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눈결정의 미학은 온도·수증기 합작품

프리즘형, 6각형, 복잡한 나뭇가지형. 겨울 하늘을 춤추는 눈의 결정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왜 이렇게 다양한 눈의 형태가 결정되는 것일까.

눈의 결정은 우리들에게 가장 친숙한 결정 중의 하나일 것이다. 눈 결정을 자세히 살피면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눈결정의 다양성은 왜 생기는 것일까. 아름다운 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눈 결정은 0℃ 이하의 구름 속에서 수증기가 액체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얼어버리는 것이다. 그 형은 천차만별이지만 어느 것도 구름속에서 탄생할 때는 똑같은 구형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구름 속에는 온도가 빙점 이하로 떨어져도 구름입자로 불리는 아주 작은 물방울(水滴·지름 수μ-수십μ)이 과냉각상태로 얼지 않고 떠다닌다. 그러나 이 상태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구름입자가 대기중의 먼지(결정핵)와 접촉하는 즉시 얼어 공모양의 얼음결정이 된다. 이것이 눈 결정의 씨앗이다.

이 둥근 모양의 얼음덩어리는 주위의 과포화수증기를 포획하여 성장한다. (그림1)은 -15℃의 과포화 수증기 속에서 지름 약 30μ의 구상 단결정이 성장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한 예이다. 처음에는 공 모양이지만 나중에는 6각기둥 프리즘으로 변한다. 이를빙정(氷晶)이라고 하는데 크기는 0.1㎜. 이것이 구름 속을 떠돌면서 성장을 계속해 구름의 기상조건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를 띤 눈 결정으로 성장한다.

온도와 수증기가 모양 결정
 
(그림1)눈결정의 성장과정

눈 결정 모양은 성장할 때의 대기 조건, 즉 기온과 수증기의 과포화상태(액체와 기체가 응결되는 온도 이하로 냉각돼도 액체 또는 기체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과냉각이라고 함. 같은 이치로 기체의 압력이 포화기압 이상이 돼도 기체상태로 남아 있는 상태를 과포화라고 함)에 따라 여러가지로 변화한다. (그림2)는 온도와 과포화도에 따른 형태변화를 그림으로 표시한 것이다. 눈의 결정은 성장할 때의 기상조건(환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 결정을 '하늘에서 온 편지'라고 부른다.

눈 결정은 성장 중에 크게 두가지 형태의 변화를 보여준다. 하나는 6각판에서 살이 쪄 6각기둥으로(결정변화), 다른 하나는 단순한 형태에서 복잡한 형태로 변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발달한 것은 나뭇가지형(형태변화). 살이 찌는 결정변화는 대체로 온도에 따라 결정되고 형태변화는 수증기의 과포화 등에 따라 결정된다.

흥미를 끄는 것은 눈의 결정이 성장할 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다양한 형태가 이루어지는가 하는 문제다. 예를들면 공모양에서 출발한 것이 어떻게 해서 평면으로 둘러싸인 6각기둥프리즘으로 나타나는가, 왜 눈의 결정이 모두 6방대칭성을 갖추고 있는가, 왜 온도와 과포화도에 따라 복잡한 형태로 변하는가 등이다.

결정의 성장이란 기체 액체 중 배열이 흩어진 분자가 규칙적인 분자구조로 재배열되는 것. 눈 결정 성장을 담당하는 두 과정, 즉 결정 표면에 물분자가 공급되는 과정과 결정표면에서 물분자가 얼음분자로 변해가는 과정이 결정의 모양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눈의 결정이 6각형인 것은 물의 결정구조와 관련이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결정 구조가 성장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는가이다. 물분자는 산소원자가 수소를 매개로 견고하게 결합되어져 있다(수소결합은 원자와 원자가 수소를 매개로 결합되는 것. 결정내 원자결합의 하나. 얼음결정은 개개의 산소원자가 인접하는 4개의 산소원자와 수소결합하고 있어 정4면체를 구성하고 있음.)

이 구조를 잘 살펴보면 면이 거친쪽과 비교적 고른 쪽이 존재한다. 즉 수소결합을 계속할 수 있는 손이 뻗쳐 나온 면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면이 있다. 얼음결정 주위에 물분자가 뿌려질 때 거친면 쪽으로는 물분자가 결합을 계속하고 안정된 쪽에는 물분자가 자기 짝(수소결합 손)을 찾지 못한 채 다시 대기속으로 퍼지게 된다. 이 결과로 한방향, 대체로 위쪽(원형이긴 하지만 6각면을 갖춘 쪽)으로만 결정이 자라게 돼 6각프리즘이 되는 것이다. 6각프리즘도 마냥 자라는 것은 아니다. 성장속도가 빠른 면은 안정된 면에 영향을 받아 점점 성장속도가 둔화돼 일정한 크기에서 성장이 멈춘다.

