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봉사활동 ‘비교과’ 강화로… 영동高 17→7위 등 남고 경쟁력↑
진보교육감 지원 받는 혁신학교… 8곳 중 5곳 교육여건 되레 뒷걸음질
]
《 4년 차로 접어든 일반계 고교 평가 결과를 보면 ‘고교 유형에 따른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예년 평가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한 고교들의 공통점은 단점으로 여겨지는 특징을 장점으로 바꾸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올해 평가 결과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첫 회에서는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여고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던 서울에서 남학생들의 특성을 살려 역전에 나선 남고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두 번째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독자적인 발전 전략을 세운 전국의 공립고들을 조망할 예정이다. 도별 상위 20개 고교도 공개한다. 》
동아일보 고교평가 결과 서울지역의 특징은 ‘남고(男高) 약진과 혁신학교 후퇴’로 요약됐다. 서울에서 유독 여학교에 비해 학력 부분에서 열세를 보였던 남고는 올해 선전하며 경쟁력이 상승했다. 반면 진보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는 ‘학력 취약’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쟁력이 하락했다.
○ 서울 톱10 고교, 남고-여고 비율 역전
올해 평가 결과 서울은 남고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전 평가에서 남고는 여고에 늘 1등을 비롯해 상위권을 내주곤 했다. 2011년 첫 고교평가에서는 최상위 10개 학교에 모두 여고와 남녀공학이 이름을 올리며 남고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올해도 1위는 여고(숙명여고)가 차지했지만 최상위 10개 학교에 여고가 4곳, 남고가 6곳 이름을 올리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강서고(3위), 보성고(4위), 영동고(7위), 서라벌고(8위), 단국대사범대부속고(9위), 대진고(10위) 등 남고는 여고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드러내며 선전했다. 평가 이래 서울에서 남고가 여고보다 ‘톱10’에 더 많이 든 것은 처음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강화가 남고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7위로 뛴 영동고의 양재웅 교감은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적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 등에서는 강점을 드러낸다”면서 “이런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교육 방향을 잡고 자율동아리를 늘렸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3년간의 평가에서 20위권에 머물다가 8위로 뛴 서라벌고도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부분에서 만점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서라벌고는 지난해부터 토론을 주요 활동으로 하는 독서 동아리를 강화했다. 방과후수업에서도 학생 3명이 스터디 그룹을 이루는 ‘한무릎 공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라벌고 이미영 교감은 “남학생들은 모여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류가 많고 유대가 끈끈하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이 어우러지는 일에도 여학생들보다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 혁신학교, 학력 취약 극복 못하고 하락
혁신학교는 대체로 지난해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서울형 혁신학교 중 지난해와 올해 모두 평가를 받은 금옥여고, 배화여고, 삼각산고, 선사고, 신현고, 영등포여고, 인헌고, 중화고 가운데 중화고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학력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배화여고는 202곳의 서울 고교 중 학력순위가 37위로 상위권이었지만 올해 81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106위에서 147위로, 금옥여고는 109위에서 129위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학력 순위가 오른 중화고(202위→188위)도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이들 학교는 2011, 2012년 사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성적 중심 교육 탈피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력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초기에는 학교당 매년 1억4000만 원 정도였던 것이 과하다는 비판을 거쳐 7000만 원 선으로 줄었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 확대 방침을 밝히며 학교당 약 1억 원씩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지원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8곳 중 5곳은 오히려 교육여건 순위가 하락했다. 배화여고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90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40위에서 78위, 금옥여고는 25위에서 162위로 떨어졌다.
교육여건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한 항목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업중단율 △학교폭력 피해학생 수 △방과 후 프로그램 수 △동아리 활동 수 △시설 및 재정 등이다. 혁신학교 정책이 계속 동력을 얻으려면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그동안 열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남고들이 이번 조사에서는 상위권으로 약진했다. 동아리와 방과후수업을 통해 남학생
특유의 적극성을 끌어낸 것이 비결로 보인다. 올해 고교평가에서 처음으로 8위에 오른 서울 노원구 서라벌고 학생들이 방과 후 독서캠프에 참여했다.
서라벌고 제공
|
《 4년 차로 접어든 일반계 고교 평가 결과를 보면 ‘고교 유형에 따른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예년 평가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한 고교들의 공통점은 단점으로 여겨지는 특징을 장점으로 바꾸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올해 평가 결과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첫 회에서는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여고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던 서울에서 남학생들의 특성을 살려 역전에 나선 남고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두 번째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독자적인 발전 전략을 세운 전국의 공립고들을 조망할 예정이다. 도별 상위 20개 고교도 공개한다. 》
동아일보 고교평가 결과 서울지역의 특징은 ‘남고(男高) 약진과 혁신학교 후퇴’로 요약됐다. 서울에서 유독 여학교에 비해 학력 부분에서 열세를 보였던 남고는 올해 선전하며 경쟁력이 상승했다. 반면 진보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는 ‘학력 취약’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쟁력이 하락했다.
○ 서울 톱10 고교, 남고-여고 비율 역전
올해 평가 결과 서울은 남고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전 평가에서 남고는 여고에 늘 1등을 비롯해 상위권을 내주곤 했다. 2011년 첫 고교평가에서는 최상위 10개 학교에 모두 여고와 남녀공학이 이름을 올리며 남고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올해도 1위는 여고(숙명여고)가 차지했지만 최상위 10개 학교에 여고가 4곳, 남고가 6곳 이름을 올리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강서고(3위), 보성고(4위), 영동고(7위), 서라벌고(8위), 단국대사범대부속고(9위), 대진고(10위) 등 남고는 여고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드러내며 선전했다. 평가 이래 서울에서 남고가 여고보다 ‘톱10’에 더 많이 든 것은 처음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강화가 남고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7위로 뛴 영동고의 양재웅 교감은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적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 등에서는 강점을 드러낸다”면서 “이런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교육 방향을 잡고 자율동아리를 늘렸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3년간의 평가에서 20위권에 머물다가 8위로 뛴 서라벌고도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부분에서 만점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서라벌고는 지난해부터 토론을 주요 활동으로 하는 독서 동아리를 강화했다. 방과후수업에서도 학생 3명이 스터디 그룹을 이루는 ‘한무릎 공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라벌고 이미영 교감은 “남학생들은 모여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류가 많고 유대가 끈끈하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이 어우러지는 일에도 여학생들보다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 혁신학교, 학력 취약 극복 못하고 하락
혁신학교는 대체로 지난해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서울형 혁신학교 중 지난해와 올해 모두 평가를 받은 금옥여고, 배화여고, 삼각산고, 선사고, 신현고, 영등포여고, 인헌고, 중화고 가운데 중화고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학력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배화여고는 202곳의 서울 고교 중 학력순위가 37위로 상위권이었지만 올해 81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106위에서 147위로, 금옥여고는 109위에서 129위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학력 순위가 오른 중화고(202위→188위)도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이들 학교는 2011, 2012년 사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성적 중심 교육 탈피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력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초기에는 학교당 매년 1억4000만 원 정도였던 것이 과하다는 비판을 거쳐 7000만 원 선으로 줄었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 확대 방침을 밝히며 학교당 약 1억 원씩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지원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8곳 중 5곳은 오히려 교육여건 순위가 하락했다. 배화여고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90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40위에서 78위, 금옥여고는 25위에서 162위로 떨어졌다.
교육여건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한 항목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업중단율 △학교폭력 피해학생 수 △방과 후 프로그램 수 △동아리 활동 수 △시설 및 재정 등이다. 혁신학교 정책이 계속 동력을 얻으려면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