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수능 만점자 5인을 만나다

"개념·문제풀이 반복·분석… 취약 과목 넘어섰죠"              
어떤 시험이든 완벽한 점수를 받기 위해선 작은 약점까지 세세히 살피고 극복해야 한다. 자신의 취약 과목과 부족한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보강하면서 마침내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 대열에 합류한 다섯 명의 학생을 만났다.

 (왼쪽부터)조세상군, 공혜민양, 이혜원양, 김효민군, 김유진씨. /이경민 기자
(왼쪽부터)조세상군, 공혜민양, 이혜원양, 김효민군, 김유진씨. /이경민 기자
이혜원(경기 안양 백영고 3년)|수학
안양의 명문 백영고에서 내신 평균 1.5등급을 받은 이혜원양에게도 수학은 쳐다보기 싫을 만큼 두려운 과목이었다. 개념을 공부해도 문제만 주어지면 도무지 풀 수가 없었다. 이양은 고 1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50점이 채 안 되는 점수로 4등급을 받으면서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겨울방학이 되면서 그는 수학 공부 방법을 바꿨다. 5분 이상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는 답지를 보기로 했다. "단순히 풀이법만 확인하고 마는 게 아니라, 그 문제에 적용되는 개념과 풀이의 논리를 분석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 그 문제가 제게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이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이 문제는 이렇게 응용하게 하려고 출제한 거구나' '이런 도형이 나오면 반드시 보조선을 그어야 풀 수 있구나' 하는 풀이법을 체득하게 되더군요." 이 방법으로 문제집 한 권(강한수학: 수능적해석·신승범)을 열 번 본 뒤, 2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1등급이 찍힌 수학 성적표를 받았고 성적은 수능까지 이어졌다. 이양은 표준점수상 인문계열 수석(536점)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혜민(경기 안양 평촌고 3년)|영어
공혜민양은 가족들을 따라 초등 6학년 여름방학부터 2년간 두바이에서 지냈다. 중 2 여름방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공양은 말하기, 읽기, 듣기, 쓰기 등 생활 영어를 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문법이었다. "내신 시험에는 문법 문제가 적지 않게 출제돼요. 문법 파트에서 계속 틀리니 내신 2등급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았어요." '자동사' '타동사' '주격' '목적격' 등 한자로 된 기본 용어조차 익숙지 않았던 공양은 학원에 가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보기로 했다. 각종 문장 구성 요소의 기본 쓰임부터 특히 어려워했던 연결사까지 석 달 동안 체계적으로 훑으면서 숱한 예제를 풀고 영작해보니 전체적인 틀이 서서히 보였다. "문장이 어떤 식으로 합쳐지고 변형되는지 알게 되면서 영어라는 언어가 다시 보였어요." 그러고 나니 학교 수업 중 문법 설명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성적도 올랐다. 이유도 모르고 틀리던 관계대명사 문제도 더 이상 안 틀리게 됐다. "문법은 한 번 익히고 끝내는 게 아니라 꾸준히 실력을 다져야 해요. 저는 방과후수업에 영문법 강의가 개설되면 꼭 수강했어요. 이렇게 반복적으로 연습한 덕분에 수능에서도 만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유진(서울 현대고 졸)|국어
2014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에서 2개 틀려 2등급을 받는 바람에 평소보다 낮은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했던 김유진씨는 지난 6월부터 강남대성학원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다들 치열하게 공부하는 곳이라 학업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하지만 모의고사에서 평균 4~5개를 틀리는 등 국어 과목은 여전히 김씨를 괴롭혔다. 대체로 틀리는 영역은 비문학 중 과학 지문이었다. 그가 선택한 타개책은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이었다. 지난 수년간의 수능 기출 문제와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기출문제에서 과학 지문만 오려서 모아 보니 20쪽 분량(약 15개 지문+60문제)이 됐다. "그 문제들만 반복해서 읽고 또 풀었어요. 그러다 보니 글의 구조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더군요.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 모두 다른 면에서 지문과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어요. 지문과 문제를 더 정확하게 보게 됐다고 할까요? 다섯 번째엔 어떤 의도로 출제했는지까지 대략 파악하게 됐고, 결국 9월 학평과 수능에서 국어를 모두 맞힐 수 있었습니다."

조세상(서울 보인고 3년)|물리2
조세상군은 과학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인 물리2를 가리켜 '죽음의 과목' '지옥의 과목'이라고 표현했다. 응시 인원이 적고 고득점자가 몰려 있는 과목이라 하나만 틀려도 등급과 표준점수가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1등급을 받으려면 시험 난도와 상관없이 항상 만점(50점)을 맞아야 한다는 게 물리2의 무서운 점이었어요." 실제로 조군은 이 과목에서 종종 1개를 틀려 2등급을 받곤 했다. 고난도 문제 또는 작은 실수 때문이었다. 9월 학평에서도 1개를 놓치는 바람에 47점을 받아 2등급을 기록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지만, 찾는 이가 별로 없는 과목이라 시중에 학평·수능 기출 문제집이 아예 없었다. 조군은 EBS(www.ebsi.co.kr)에서 제공하는 '나만의 문제지 만들기' 서비스를 활용했다. EBS 교재·수능·학평 기출 문항을 검색해내 개개인에게 맞는 문제지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한 기능이다. 렌즈·거울 파트를 공부할 때는 각종 초등 과학 실험실 웹사이트에 있는 플래시 실험을 직접 조작해보면서 감(感)을 잡았다. 현대 물리 부분은 EBS 수능특강을 한 번 정독한 다음, 암기해야 할 내용을 골라 달달 외웠다. 그는 내신 1.1 등급으로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컴퓨터공학과 지역균형전형에 합격했다.

김효민(서울 단대부고 3년)|화학2

김효민군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과학탐구 영역 중 화학2였다. 그의 탐구영역 만점 비결은 '개념 습득 후 문제 최대한 많이 풀기'다. 탐구영역 공부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해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우선 한 달에 걸쳐 EBS 수능특강으로 전체 개념을 한 번 정리했다. 김군은 "이때 최대한 촘촘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 풀 때 모르는 내용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다음부턴 수능 기출 문제와 사설 모의고사까지 전부 사서 풀 수 있는 만큼 다 풀었다. 틀린 문제는 옆에 볼펜으로 눈에 띄게 체크해뒀다가 수능 직전에 다시 봤다. 그는 "탐구영역은 아무리 많이 풀어도 부족하지 않은 과목"이라며 "문제를 풀다 보면 개념 정리 때 놓쳤던 세세한 내용이 적지 않게 나온다"고 했다. "심지어 수능에 임박한 10월에 문제집을 풀다가 삼투압 현상과 관련한 새로운 내용을 발견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어요. 화학2가 비록 어려운 과목이기는 하지만, 여러 문제를 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 빈틈없이 공부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문제를 풀고 나서 여러 번에 걸쳐 복습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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