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학올림피아드
1차 시험 대비법 수학 최고수라면 도전하라!
수학 문제를 푸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거나 문제를 풀었을 때의 희열을 즐긴다면 수학올림피아드에 도전해보자.
매년 1만여 명의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응시하는 KMO 중등부 1차 시험은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가장권위 있는 경시대회다. 초등부가 따로 없어 초등학생은 중등부에 응시해야 한다. 중등부 1차 시험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진입하는 첫 관문이다. 1987년에 시작된 KMO는 IMO에 출전할 한국대표를 선발하려고 대한수학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대한수학회에서 운영하는 KMO 홈페이지(www.kmo.or.kr)를 참조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MO 덕분에 한국 수학실력 높아져
세계에서 우리나라 중고생의 수학 실력은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학생의 평균실력도 높고, IMO에서도 아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 세계 최강은 중국이다. 그 뒤를 러시아와 미국이 잇고 있고, 바로 뒤가 한국이다. 100여 개 IMO 참가국 중 4위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수학에 강한 이유에는 높은 교육열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교육 환경이 비슷한 일본보다도 잘한다.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은 학생 평균 수학실력이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IMO에서는 우리나라 성적이 월등하다. 정부의 지원과 대한수학회의 노력으로 만든 좋은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다.
KMO 성적우수자에게는 특별 교육을 제공하는데, 교육생 대부분은 이 교육과정을 통해 수학실력이 부쩍 는다. 수학 최고수들과 어울리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데다 알게 모르게 자극받으며 경쟁심이 생겨노력을 더 하기 때문이다. 또 KMO에는 IMO에 참가했던 교수를 비롯해 국내 최고의 수학 교수가 참여한 출제위원회가 있다. 이 덕분에 KMO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수준 높은 문제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KMO는 자신의 수학실력을 확인하고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상을 타는 것도 좋지만 실력을 더 키울 수 있어 의미 있는 대회다. 게다가 2005년의 강환 학생, 2007년의 이수홍 학생처럼 중학생 나이에 IMO 국가대표가 될 수도 있다.
중등부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일정
* 1차 시험 시상 : 금상(응시생의 약 0.5%), 은상(1%), 동상(3%), 장려상(5%). 전국과 지역(16개 시도교육청)을 나눠서 상을 줘 한 학생이 양쪽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음.
* 2차 시험 응시자격 : 1차 시험에서 장려상 이상 수상자.
* 여름·겨울학교 : 여름학교는 1차 시험, 겨울학교는 2차 시험에서 성적우수자 50~60명씩 선발해 2주 동안 창의적인 수학실력을 키울 수 있는 특별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여학생과 수도권 외 지역 학생 우대.
* 가을·봄학기 통신강좌 : 여름·겨울학교 수료생에게 봄과 가을에 각 7주간 통신강좌 제공. 매주 교재를 받은 학생이 숙제로 제시된 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방식.
고등부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일정
tip 고등부는 1차 시험 대신 서류심사
고등부 1차 시험은 2010년부터 폐지됐다. 그 대신 사정관들이 지원서와 추천서, 참고자료 등을 심사해 800명 정도를 선발해 교육한다. 그리고 수행평가를 통해 2차 시험 대상자로 500여 명을 선발한다.
KMO 중등부 1차 시험에는 모두 20문제가 주어진다. 각 문제당 점수는 난이도에 따라 4~6점이고, 시험시간은 4시간이다. 정답은 3자리 수 단답형으로 OMR 카드에 작성한다. 그런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학생마다 KMO 준비 시기는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중학교 1학년 초에 준비를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는 학생도 있지만 지나친 선행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 준비해도 늦지 않다. 수학올림피아드에 대한 교재는 시중에 여러 종류가 나와 있다. 수학올림피아드 주요 사이트(artofproblemsolving.com, imo-official.org, mathnet.kaist.ac.kr)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MO 문제는 보통 학생이 풀기 어렵다. KMO 위원회는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1차 시험 문제를 출제한다는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현행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최상위권중학생의 수학실력을 높이는 데 부족해 실제로는 중학교 과정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문제를 출제한다.
