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4일 월요일

올겨울 우리 아이 주도성 키우려면

관심 분야 찾아 체험활동… 책임감·성취감 심어줘야

"우리 애는 전교 1등이랑 똑같은 학원에 다니는데도 공부를 통 못해요. 투자는 할 만큼 하는데 성과가 없어 너무 답답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고민을 토로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옆집 아이와 똑같은 학원에 다니고 똑같은 교재로, 똑같은 강사에게 배우는데 왜 유독 우리 아이 성적만 제자리걸음일까? 그 원인을 알려면 우선 자녀의 자기조절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자기조절능력이란 목표를 위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력, 그리고 모든 일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자기 통제력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주도적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기조절능력이 낮은 학생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둘째,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에 좀처럼 만족하지 못한다. 셋째, 매사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넷째, 인내심과 책임감이 낮아 순간 집중력이 떨어진다. 하나같이 성적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다.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가 분석한 진로진학예측검사(KMDT) 결과는 자기조절능력과 성적 간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오른쪽 표에 따르면 수학(修學)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1등급에서 1.5등급 사이 학생의 자기조절능력 백분위 평균은 71%로 조사 결과 중 가장 높았다. 반면 1.5등급에서 3등급, 3등급에서 4.5등급 구간으로 갈수록 평균은 점차 낮아졌다.

이 같은 차이는 대부분 자기조절능력에 기반을 둔 주도성 정도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주도적 성향을 지닌 학생의 대다수가 뚜렷한 성취 경험을 갖고 있다. 모든 수업에 적극적이며 수업 후에도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시간을 충분히 들여 복습한다.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다른 자료를 참고하거나 교사에게 물어보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반드시 파악해낸다. 이처럼 준비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본인의 힘으로 주도하면 자긍심이 생긴다. 이는 곧 흥미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주도성이 결여된 아이일수록 수업 시간에 소극적 경향을 보인다. 학교든 학원이든 교사가 내주는 숙제만 겨우 해 가거나 그마저도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는 우등생과 똑같이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도 성적에서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자녀를 좀 더 주도적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자녀가 크고 작은 경험을 통해 주도성을 기를 수 있도록 평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방학 때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녀의 관심 분야 위주로 체험활동 계획을 짜는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한겨울이지만 머지않아 봄이 오고 새 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자녀가 좀 더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전교 1등이 다니는 학원'을 알아볼 게 아니라 자녀의 성향부터 살펴볼 일이다. 당장은 어설프고 못 미덥더라도 주도성을 발휘한 첫걸음을 박수로 환영해주자. 그렇게 하나둘씩 쌓인 성취 경험은 분명 자녀를 '남다른 아이'로 성장시킬 것이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