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4일 토요일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은 어떻게 결정됐나?

2015학년도 수능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가 동시에 쉽게 출제된 시험이었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B형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아주 쉽게 출제되었다.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기준으로 국어 A형은 97점, 국어 B형은 91점, 수학 A형은 96점, 수학 B형은 100점, 영어는 98점이었다(표 참조).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은 어떻게 결정됐나?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물수능 논란이 계속되었고 정시모집에서 수능 100%로 선발하는 대학에서 동점자가 많아지고 선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인문계는 국어 B형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에 큰 문제는 없었다. 자연계, 특히 수능 고득점자들이 지원하는 정시 서울대 의예과의 경우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30명을 모집하는 서울대 정시 의예과의 합격선을 추정해 보면 쉬운 수능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유추해 볼 수가 있다. 대성학원에서 서울대 정시 의예과를 지망한 수험생들의 성적 분석을 통하여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을 추정해 보겠다. 대성학원에서는 서울대 의예과에 12명이 합격하였는데 그 중 11명이 정시에 합격하였다. 이들 학생들의 성적은 아래표와 같다.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선은 어떻게 결정됐나?
1∼4번 학생은 전과목 만점을 받은 학생인데 서울대 환산점수(소수점 둘째자리까지 표시)가 1∼3번은 526.40점인데 4번은 525.80점이다. 1∼3번은 과학 선택 과목에서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하고, 4번 학생은 물리Ⅰ과 지구과학Ⅱ를 선택하였다. 서울대 환산점수가 다른 것은 선택과목 차이 때문이다. 생명과학Ⅱ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똑 같은 만점인데도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학생이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에 비해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이다. 5∼7번 학생은 서울대 환산점수가 525.80점으로 국어, 수학, 영어는 만점을 받고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하여 생명과학Ⅱ에서 3점 문항 한 문제를 틀린 학생이다. 8∼9번 학생은 과학 선택과목에서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을 선택하여 서울대 지원이 불가능한 학생이다. 서울대는 과학탐구 2과목 선택에서 서로 다른 Ⅰ과 Ⅱ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참고로 인문계는 사회과목 선택에서 한국사를 포함하여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10번은 서울대 환산점수가 서울대 525.20인데 서울대 의예과에 수시로 합격한 학생이다. 11번도 525.20을 받아 서울대 정시 의예과에 합격은 가능한 성적인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지원하여 합격하였다. 12∼14번 학생은 서울대 환산점수가 525.06점인데 생명과학Ⅱ에서 2점과 3점 문항 두 문제를 틀린 학생이다. 그리고 15∼17번 학생은 똑같이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하여 생명과학Ⅱ 3점 문항 두 문제를 틀린 학생으로 서울대 환산점수가 524.69점을 받은 학생들이다. 그런데 이들 중 15번은 합격하였는데 16∼17번 학생은 불합격하였다. 이것은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동점자 처리 규정 때문이다. 서울대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100%로 선발하는데 동점자가 생길 경우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의예과는 면접 구술고사가 있지만 합격 불합격 자료로만 활용한다. 결과적으로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의예과는 30명을 선발하는데 커트라인에 해당하는 30등의 수능 점수가 524.69점이고 동점자가 많아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선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5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국어, 수학, 영어가 동시에 쉽게 출제되면서 동점자가 많이 생겨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과학탐구 영역이 당락을 좌우한 것이다. 또한 과학탐구 선택 과목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였느냐에 따라서 당락이 달라지는 현상도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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