따라서 KMO 문제를 풀려면 학교 공부 외에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1차 시험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수학 지식은 많지 않다. 수학에 흥미를 갖는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수학올림피아드 참고도서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다. 기초 지식은 참고도서로 익히고, 다양한 문제는 인터넷에서 얻어 풀어보면 된다. 영어로 된 다른 나라 문제도 있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 1차 시험에는 도형에서 각도와 길이를 이용한 전형적인 기하 문제, 최댓값(또는최솟값) 문제, 경우의 수 문제, 방정식의 정수해나 그 개수를 구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대수, 조합, 기하, 정수론 각 5문제, 총 20문제
KMO 문제는 크게 대수, 조합, 기하, 정수론 네 분야로 나눠 5문제씩 출제된다. IMO가 이 분류에 따라 문제를 내기 때문이다. 대수는 방정식과 부등식, 함수 등 문자를 사용해서 수의 관계나 성질, 법칙을 찾는 분야다. 대수는 우리나라 수학 교과과정이 여기에 다소 치중된 덕에 우리 학생이 강한 분야다. 도형과 공간의 성질을 찾는 기하에서는 주로 평행과 원주각, 닮음비, 삼각형의 오심을 이용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정수의 성질을 밝히는 정수론 분야에서는 소인수 분해 정도를 알면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하지만 중등부 2차 시험이나 고등부 시험에서는 정수론에서 자주 쓰이는 페르마 정리 같이 유명한 정리5개 정도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조합에서는 주로 순열과 조합을 이용해 경우의 수를세거나 어떤 방법이 가능한가를 판별하는 문제가 출제되는데, 우리나라 학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다. 2010년에 출제된 문제 2개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기하 문제는 풀이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기하를 이용하면 세상의 모습에서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찾고 증명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기하를 중시했으나 우리나라는 일본 수학교육의 영향으로 대수를 중시한다. 이번에는 다소 어려운 정수론 문제를 하나 예로 들어 보자.
2010년
기하 기출문제
경우의 수를 구하는 이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로 자연수의 소인수 분해를 알아야 풀 수 있다. 논리적인 생각을 필요로 하는 이런 문제는 나중에 훌륭한 학자나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때 필요한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워준다.
서술형으로 한 차원 높아지는 2차 시험
단답형인 1차 시험과 달리 중등부 2차 시험은 서술형이다. 이처럼 시험 형식이 많이 달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는데, 사실 비슷하다. 두 시험의 상관관계도 의외로 높다. 2차 시험에는 오전과 오후에 4문제씩 2시간 30분이 주어지며, 전체적으로 대수, 기하, 조합, 정수론에서 2문제씩 출제된다. 또 서술형이라 1차 시험보다 난도가 높고, 출제 범위가 넓다.
각 분야마다 알아둬야 문제를 푸는 데 도움 되는 정리가 몇 개씩 있다. 기하에서는 체바의 정리, 메넬라우스 정리, 방멱의 정리, 정수론에서는 소인수 분해, 합동식, 페르마 정리, 오일러의 함수와 오일러 정리, 대수에서는 산술·기하·조화 평균, 코시-슈바르츠 부등식, 조합에서는 순열과 조합, 비둘기집의 원리 등이다. 이런 정리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이를 이용해 실제 문제를 풀어봐야 KMO에서 제 실력을 낼 수 있다.
2차 시험에서 각 문제의 만점은 7점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서술형 문제는 7점 만점으로 채점된다. 서술형 문제에서는 푼 내용을 확실히 서술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완벽하게 문제를 풀지 못해도 문제해결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면 부분점수를 얻을 수 있다.
2차 시험에서는 서술형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문제의 성격이 1차 시험과는 다르다. 특히 기하는 1차에서 값을 구하는 문제가 주로 나온다면 2차에서는 증명 문제가 나온다. 2차 시험에서 출제된 조합론 문제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09년 2차 시험 기출문제
학생 9명 중 4명씩으로 이뤄진 n개의 동아리가 있다. 서로 다른 두 동아리에 속한 학생이 2명 이하다. 이때, n≤18임을 보여라.
이 문제는 학생을 x1, …, x9라 하고 동아리를 A1, …, An이라 한 뒤, 순서쌍 (Ai; xj, xk)의 개수를 N이라고 가정하면서 푼다(이때 xj, xk는 Ai에 속한다는 뜻, j≠k). 이 N을 Ai를 중심으로 세면 n×4C2가 된다. 한편 N을 xj, xk를 중심으로 세어보자. 이 두 학생이 속하는 동아리는 4개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두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7명이고, 비둘기집의 원리에 의해 4개의 동아리 중2개는 이 두 학생을 제외한 또 다른 학생을 공유하고 있어야 해 주어진 조건에 모순된다. 2명씩 4개 동아리에 속하면 8명이 돼 7명을 초과하기 때문. 따라서 두 학생을 포함하는 동아리는 3개 이하이므로 N=n×4C2≤9C2×3을 얻어, n≤18임을 보일 수 있다.
수학 국가대표라는 선물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재능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학문제 풀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다. 중학교 때 수학에 집중하는 학생이 많다. 고등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도 대부분은 중등부에서 좋은 성적을 내던 학생이다.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으로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다. 이에 KMO가 입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특목고와 대학은 여전히KMO 입상자를 선발하고 싶어한다. 또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다른 과목도 잘해 KMO에서 좋은 성적을 낸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비율도 높다.
대학에서 더 어려운 내용을 배울 때 중고등학교 때 KMO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며 키운 집중력과 문제해결력이 빛을 낸다. 무엇보다도 훌륭한 학자나 전문가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KMO를 거쳐 수학 국가대표가 된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학창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얻는다. 이뿐만 아니라 수학 국가대표 경력은 커서도 평생 좋은 기록으로 따라 다닌다.
2010년
IMO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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