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논술 ‘사실적 글쓰기’의 개요

제시문 분석력 등 측정… 주관적 표현은 금물
세계일보

개요작성의 세번째 시간이다. 이번 시간에는 서로 다른 논술 유형에 맞춰 구분돼야 할 개요작성법을 배워본다. 학교마다 논술 문항은 다양하게 출제되지만, 대부분의 문제 유형은 크게 ‘사실적 글쓰기’와 ‘규범적 글쓰기’ 두 갈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두 스타일은 각자 유형이 나뉘어 출제되기도 하지만, 한 논제 안에서 두 방식의 글쓰기 모두를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실적 글쓰기와 규범적 글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 주장의 유무다.

규범적이라는 것은 일종의 법칙적인 요청사항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가령 ‘∼∼∼ 해야 한다’라거나, ‘∼∼∼ 하지 않아야 한다’와 같이 행동적인 요청 사항이 있을 경우, 이러한 응답에는 자신의 생각과 논지 전개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마련이다. 이와 달리 사실적 글쓰기는 비교, 분석, 요약 등과 같이 제시문 자체를 분석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들이다. 가령 ‘제시문 〈가〉는 …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와 같이 제시문에 대한 해석과 분석이 주된 내용일 경우 이를 사실적 글쓰기 유형이라 볼 수 있다.

논술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문제 유형에 맞춘 학습이 필요하다. 각각의 서술 스타일이 서로 다른 방식의 전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논술에 접근하는 첫 단계로 가장 큰 구분 단위인 사실적 글쓰기와 규범적 글쓰기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개요작성의 기초 실력이 될 것이다.

다음 문제의 예시를 살펴보면서, 유형의 문제에 대한 유의점을 꼼꼼하게 챙겨보자.

◆사실적 글쓰기-사례 1

사실적 글쓰기에서는 자신의 주관을 배제한 채 주어진 제시문의 논지 또는 논거에 입각하여 사고하고 이를 논술문에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이때에도 제시문의 어구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되며, 철저한 ‘표현의 자기화’가 이뤄져야 한다. 사실적 글쓰기 유형에 속하는 논술문에서 자신의 주장, 판단,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논제의 요구사항을 이탈한 답안이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제시문은 지면 관계로 싣지 않는다. 좀 더 철저히 공부하고자 한다면 해당 문제는 각 학교 홈페이지 자료실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예시문제 1〉은 내용을 ‘요약’하고, 논지를 ‘비교’하는 문제이다. 문제에서 친절하게 ‘요약하시오’라는 말을 해주지 않아도 논지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이해한 제시문의 주요 논지를 서술해야 하므로, 본질적으로는 비교형 문제에 속한다. 이 문제의 경우에는 내용적으로 제시문 〈가〉의 요약, 제시문 〈나〉의 요약, 논지 비교 이렇게 세 문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 합격생 개요〉를 살펴보면, 제시문의 핵심내용과 핵심어를 잘 정리해 두었다. 본인만 알아볼 수 있다면, 문장형 개요가 아니어도 좋다.

◆사실적 글쓰기-사례 2

두 번째 〈이화여대 합격생 개요〉에는 공통점을 먼저 논술한 후 제시문에 대한 요약을 적고 있다. 사고 과정에서는 제시문 〈가〉 〈나〉 요약, 공통점 추출의 순서를 거쳤겠지만, 출제자가 가장 중점을 두고 궁금해하는 부분이 ‘공통점 추출’이므로 이 합격생과 같이 공통점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자신 있게 먼저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자수가 허락된다면, ‘제시문 〈가〉와 〈나〉는 모두 (또는 공통적으로)’처럼 공통점임을 분명히 나타내는 표지를 넣을 것을 권한다.

이를 토대로 작성한 〈이화여대 합격생 답안〉을 보면, 공통점을 서두에 제시하고,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 적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논술 공부란 흠을 줄여가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항상 답안을 작성한 이후에 더 좋은 답안을 작성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현은 간결하고 정확해야 한다. 맨 처음 나오는 ‘개인이 권력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저항해야 한다고 한다’는 문장을 다듬어보자면, ‘두 제시문들은 ‘불의에 항거하는 정신의 중요성’ 혹은 ‘지조를 지키는 정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라고 바꿔 서술할 수 있다.

이 학생은 답안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점을 한 문장으로만 제시했을 뿐, 공통점을 유기적으로 설명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제시문 〈가〉의 요약과 제시문 〈나〉의 요약을 서로 다른 독립된 문단에 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제시문 〈가〉와 〈나〉가 어떤 측면에서 접점을 갖는지 보여주면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제시문 〈가〉의 사회적 소수자의 투쟁정신과 제시문 〈나〉의 선비정신에 대해 정확하게 (대칭적으로) 짚어주면서 논의를 전개할 수도 있겠다.

다음시간에는 ‘규범적 글쓰기의 개요 사례와 답안’을 분석한 후 개요작성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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