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금요일

상위권 학생들 특목고로 다시 몰릴듯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겐 2014학년도 고교 입시의 막이 오른다. 올해도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같은 전기고등학교 선발이 먼저 이뤄진다.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 등은 후기고등학교 전형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기고에 선발된 학생은 후기고에 응시할 수 없다.

특히 특목고에선 중학교 내신성적 평가나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실시되기 때문에 이들 고교에 진학하려는 중3 상위권 학생들은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고입 틀이 지난해와 크게 다를 건 없다.

하지만 내년부터 고등학교 내신시험 성적이 기존 등수를 매기는 상대평가에서 A~E 성취도를 부여하는 절대평가로 바뀐다. 이는 올해 치르는 고교 입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외고 입시 영어 내신 1.6등급은 돼야

우선 외고와 국제고는 이전처럼 중학교 2학년 1학기에서 3학년 2학기까지 영어 내신만 반영한다. 영어 내신은 학기별로 석차백분율 방식이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9개 등급으로 나눠 반영한다. 상위 4% 이내이면 1등급이고 11% 이내 시 2등급이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013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고(대원ㆍ대일ㆍ명덕ㆍ서울ㆍ이화ㆍ한영) 합격생의 중학 영어 내신 평균은 1.6등급이었다. 이 등급을 점수로 환산했을 땐 160점 만점에 155.5점 정도다.

하지만 영어 내신 등급별로 감점폭이 달라 중 2~3학년의 어느 한 학기라도 영어 내신 등급이 나쁘면 외고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외고는 1단계에서 영어 내신과 출ㆍ결석 사항으로 정원의 1.5~2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160점)과 면접 점수(40점)를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면접은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진로계획과 지원동기, 독서활동 사항 등을 파악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봉사나 체험활동을 평가하는 인성 영역도 강화됐다.

서울권 과학고는 중학교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수학과 과학 내신만 반영한다. 외고와 달리 내신에 기반한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서류는 면접대상자 선정 자료로만 활용되고 실제 입학전형은 100%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합격생의 수학ㆍ과학 내신 성적은 평균 상위 1~2%대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전국 단위로 뽑는 자사고는 주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의 내신을 반영하지만 민족사관고와 하나고는 모든 과목을 반영한다. 아무래도 수학에 가중치를 둔 학교가 많다.

교육업체 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013학년도 입시에서 주요 전국권 자사고의 내신 합격선은 상위 3~4% 내외였다. 하나고는 평균 석차백분율이 3.7%였고 용인외고가 3.2%였다.

◆ 외고 경쟁률 2대1 훌쩍 넘을듯

MK News
사실 올해 중3 학생들에게 특목고ㆍ자사고 입시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도다.

그동안 상대평가 때문에 낮은 내신 성적을 받아 대학 입시에서 다른 일반고 학생보다 불리했던 특목고생들에게 내신 절대평가제는 분명 '호재'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를 노리고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 중3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서울지역 외고의 입시경쟁률은 2대1을 크게 밑돌았다. 2012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고의 평균경쟁률은 1.43대1, 2013학년도엔 1.45대1에 그쳤다. 그러나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 영향으로 외고들의 2014학년도 입시경쟁률은 2대1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

게다가 현재 290~340명 수준인 외고 입학정원은 2015학년도에 250명 선까지 단계적으로 감축될 예정이다.

외고 입시가 과열될 여지는 다른 데에도 있다. 지난해부터 모든 중1 학생들이 고교보다 앞서 이미 내신 절대평가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외고 입시에선 국제중학교(청심ㆍ대원ㆍ영훈 등) 학생들이 우세를 보였다. 다른 일반 중학교 학생들이 이들과 경쟁하는 건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중 학생들이 3학년이 되는 내년에는 일반 중학교 학생들에게 더 큰 위기가 닥친다. 2012년 중1 때부터 절대평가를 통해 높은 영어 내신성적으로 무장한 국제중 학생들이 2015학년도 외고 입시에서 초강세를 띨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일반 중학교 학생들의 입지는 훨씬 줄어들게 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일반 중학교 학생들에겐 올해 치르는 2014학년도 외고 입시가 국제중 학생들을 그나마 피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내년에 치를 2015학년도 외고 입시부터 모든 중3 응시생들이 우수한 절대평가식 내신성적을 들고 나오면 2단계 자기주도 학습전형 준비 과정에서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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