일단 6각프리즘이 형성되면 온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얼음결정의 표면구조는 온도가 낮을 때는 표면에 물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고, 온도가 높을 때는 요철이 많은 불규칙적인 형태를 띤다. 0℃ 근처에서는 표면의 물분자가 병진운동을 하게돼 특수한 막이 형성된다.

온도가 낮을 때는 결정 성장 속도가 대단히 낮고, 반대로 표면이 거칠면서 온도가 높은 결정은 비교적 빠르게성장한다. 0℃ 근처에서는 중간 속도. 또한 -10℃에서 -20℃ 사이에는 위쪽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옆쪽으로 퍼져 살찐 형이 되고, -4℃부터 -10℃ 사이에는 길이성장을 하게돼 늘씬한 6각기둥의 눈결정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이론에 대해서 모든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새로운 이론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림2) 온도와 수증기

불안정 할수록 화려해진다

성장 초기에는 다면체 일색이던 눈결정은 크기가 커가면서 입는 옷에 따라 성숙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특히 각진 부분이 잘 자라므로 아름다운 나뭇가지 모양을 하게 된다. 다면체결정의 불안정성은 결정 표면에 물분자가 확산되는 과정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결정이 성장할 때는 표면에 대기중의 물분자가 계속 잡혀들어가기 때문에 물분자 농도가 낮아져 외부로부터 계속 물분자가 몰려온다. 이른바 확산장인 셈이다.

결국 수증기 농도가 높은 쪽으로 성장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대부분 면 중심보다는 각진 부분이 수증기 농도가 높기 때문에 그 쪽으로 결정성장이 더욱 잘 진행되는 것이다. 결정 표면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 자연히 수증기 유입속도도 느려져 성장을 멈추게 된다.

수증기의 농도가 낮을 때는 면 부분과 각 부분의 농도차가 별로 없어 다면체를 유지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반대로 농도가 높으면 농도 차이가 커져 각진 부분이 훨씬 잘 자라게 되는 것. 바로 이것이 다면체 결정의 불안전성이다. 각진 부분이 많을수록 다면체 결정은 복잡한 나뭇가지형으로 변화된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내린 편지인 눈 결정을 보고서 구름의 기상상태를 알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지식으로는 편지를 완벽하게 해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물 결정 하나 하나에 대한 연구가 좀더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공간의 철학, 황금비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오늘날에 보아도 놀랄만한 건축물. 기계가 없는 시대에 만들어져서 그런 것만이 아니다.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아름다운 모습을 그 시대의 누군가가 '설계'했다는 점이다. 4천5백년 전에 만들어진 쿠후왕의 피라미드는 밑변이 2백30m의 정사각형이며 높이가 1백46m인 사각추. 높이와 밑변의 비는 이른바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황금비의 성격을 기하학적으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과 같이 먼저 하나의 직사각형을 그린다(변의 길이 a,b a<b). 그 다음에 긴변 쪽에 한변이 b인 정사각형을 그려붙인다. 다음에도 긴변쪽에 변의 길이가 a+b인 정사각형을 그리고, 그리고 다음에 (a+b)+b… 문제는 직사각형 두변의 비율이 항상 최초의 직사각형 변의 비율과 같은 숫자를 구하는 것이다. 그 비는 바로 $\sqrt{5}$-1/2이다. 숫자로 따지면 0.618.

만약 처음 직사각형의 두변 비를 황금비로 잡았다면 계속되는 직사각형은 모두 닮은꼴일 것이다. 이처럼 황금비는 자기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질을 처음 발견한 것은 그리스의 유클리드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황금비는 정5각형의 대각선을 두개 그리면 상대방의 대각선을 황금비로 나누게 된다.

황금비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인. 그들은 아름다움을, 이론적으로 균등하게 배분된 비에 기초하여 생각했음이 분명하다. 그들은 건축물 조각 그림 속에서 황금비를 많이 사용했다. 특히 파르테논신전은 황금비의 직사각형이 많이 도입됐다.

 
(그림)황금비의 기하학적 풀이^정오각형의 대각선은 서로 다른 대각선을 황금비로 분할한다.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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