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교과 과정의 수학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수학 연구 주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주제는 2001년 KAIST Cyber 영재교육 과제로 사용되었던
것을 수정한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종종 별종으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결코 알 수
없는 즐거움을 알고 있지요. 수학동아의 독자라면 실화를 바탕으로 꾸민 이번 주제에서 그런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2001년 3월 19일, 여느 때의 월요일처럼 KAIST 수학문제연구회에서는 정기모임을 하고 있었다. 문득 질문을 던지는 회원이 있었다.
“왜 작도는 평면에서만 하는 걸까요? 3차원에서는 하지 못하나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대답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3차원에서 작도를 한다면 그게 어떤 것일까?그러나, 곧 떠들썩한 토론이 이어졌다.
“3차원에서 작도를 한다면, 무엇을 가지고 작도를 해야 하는 걸까요? 자와 컴퍼스를 그대로 쓰나요?”
“먼저 어떤 것을 그릴지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 평면을 그려야겠네. 그리고, 구면!”
평면에서는 직선과 원을 그렸지만 그것은 직선과 원이 평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형이기 때문이다. 3차원 공간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형은 평면과 구면이다. 특히 평면은 자를, 구면은 원을 확장한 꼴에 해당한다.
“유클리드 작도라면 평면과 구면이 맞겠군요. 평면, 구면을 그리는 도구를 각각 뭐라고 해야 할까요?”
“3차원 자는 책받침 같은 거네요? 3차원 컴퍼스는 공 같은 건가?”
“공은 중심을 파악하기가 힘드니까, 일단 우산이라고 부를까요? 우산의 손잡이 끝을 원하는 중심점에 대고 원하는 반지름만큼 우산을 펴면 그 크기의 구면의 일부가 펼쳐지는 거지요. 이것을 중심에 대해 적당히 움직이며 구면을 완성하는 것을 상상해봤어요.”
“이건 연필로 선을 그리는 대신 붓으로 면을 칠하는 작도네요!”
이제 3차원 작도의 도구가 소개되었다. 이 도구들을 수학적으로 명확히 정의해두는 것이 좋겠다.
문제 1
3차원 공간에서의 작도에 쓰이는 책받침과 우산을 정의하여라. 즉, 책받침과 우산은 어떤 일을 하는 도구인지 설명하여라.
3차원 작도는 이렇게 책받침과 우산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 2차원 작도에서 썼던 자와 컴퍼스는 어떻게 할까?
“자와 컴퍼스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건가요?”
“책받침과 우산으로 자와 컴퍼스의 기능을 다 만들어낼 수 있겠는데요. 그러니까, 자와 컴퍼스는 있다고 생각해도 또 없다고 생각해도 다를 게 없겠어요.”
문제 2
위의 대화가 어떤 의미인지 말하고, 그것을 증명하여라.
이후 산만한 토론과 ‘아하!’ 하는 탄성이 이어지며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간단한 작도들을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즐거웠던 작업을 여러분에게도 맡겨보려고 한다.
문제 3
3차원 공간 위에서 책받침과 우산으로 다음을 작도하여라.
(1) 두 점 A, B가 주어졌을 때, 이 두 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평면.
(2) 한 평면 α와 α 밖의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평면 α에 대한 점 A의 면 대칭점.
(3) 한 평면 α와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점 A를 지나고 평면 α에 수직인 직선.
(4) 한 평면 α와 α 밖의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점 A를 지나 평면 α에 평행한 평면.
위의 작도들은 2차원 작도에서도 비슷한 작도가 있었다는 것(선분의 수직이등분선, 선대칭점, 수선, 평행선 등)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작도는 2차원 작도에서 썼던 방법을 응용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방법을 처음부터 생각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어떤 회원은 3차원의 멋진 도형들인 정다면체들을 작도하고 싶어 했다. 지금까지의 간단한 연습으로 벌써 이들을 작도할 준비가 다 되었다.
문제 4
3차원 공간에 한 선분이 주어졌을 때, 이 선분을 한 모서리로 갖는 정다면체(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를 모두 작도하여라. 단, 평면에서 자와 컴퍼스로 정오각형을 작도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
삼각형에 외접원과 내접원이 있듯이 일반적인 사면체에도 외접구면과 내접구면이 항상 존재한다. 그럼 이것을 작도할 수 있을까?
