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에게 매주 오답노트 점검했어요"
"선생님께서 수능 형식의 문제를 매일 2~3지문씩 6개월만 풀어 보라고 했어요. 국어 실력은 단번에 올리기 어렵다면서요. 꾸준히 감을 유지하며 문학 작품을 익히다 보면 성적이 오르고 나중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 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수학 문제도 매일 꾸준히 풀기로 결심했죠."
이군은 나름대로 전략을 세워 매일 문제 푸는 계획을 지킬 수 있었다. 그는 도중에 문제풀이를 포기할 것에 대비해 담임교사에게 매주 오답노트를 점검해달라고 부탁했다. 담임교사는 엄격하게 이군의 계획을 체크하는 조력자가 돼 줬다. 이군이 한 학기 동안 약속을 지키자 담임교사는 관련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언급했다. 이군은 성취감도 동기부여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비문학 △현대문학 △고전문학 등 문제집을 일부러 분량이 적은 것으로 구매했다. 그는 한 달에 유형별 문제집 한 권꼴로 다 풀어냈다. 문제집을 마무리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꼈고 이는 계속 다짐을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이렇게 3개월이 지나자 실제로 성적이 급상승했다. 2013년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그는 국어 2등급, 영어·수학에서 모두 1등급을 기록했다. 다시 3개월 뒤인 9월 모의평가 때는 전 과목 1등급을 맞았다. 이후 11월에는 국어·영어 100점을 기록하는 등 전교 1~2등을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친구에게 쉽게 설명해 주자 이해력도 올라
이군의 꿈은 생명공학자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과학자를 꿈꿨지만 외국어고로 진학했다. △외국어 △국제 감각을 익혀 대학에 입학하고도 전공과 관련된 폭넓은 지식을 얻으려는 목적에서다.
이군은 동아리 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수능을 준비한다. 그는 입학하자마자 '씨엔씨아'(Ciencia)라는 과학실험 동아리에 들었다. 브로콜리의 DNA를 추출하는 실험, 동물 해부, 광섬유 램프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명공학자라는 꿈을 키워갔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이공계 진로캠프'에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참여했다. 동아리 부원 중에는 유일한 1학년생이었다. 이군은 "진로를 확실히 정한 것이 매일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공부하는 데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했다.
이군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생명과학이다. 문과 성향이 강한 친구들이 암기과목이라며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이군은 "질문하는 친구들에게 쉽게 개념을 이해시키려 연구한 덕분에 따로 복습하지 않아도 개념을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컨대 감수분열 과정을 어떻게 친구들에게 쉽게 가르쳐 줄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책에 있는 글이나 사진을 보면 암기해야만 하거든요. 염색체 모양을 닮은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염색체 이동을 설명하니 '쉽게 이해된다'고 하더라고요. 남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제 기억력도 높아졌어요. 여러분도 잘 하는 과목이 있다면 친구들에게 알려주면서 실력을 유지하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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