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3일 수요일

입학사정관전형 3대 오해와 진실

내신 1등급보다 진로의 진정성 보여줘라

수험생의 학업성적뿐 아니라 특기, 열정, 잠재력 등을 입학사정관이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입학사정관제가 올해로 시행 6년째를 맞았다.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한 모집인원은 2013학년도 대입을 기준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12%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 하지만 대학마다 전형 방식이 다르고 그 명칭도 다른 데다 합격 기준도 명확하게 정리하기 어려워 입학사정관전형을 둘러싼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을 올바르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합격자를 실제로 심사했던 입학사정관들을 통해 합격의 ‘진짜’ 요인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는 과정이 중요하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수험생들이 갖고 있는 3대 오해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입학사정관전형의 관문을 뚫기 위한 올바른 대비법이 무엇인지를 입학사정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오해1] 3년 치 스펙을 한 줄에 꿴 ‘준비된 인재’가 아니면 합격은 불가?

수많은 수험생이 갖는 대표적 오해 중 하나는 ‘고교 1학년 때부터 진로를 명확히 설정한 뒤 이와 관련한 각종 비교과활동에 매진한 경우에만 입학사정관전형에서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가 지망 전공을 공부하기에 적합한 소양을 지녔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얼마나 일찍 진로를 확고히 설정했는지, 전형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직접적인 평가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유신재 서강대 입학사정관은 “2013학년도 서강대 입학사정관전형에 원서를 낸 한 수험생은 고3 때까지 사학과 전공을 지망했지만 자신이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국문학과로 지망 학과를 바꿨다. 그는 이 스토리를 자기소개서에 진정성 있게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때가 언제이든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한 스토리를 소소한 내용이라도 진솔하게 표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오해2] 특허 출원, 영화제 출품…‘한방’ 스펙은 기본?

입학사정관전형이 사실상 ‘스펙 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다. 특히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전형의 선배 합격자 중 발명특허를 몇 개씩 보유하거나 과학연구 논문집을 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사례가 있을 경우 그런 경력을 기본으로 갖춰야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믿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오해는 대부분의 입학사정관 전형이 교내 활동만을 심사한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믿지 않아 발생한다고 입학사정관들은 입을 모은다.

이정은 한양대 입학사정관은 “극히 일부 수험생이 화려한 대외 활동 경력을 보유하기도 하지만 실제 심사의 초점은 동아리 활동, 지망 전공 관련 교과성적, 출석 상황 등 교내 생활 충실도에 맞춰진다”면서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이 창의성 넘치고 지망 전공을 무척 좋아한다고 서술했지만 정작 그와 관련한 교내 활동 기록을 학생부에서 찾을 수 없어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많다”고 말했다.

[오해3] 내신 1등급 아니면 상위권 대학은 꿈도 못 꾼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내신 성적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평소 내신 성적 관리에 소홀했던 수험생은 원하는 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할 자격조차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정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선 내신 성적이 1등급이 아닌 지원자는 서류심사에서 무조건 탈락된다는 소문도 있다.

수험생이 기억할 것은 실제 심사 과정에서 지원자의 내신 등급이 얼마인지보다는 지망 전공 관련 교과를 얼마나 충실히 공부했는지 평가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

유 입학사정관은 “실제 평가 과정에서 내신 1등급인 학생이 2등급인 학생보다 무조건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내신 4등급이었던 과목을 남다른 노력으로 2등급으로 끌어올린 스토리가 있는 지원자가 입학사정관이 찾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우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은 “고교 내신 성적이 전 과목 1등급이더라도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잠재력과 지망 전공 및 진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스토리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면 관문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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