문제 5
사면체 ABCD가 주어졌을 때,
(1) 이 사면체의 외접구면(사면체의 네 꼭짓점을 지나는 구면)을 작도하여라.
(2) 이 사면체의 내접구면(사면체의 네 면에 모두 접하는 구면)을 작도하여라.
이런 여러 가지 기본적인 작도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즐겁게 논의해본 후, 회원들은 자연스럽게 훨씬 발전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우산은 만들기가 힘들잖아요. 그냥 컴퍼스를 쓰면 안 될까요?”
“책받침과 컴퍼스만 써도 여러 가지 작도를 많이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우산 대신 컴퍼스를 쓰면 할 수 있는 작도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동등할 것 같기도 한데요?”
“아, 그런 문제라면 2차원 작도에서 ‘컴퍼스만 갖고 하는 작도’ 라는 유명한 주제도 있잖아요. 모어-마스케로니 정리로 기억하는데요. 3차원에서도 책받침 없이 우산만으로 하는 작도도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작도의 목표가 구면이나 평면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구면 혹은 평면 위의 특정한 점들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위의 [문제 3]의 (1)이나 (4)처럼 평면을 찾으라는 문제라면 그 평면 위의 세 점을 찾는 것으로 대신하고, (3)처럼 수선을 찾으라는 문제라면 수선의 발을 찾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 6
이와 같이 점들을 찾는 것에 주목하는 경우라면, 우산을 쓰는 대신에 컴퍼스를 사용해도 [문제 3]의 네 가지 작도를 모두 할 수 있다. 즉, 책받침과 우산 대신에, 책받침과 컴퍼스를 사용하여 이 네 가지 작도를 모두 할 수 있음을 보여라. 단, 3차원에서의 컴퍼스는 책받침을 댄 평면 위에서 원을 그리는 도구이다.
문제7
점들을 찾는 것에 주목하는 경우라면, 책받침과 우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도를, 책받침과 컴퍼스로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증명하고, 할 수 없다면 그것이 불가능한 작도의 예를 들고왜 그런지 설명하여라.
다음의 문제는 먼저 2차원 작도에서의 모어-마스케로니 정리에 대해 알아보고 나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자율연구
2001년 3월 19일, 여느 때의 월요일처럼 KAIST 수학문제연구회에서는 정기모임을 하고 있었다. 문득 질문을 던지는 회원이 있었다.
“왜 작도는 평면에서만 하는 걸까요? 3차원에서는 하지 못하나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대답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3차원에서 작도를 한다면 그게 어떤 것일까?그러나, 곧 떠들썩한 토론이 이어졌다.
“3차원에서 작도를 한다면, 무엇을 가지고 작도를 해야 하는 걸까요? 자와 컴퍼스를 그대로 쓰나요?”
“먼저 어떤 것을 그릴지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 평면을 그려야겠네. 그리고, 구면!”
평면에서는 직선과 원을 그렸지만 그것은 직선과 원이 평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형이기 때문이다. 3차원 공간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형은 평면과 구면이다. 특히 평면은 자를, 구면은 원을 확장한 꼴에 해당한다.
“유클리드 작도라면 평면과 구면이 맞겠군요. 평면, 구면을 그리는 도구를 각각 뭐라고 해야 할까요?”
“3차원 자는 책받침 같은 거네요? 3차원 컴퍼스는 공 같은 건가?”
“공은 중심을 파악하기가 힘드니까, 일단 우산이라고 부를까요? 우산의 손잡이 끝을 원하는 중심점에 대고 원하는 반지름만큼 우산을 펴면 그 크기의 구면의 일부가 펼쳐지는 거지요. 이것을 중심에 대해 적당히 움직이며 구면을 완성하는 것을 상상해봤어요.”
“이건 연필로 선을 그리는 대신 붓으로 면을 칠하는 작도네요!”
이제 3차원 작도의 도구가 소개되었다. 이 도구들을 수학적으로 명확히 정의해두는 것이 좋겠다.
문제 1
3차원 공간에서의 작도에 쓰이는 책받침과 우산을 정의하여라. 즉, 책받침과 우산은 어떤 일을 하는 도구인지 설명하여라.
3차원 작도는 이렇게 책받침과 우산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 2차원 작도에서 썼던 자와 컴퍼스는 어떻게 할까?
