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바나나킥과 베르누이의 법칙

축구 선수들은 골 넣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슛을 익히고 개발한다.

골대를 훌쩍 넘어갈 듯 보인 축구공이 갑자기 뚝 떨어지며 골대 안으로 쑥 들어가는 장면이나, 좌측 골대 바깥으로 빗기어 갈 것으로 보였던 축구공이 어느 순간 안쪽으로 휘어져서 왼쪽 골 포스트 속으로 쏙 들어가는 장면은 보는 이의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여기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축구공을 좌우로 휘게 차고, 아래로 떨어지도록 차는 것은 하나의 물리 법칙으로 명쾌하게 설명이 된다. 베르누이의 법칙이 그것이다. 베르누이 집안은 수학과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적잖은 공헌을 한 스위스의 명망 있는 학자 가문 중의 하나다. 베르누이 가문이 배출한 학자가 이쪽 분야에서 이룬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확률과 통계에서 빈번히 다루는 베르누이 분포, 미·적분학에서 적분이라는 용어의 처음 사용, 그리고 로피탈의 정리 등 혁혁하다. 우리가 여기서 언급한 베르누이의 법칙은 로피탈의 정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요한 베르누이의 아들인 다니엘 베르누이가 내놓은 이론이다.

베르누이의 법칙은 유체를 다루는 데 있어 따로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법칙이다. 유체(流體·fluid)란 기체나 액체와 같이 ‘흐를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는 물체다. 유체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학문이 유체역학으로, 베르누이의 법칙이 없는 유체 역학은 공기가 없는 지구와 다름 없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베르누이의 법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베르누이의 법칙은 다음의 한 문장으로 간략히 요약할 수 있다. ‘유체의 압력과 속도는 반비례한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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