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6일 화요일

2018 과학고 합격 전략

과학고들의 면담 시즌이 다가왔다. 과학고 면담은 최종 면접 대상자를 뽑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형 절차다. 서울 지역 세종과고와 한성과고는 9월 7일 수험생 개인별 면담 일정을 소속 중학교로 통보했고 경기북과고는 9월 26일부터 면담 일정 확인이 가능할 예정이다.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는 서울·경기권 과학고들과 달리 인천 지역 과학고들은 서류 평가를 통해 정원의 2~2.5배수 인원을 이미 면담 대상자로 우선 선별했다. 또한 서울·경기권 과학고들이 지원자를 소집하여 면담하는 것과 달리 인천과고와 인천진산과고는 면접관이 수험생을 직접 찾아간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지방 과학고들 역시 학교에 따라 면담 대상자 규모나 일정·방식 등은 다르지만 면담 내용엔 큰 차이가 없다. 제출서류의 진위 여부 확인이나 그와 관련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지원자의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1차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선은 면접 대상자를 뽑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평가 내용이 최종 합격자 선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준비해야 한다.​

2학기 중간고사와 면담
이 시기 과학고 면담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3-2학기 중간고사다. 학교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중간고사와 면담 기간이 앞뒤로 맞물려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준비로 시간에 쫓겨 면담 대비에 소홀하거나 중간고사에 매진하면서도 면담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경우가 많다. 강남에 거주하며 올해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는 A군도 비슷한 상황이다. 9월말에 중간고사가 끝나는 A군은 세종과고에 지원해 10월 중순으로 면담 일정이 잡혔다. 추석 직후 곧바로 면담을 치러야 하는 상황.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은 이미 가족들과의 일정이 촘촘히 잡혀 입시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중간고사 기간에라도 면담 대비를 병행해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미 제출된 과학고 입시용 학생부에는 3-1학기 내신 성적까지만 포함됐지만 2단계 이후 최종 평가에서는 2학기 성적이 추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세종과고뿐 아니라 같은 서울 지역 한성과고나 인천 지역 과고들과 경남·제주 지역 과고들이 올해 전형 최종 단계에서 3-2학기 성적을 평가에 반영하거나 참고할 예정이다. 따라서 과학고 입시를 위해 면담 대비에 몰입하다 자칫 중간고사를 망칠 경우, 1단계 통과에는 도움 될지 몰라도 최종 합격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들 학교들에 지원한 경우 일단은 중간고사, 특히 수학·과학 내신 성적 관리에 1차적으로 신경 쓰되 자소서나 학생부를 틈틈이 살펴보며 예상 가능한 질문들을 가끔씩이라도 점검해보는 정도의 균형감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올해 20개 과학고 중 경기북과고를 포함한 13개 학교들은 3-2학기 성적을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시기 내신 준비에 소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1단계 면담 질문으로 자주 등장하는 중학교 수·과학 교과 개념들은 3학년 중간고사 시험 범위 또한 포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내신 준비와 과학고 면담 준비가 완벽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가 길고 10월 첫 주로 다소 늦은 편이라 이 기간의 활용도 면담 준비 성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불가피한 일정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입시 준비에 초첨을 둔 자투리 시간 계획이 필수적이다.

과학고 면담 대비 원칙
상황에 따라 질문이 달라질 수 있는 과학고 면담은 수험생에 따라 그 준비 과정도 달라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누구나 지켜야 할 공통 원칙도 있다. 답변 연습시 유의사항이 대표적이다. 면담 질문은 대체로 수험생이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예상 질문을 뽑아보는 것은 당연한 준비 과정이다. 이때 자연스럽게 자신의 답변 내용도 함께 점검해 볼 수 있는데, 정해진 문장을 만들어 답변 내용을 통째로 암기하는 형태로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모든 가능한 질문을 예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과 지원자 평소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면담 취지에 비춰 볼 때 성공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설사 준비한 답변을 모두 외웠다 해도 긴장된 면담 분위기에서 잊거나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 답변에 대한 추가 질문이 많은 면담 특성상 적중률도 기대하기 어렵다. 해당 질문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할 어휘 몇 가지만 숙지하고 답변은 그 때 상황에 맞춰 자신의 평소 말투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 좋다. 면담 연습에서는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답변해 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될 수 있다.

면담 준비의 또다른 원칙으로, 정답보다는 질문 의도 파악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질문이 나오면 평소의 시험 습관을 끌어들여 정답 찾기에만 몰두한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이 던지는 수십 개 이상의 질문 중에는 정답이 없는 질문들도 많다. 때때로 정답이 있는 질문들조차도 정답 여부보다는 답을 유추해 내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답에 집착하는 자세가 실전에서 더 치명적인 것은 수험생이 오답을 말했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오는 스스로의 자괴감 때문이다. 이 경우 많은 수험생들은 탈락에 대한 두려움과 면담을 망쳤다는 실망감으로 소위 말하는 ‘멘붕’을 경험하고, 이후의 질문들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질문 의도에 집중하여 자신이 답변 가능한 수준까지만이라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의 답변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두 번의 답변 실수가 당락을 결정하지 않을뿐더러 정답 여부로만 점수가 매겨지는 평가도 아니다. 실제로 과학고 면담에서 쏟아지는 많은 질문들에 대한 지원자들의 답변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어려웠던 질문들은 빨리 잊고 자신있는 질문에서 자기 역량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전략이 추천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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