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목표와 가까워지기 위해 단 하루도 헛되게 안 써요

새해 계획은 이들처럼 -최연소 기록 세운 3인
갑오년 새해, '작심3일' 대신 '작심365일'을 하려는 청소년이라면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학교급별·나이대별로 학생들이 선망하는 시험인 한자·토플·고시에 '최연소' 기록을 세운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 사람은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노력했던 경험담과 새해 계획을 털어놓았다.

최연소 한자급수 준사범 자격 딴 류재민-공부 시간과 노는 시간 정확히 나누세요


조선일보

지난해 3월 한자급수자격검정(대한검정회 주최)에서 최연소 ‘준사범’ 자격증을 따낸 류재민(충남 아산 신정초등 4년)군. 준사범이란 1급보다 상위 급수로 최상위 수준인 사범보다는 한 단계 낮다. 초등생 가운데 이 자격증을 보유한 이는 전국 5명뿐이다.

류군이 본격적으로 한자를 공부하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쉴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다’는 뜻이잖아요. 부수를 찾고 글자의 뜻을 풀이하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류군은 또 ‘사진’을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교과서에 사진이라는 낱말이 나와도 친구들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요. 하지만 저는 베낄 사(寫)에 참 진(眞)이라는 한자를 아니까 훨씬 깊이 단어의 뜻을 이해할 수 있죠. 한자를 배우고 나서 국어 과목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한자를 연구하는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류군은 지금도 1주일에 나흘, 하루 네 시간씩 서당에 나가 공부한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나머지 사흘은 집에서 좋아하는 게임도 하며 공부와 여가를 철저히 분리해 생활한다. 류군의 새해 목표는 한자시험 가운데 최고 수준인 ‘사범’ 자격증 취득이다. 오는 2월 22일(토) 한자시험을 앞둔 그는 “하던 대로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생각한다”며 웃어 보였다.

최연소 토플 만점 성휘연-한 번 멀리 보고 한 번 가까이 보세요

조선일보
이경호·김종연 기자
성휘연(대원국제중 3년)양이 토플 만점을 기록한 건 지난 2011년이었다. 성양이 세운 최연소 만점 기록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았다. 그는 “평소 영어 실력을 점검받는다는 기분으로 시험장에 갔다”며 “기출문제를 두어 번 풀어본 것 외에 토플을 위해 따로 준비한 건 없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우리말과 영어를 동시에 배우는 게 좋다’는 어머니의 교육 철학 덕분에 성양은 이른 나이부터 영어에 노출됐다. “저는 기억을 못 하지만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엄마가 매일 아주 쉬운 영어책을 읽어주셨대요. 제가 조금 자라자 ‘주니비존스’나 ‘매직스쿨버스’ 등 유명한 어린이용 시리즈 책을 구해다 주셨고요.” 기초가 쌓이자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성양은 ‘퍼시 잭슨’이나 ‘해리 포터’ 등 판타지 시리즈를 스스로 찾아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고전 명작을 탐독한다. 지난해 1월 1일에는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시작했고, 올해 1월 1일부터는 ‘전쟁과 평화’를 읽는다. 지난해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 주최 논술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을 만큼 성양은 국어 활용 능력 역시 탁월하다.

올해 민사고에 진학하는 성양은 새해 ‘한 번 멀리 보고 한 번 가까이 보자’고 다짐했다. “좋은 대학·직장에 들어가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데 그건 당장 눈앞에 시험 한 번 한 번을 잘 봐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대강의 진로 계획을 세워 방향성은 잃지 않되 당장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에요. 이 다짐을 지켜서 후회 없는 고교 생활을 해내고 싶어요.”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 임상준-내게 맞는 공부법 파악하고 계획 세워야

지난해 11월 행정고시 합격자가 발표됐다.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을 세운 이는 임상준(서울대 경영학과 2년)씨로 합격 당시 겨우 만 20세였다(행정고시 응시 가능 연령 역시 만 20세 이상이다). 고시 준비에 돌입한 지 1년 4개월 만에 얻어낸 성과였다.

임씨는 “수험 기간에 흔들린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그는 “‘내가 지금 이 공부를 왜 하고 있나’를 되새김질했다”고 전했다. “고 3때 서울대에서 주최하는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했었어요. 3일 동안 사회 문제 하나를 놓고 토론하고 해결 방안을 내놓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때부터 국가 정책을 다루는 일을 동경하게 됐어요. 그때 처음 ‘행정고시’라는 걸 알게 됐죠.”

스스로 ‘잠이 많은 편’이라고 밝힌 임씨는 고시를 준비하면서도 하루 7~8시간 잠을 잤다. 대신 오전 7시 30분쯤 눈 뜨자마자 신림동 고시촌에 마련한 자신의 방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오후 1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학원 수업을 듣고 돌아와서는 다시 방에서 복습에 매진하는 일과를 반복했다.

그는 독서실에도 다니지 않고 스터디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혼자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만, 또 지나치게 옥죄는 분위기는 잘 못 견디는 자신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다른 사람의 공부법을 무작정 따라 하다가 시간만 버리는 경우를 자주 봤어요. 자신의 특성이 어떤지부터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죠.”

임씨는 요즘 자신의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과 상담을 하거나 모교(대일외국어고)를 찾아 멘토링을 한다. “남은 대학 생활 2년간을 보람차게 보내려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는 그의 새해 첫걸음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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