“자와 컴퍼스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건가요?”
“책받침과 우산으로 자와 컴퍼스의 기능을 다 만들어낼 수 있겠는데요. 그러니까, 자와 컴퍼스는 있다고 생각해도 또 없다고 생각해도 다를 게 없겠어요.”
문제 2
위의 대화가 어떤 의미인지 말하고, 그것을 증명하여라.
이후 산만한 토론과 ‘아하!’ 하는 탄성이 이어지며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간단한 작도들을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즐거웠던 작업을 여러분에게도 맡겨보려고 한다.
문제 3
3차원 공간 위에서 책받침과 우산으로 다음을 작도하여라.
(1) 두 점 A, B가 주어졌을 때, 이 두 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평면.
(2) 한 평면 α와 α 밖의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평면 α에 대한 점 A의 면 대칭점.
(3) 한 평면 α와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점 A를 지나고 평면 α에 수직인 직선.
(4) 한 평면 α와 α 밖의 한 점 A가 주어졌을 때, 점 A를 지나 평면 α에 평행한 평면.
위의 작도들은 2차원 작도에서도 비슷한 작도가 있었다는 것(선분의 수직이등분선, 선대칭점, 수선, 평행선 등)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작도는 2차원 작도에서 썼던 방법을 응용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방법을 처음부터 생각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어떤 회원은 3차원의 멋진 도형들인 정다면체들을 작도하고 싶어 했다. 지금까지의 간단한 연습으로 벌써 이들을 작도할 준비가 다 되었다.
문제 4
3차원 공간에 한 선분이 주어졌을 때, 이 선분을 한 모서리로 갖는 정다면체(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를 모두 작도하여라. 단, 평면에서 자와 컴퍼스로 정오각형을 작도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
삼각형에 외접원과 내접원이 있듯이 일반적인 사면체에도 외접구면과 내접구면이 항상 존재한다. 그럼 이것을 작도할 수 있을까?
문제 5
사면체 ABCD가 주어졌을 때,
(1) 이 사면체의 외접구면(사면체의 네 꼭짓점을 지나는 구면)을 작도하여라.
(2) 이 사면체의 내접구면(사면체의 네 면에 모두 접하는 구면)을 작도하여라.
이런 여러 가지 기본적인 작도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즐겁게 논의해본 후, 회원들은 자연스럽게 훨씬 발전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우산은 만들기가 힘들잖아요. 그냥 컴퍼스를 쓰면 안 될까요?”
“책받침과 컴퍼스만 써도 여러 가지 작도를 많이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우산 대신 컴퍼스를 쓰면 할 수 있는 작도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동등할 것 같기도 한데요?”
“아, 그런 문제라면 2차원 작도에서 ‘컴퍼스만 갖고 하는 작도’ 라는 유명한 주제도 있잖아요. 모어-마스케로니 정리로 기억하는데요. 3차원에서도 책받침 없이 우산만으로 하는 작도도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작도의 목표가 구면이나 평면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구면 혹은 평면 위의 특정한 점들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위의 [문제 3]의 (1)이나 (4)처럼 평면을 찾으라는 문제라면 그 평면 위의 세 점을 찾는 것으로 대신하고, (3)처럼 수선을 찾으라는 문제라면 수선의 발을 찾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 6
이와 같이 점들을 찾는 것에 주목하는 경우라면, 우산을 쓰는 대신에 컴퍼스를 사용해도 [문제 3]의 네 가지 작도를 모두 할 수 있다. 즉, 책받침과 우산 대신에, 책받침과 컴퍼스를 사용하여 이 네 가지 작도를 모두 할 수 있음을 보여라. 단, 3차원에서의 컴퍼스는 책받침을 댄 평면 위에서 원을 그리는 도구이다.
문제7
점들을 찾는 것에 주목하는 경우라면, 책받침과 우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도를, 책받침과 컴퍼스로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증명하고, 할 수 없다면 그것이 불가능한 작도의 예를 들고왜 그런지 설명하여라.
다음의 문제는 먼저 2차원 작도에서의 모어-마스케로니 정리에 대해 알아보고 나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자율연구
점들을 찾는 것에 주목하는 경우라면, 책받침과 우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도를, 자와 우산을 사용해서도 할 수 있을까? 혹은 우산만으로도 모두 할 수 있을까?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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