이 형식적인 원인으로 꼽힐 수 있다. 내용적으로는 변별력 높은 2단계 지필고사와 3단계 캠프 전형이 내신 활용의 필요성을 약화시킨다. 실제로 특목고 입시컨설팅 학원멘토 통계에 따르면 영재학교 최종 합격자 면면 중에는 모든 과목의 성취도가 우수하지는 않더라도 수학·과학 역량이 특출한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하지만 영재학교 입시에서도 지원 학교나 경쟁률에 따라서는 내신이 보다 신경 쓰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지난 2017학년도 입시 기준 한국과학영재학교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가 이에 해당됐다. 두 학교는 1단계 탈락 비율이 지원자의 약 30~50% 수준에 달해 수학·과학을 포함한 주요 과목에서 B이하 성취도가 다수 포함된 경우 1단계 통과가 쉽지 않았다. 대구과학고처럼 1단계(내신·서류+면담)에서 일부 우선선발자를 가려내는 경우도 내신 변별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영재학교 입시용 내신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의 내신 지표 전체가 노출된다는 점과 대부분 학교에서 합격 예정자들에게 3학년 학생부까지를 최종적으로 요구한다는 점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과학고 입시 내신
과학고등학교 입시에서의 중학교 내신 평가는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최근 3~4개 학기 수학·과학 성취도 평가를 기본으로 한다. 영재학교와 달리 원점수 등 내신 상세 지표는 노출되지 않는다. 서류, 면담, 면접의 다단계 평가가 진행되므로 최종 당락에 미치는 내신 영향력은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2017학년도 입시 기준 세종과고, 한성과고, 경기북과고 등 주요 과학고 최종 합격자 중에는 수·과학에 B성취도가 포함되었거나 다른 주요 과목에서 B, C이하 성취도가 다수 포함된 인원도 눈에 띄었다. 해당 과학고들이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해 교과 내신의 정량적 평가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잡아내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합격자들이 교과 점수를 떠나 수·과학에서 탄탄한 기본기와 자신만의 특색 역량을 갖췄음은 당연했다. 올해 입시에서 인천, 경남, 대전, 전남 지역 등의 과학고들은 교과 내신과 자소서 등의 서류 평가만으로 1단계 탈락자를 일부 가려내기도 했다. 이 경우 수·과학 내신의 1단계 영향력은 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해당 지역 예비 수험생들은 적어도 수학·과학에서 만큼은 B이하 성취도가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사고 입시 내신
상위권 고입을 위해 내신 관리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상은 자사고 지망생들이다. 특히 전국단위모집 자사고를 목표로 한다면 특정 과목에 대한 집중력보다는 고른 성취도 분포가 중요하다. 학교에 따라 3~5개 학기의 주요 과목 성취도가 모두 반영되므로 최소 15개에서 25개 이상의 A성취도를 확보해야 1단계 통과가 가능하다. 각 학교별 1단계 내신 커트라인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하나고, 외대부고, 상산고 등 상위권 자사고들의 경우 평가 대상 과목 대부분이 A성취도여야만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학기 합산 기준 88점이나 89점 과목들이다. 입시 현장에서 만나는 수험생 중 성취도 한두 개 때문에 목표 학교를 하향 조정하거나 지원을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대부분은 87~89점으로 B성취도에 머문 경우였다. 기말고사를 앞두고서 중간고사 점수와 수행평가 점수를 꼼꼼히 살펴 80점대 후반이나 90점대 초반에 걸친 과목들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시험 계획이 요구된다. 최근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학교별 내신 커트라인은 어느 정도 고착화되어 지원자들의 내신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하위권 1~2개 학교나 학교별 특수 모집단위를 제외하면, 1단계 교과 내신 점수가 최종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외고·국제고 입시 내신
외고·국제고 입시에서의 내신 반영은 2~3학년 영어로만 제한된다. 2학년 두 개 학기는 성취도(절대평가)로, 3학년 두 개 학기는 등급(상대평가)으로 반영되는데 핵심은 3학년 성적 관리다. 1등급 만점을 기준으로 2등급은 1.6점, 3등급은 4.4점이 감점되며, 3등급이 포함될 경우 학교나 모집단위에 따라서는 1단계 통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경쟁률이 낮아지며 AA22 미만 점수도 면접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3등급이 포함되면 면접에서 많은 점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경쟁률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1단계 커트라인 통과보다는 자소서·면접 부담을 완화한다는 의미에서의 내신 관리가 요구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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