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5일 수요일

수학=고통 아니다” 교사가 가르쳐야


황 교수는 복소 기하학(Complex Geometry)에 있어 세계적 권위자다. 1999년과 2005 수학에서 말하는 난제(難題)를 해결하면서 세계적인 수학자 반열에 올랐다. 여기서 말하는 복소기하학이란 복소 기하학이란 복소 다양체라는 공간의 기하학을 연구하는 분야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복소 다양체란 복소수를 써서 좌표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주가변동을 예로 들 수 있다. 주가는 숫자로 표시되며, 시시각각 종목마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변화를 모아놓으면 방대한 숫자의 자료가 된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 자료를 열심히 연구해서 투자 방향을 잡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유형의 주가변동 그래프를 만들 수 있다. 황 교수가 주목하는 것은 이 그래프 흐름이다. 여러 유형의 그래프 흐름들을 분석할 경우 전체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긴다.

▲ 어릴 적 수학으로부터 얻은 즐거움이 일생을 간다는 것이 수학자들의 공통적 견해다. ⓒ이미지투데이

흥미로운 것은 황 교수가 복소기하학을 매우 즐겁게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 교수는 복소기하학을 연구하는 것이 “수만 권의 책이 꽂혀 있는 도서관에 들어가 원하는 책을 찾는 것과 같다“고 한다. 쉽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머리 속공간을 거닐면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를 거듭하면 ‘운 좋게’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황 교수에게는 복소기하학 연구가 마치 미지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영역들을 탐험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꿈꾸지 못하는 행복을 경험하고 있다. 수학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이 복소기하학을 그렇게 즐겁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기회가 열려 있다. 대한수학회 서동엽 회장(KAIST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학을 좋아하는 한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수학을 한번 좋아한 적이 있는 학생은 일생 동안 그 기억을 갖고 산다는 것.

어릴 때 좋은 기억 일생동안 이어져
그러나 한국은 세계적으로 수학 흥미도가 가장 낮은 나라 중의 하나다. 지난 2009년 한국 학생들의 수학 흥미도를 낮게 평가한(50개국 중 43위) TIMSS(수학·과학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 결과는 수학을 잘 하든 못하든 대다수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수학이 학생들의 비인기과목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문제풀기식 대학입시제도다. 한 문제를 더 풀기 위해 매달리다 보면 학생들은 수학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된다.

입시 중심의 인프라는 또 재미없는 교육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유아, 초등교육 때부터 재미없는 수학교육을 경험한 학생들은 일생동안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교육 시스템이 수학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 차단해버리는 셈이다.

지난 10일 교과부에서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의 골자는 ▲ 생각하는 수학, ▲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 ▲ 더불어 함께 하는 수학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 ‘재미있는 수학’이다.

서동엽 대한수학회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는 수학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재미있는 수학교육을 하기 위해 교사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학문제 하나 더 푸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수학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전에 재미없는 수학을 경험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경우 또 다시 재미없는 수학을 전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학이 고통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가르쳐줄 수 있는 교사들이 많아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수학이 고통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며, 수학교사들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교사들의 어깨에 가장 무거운 짐
재미있는 수학을 위한 교사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교과부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수학교사 전문성 개발을 위해 직무연수 표준 프로그램·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교사자율연수를 지원하며, 수학교사가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는 컨설팅, 수학교사의 자기진단 프로그램 개발 등을 준비 중이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에 수학체험거점센터를 개설해 초·중등학교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체험·탐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콘텐츠 개발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차세대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한편 G-러닝 콘텐츠를 개발해 인터넷 지원사이트를 통해 전국의 학생 누구나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하게 하고, 수학내신에 대한 난이도 역시 창의적 평가를 강조해 조정해나갈 계획이다. 교사들의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해방이후 지난 60여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교과부의 이번 수학교육 개선안은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수학교육을 해본 대부분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개선계획 역시 수학인들이 바라던 모든 것을 담고 있을 만큼 다양하고 풍부하다.

문제는 누가 이 좋은 생각들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가장 큰 책임은 수학교사들의 어깨에 있을 것이다. 교사들에게 더큰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교과부는 물론 교육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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