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굽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곳저곳에 수많은 곡선이 숨어 있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유려한 곡선미를 자랑하며 슝슝 달리고
있는 자동차다. 또 세계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곡면으로 만들어진 건물을 볼 수 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신소재의 구조 속에도 곡선이
있다.
잘 빠진 자동차가 되기까지
잘 빠진 자동차가 되기까지
초기
자동차는 대부분 미국 포드사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 ‘포드 모델 T’처럼 각진 모양이었다. 지금처럼 겉모양을 부드러운 곡면으로
바꾼 건 차가 받는 공기 저항을 줄여 더 빠르게 달리게 하기 위해서다. 각진 ‘사각형’ 모양보다 ‘유선형’ 모양이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다.
자동차에는 ‘반유선형’으로 적용할 수 있다. 요즘 만들어지는 자동차가 완전히 반유선형은 아니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것만이 자동차를 설계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아름다워야 하고, 탈 자리도 있어야 하고, 튼튼하기도 해야 한다. 반유선형은 공간이 좁고, 덜
튼튼하다.
이런
요소를 모두 고려한 자동차의 모양에는 ‘B-스플라인 함수’가 쓰인다. B-스플라인 함수는 여러 개의 점을 기준으로 매끄러운 곡선을 만들 때 쓰는
함수다. 먼저 상상한 모양에 따라 적당히 ‘기준점’을 잡아 곡선을 만든다. 예를들면 아래에 보이는 ➊~➎번 점이 ‘기준점’이다. 양 끝점만 곡선
위에 있고, 나머지 점은 곳곳에 배치해 곡선의 모양을 잡는다. 이를 바꿔가며 언제가 최적인지를 찾아낸다.
곡선을 사랑한 건축가,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건물은 곧게 쭉쭉 뻗은 모습이다. 굽은 곡면으로 이뤄진 건물은 흔히 볼 수 없다. 그런데 건물은 각진 모양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구부러짐을 이용하는 건축가도 있다. 미국의 프랭크 게리와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 영국의 자하 하디드 등이 대표적이다.
곡선으로 채운 신소재
선을 잘 연결하면 면을 만들 수 있다. 사각형 안에 선을 가득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1890년 이탈리아의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가 처음 생각해 냈다. 페아노는 ㉮처럼 정사각형을 4개의 작은 사각형으로 나눠 그 중심을 선으로 이었다. 4개의 사각형에 대해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나뉜 사각형의 중심을 이어 곡선을 그리면 ㉯가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할수록 점점 더 사각형 내부를 빼곡히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수학자들은 선은 폭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 아무리 모아도 넓이를 갖는 평면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페아노가 만든 ‘페아노 곡선’은 그간의 생각을 뒤집는 발견이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건물은 곧게 쭉쭉 뻗은 모습이다. 굽은 곡면으로 이뤄진 건물은 흔히 볼 수 없다. 그런데 건물은 각진 모양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구부러짐을 이용하는 건축가도 있다. 미국의 프랭크 게리와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 영국의 자하 하디드 등이 대표적이다.
곡선으로 채운 신소재
선을 잘 연결하면 면을 만들 수 있다. 사각형 안에 선을 가득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1890년 이탈리아의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가 처음 생각해 냈다. 페아노는 ㉮처럼 정사각형을 4개의 작은 사각형으로 나눠 그 중심을 선으로 이었다. 4개의 사각형에 대해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나뉜 사각형의 중심을 이어 곡선을 그리면 ㉯가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할수록 점점 더 사각형 내부를 빼곡히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수학자들은 선은 폭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 아무리 모아도 넓이를 갖는 평면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페아노가 만든 ‘페아노 곡선’은 그간의 생각을 뒤집는 발견이었다.
페아노
곡선은 최근 신소재를 만드는 데 핵심 원리로 쓰였다. 신종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를 활용해 신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금속을 왼쪽
그림처럼 위아래로 엇갈리게 배열해 굴절률을 높였다. 페아노 곡선을 이용해 더 촘촘히 채워 넣었고, 결과적으로 굴절률을 극대화했다. 굴절률이 큰
소재는 빛을 많이 휘게 만들어 스텔스기, 고성능 광학 현미경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소재 안을 채우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곡선이 획기적인 신소재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놀랍다.
세상은 점점 굽어간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굽은 ‘웨어러블 기기★’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기기를 언제나 몸에 두르고 다니려면 몸의 형태에 맞게 굽혀야 하고, 에너지원인 배터리도 굽힐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태생적으로 굽히기 힘들다. 굽힐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야 했다. 평면만 생각했던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굽은 곡면을 생각한 수학자들이 겪었던 과정과 비슷하다.
지난 6월 27일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이를 해결할 ‘종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 잉크젯 프린터로 종이 위에 출력한 글씨나 그림이 배터리가 되는 것이다. 종이 배터리는 여러 번 굽히고, 심지어는 구겨도 성능이 그대로다. 유연하고 다양한 배터리 디자인이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하다. 이상영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는 3년 안에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러블 기기를 몸에 두르고 다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고정관념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곡선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은 모두 곡선이었다. 세상은 굽어 있었으며, 사람이 만드는 물건도 하나둘 구부러지고 있다. 고정관념을 떨치고 만들어질 구부러진 미래의 모습이 기대된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굽은 ‘웨어러블 기기★’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기기를 언제나 몸에 두르고 다니려면 몸의 형태에 맞게 굽혀야 하고, 에너지원인 배터리도 굽힐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태생적으로 굽히기 힘들다. 굽힐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야 했다. 평면만 생각했던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굽은 곡면을 생각한 수학자들이 겪었던 과정과 비슷하다.
지난 6월 27일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이를 해결할 ‘종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 잉크젯 프린터로 종이 위에 출력한 글씨나 그림이 배터리가 되는 것이다. 종이 배터리는 여러 번 굽히고, 심지어는 구겨도 성능이 그대로다. 유연하고 다양한 배터리 디자인이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하다. 이상영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는 3년 안에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러블 기기를 몸에 두르고 다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고정관념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곡선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은 모두 곡선이었다. 세상은 굽어 있었으며, 사람이 만드는 물건도 하나둘 구부러지고 있다. 고정관념을 떨치고 만들어질 구부러진 미래의 모습이 기대된다.
수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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