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남짓 남았습니다. 하지만 고 1·2 학생들에게는 1년 이상 남은 먼 일이죠. 그래서 수능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대학생이 돼 직접 마라톤에 출전하니 그 둘의 공통점을 실감했습니다. 수능을 대비하는 고교생에게 적용할 마라톤에서 배운 교훈을 설명하겠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힘을 내면 안 됩니다. 학기가 새롭게 시작될 때 대부분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열정이 넘친 나머지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계획을 세웁니다. 이런 계획은 실천하기가 어려워 결국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습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목표 지점까지 꾸준히 달리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이 공부할 수 있는 양을 객관적으로 찾고 이를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 결승점까지 꾸준히 달릴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하다 잠시 멈춰 서면 다시 뛸 때 처음의 페이스를 되찾기 쉽지 않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기 중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방학 때 하루 이틀 쉬고 나면 여기에 금세 익숙해집니다. 이후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잠시 쉬더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잃지 않을 만큼 쉬어야 합니다.
나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를 따라잡으려면 그 친구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다른 친구가 쉬고 있을 때 10분이라도 더 공부하는 식입니다. 레이스 도중 앞에 있는 사람을 따라잡으려면 그 사람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남이 쉬고 있다고 자기도 쉬면 차이를 줄일 수 없습니다. 친구들이 쉴 때 '한 문제만 더 풀고 같이 쉬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마라톤은 42.195㎞를 달려야 합니다. 보이지도 않는 결승점만 목표로 삼는다면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금방 지쳐 포기하게 되죠. 그래서 결승점에 도달하기까지 세부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하나씩 성취해가면 더욱 힘이 나서 꾸준히 달릴 수 있습니다. 고 1·2생이 수능의 중요성을 실감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교 내신 중간·기말고사, 전국 모의고사 등 단기 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이번 중간고사에는 수학에서 90점을 맞겠다'는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좋습니다. 작은 목표를 달성해 성취감을 느끼면 이는 다음 목표를 이루려는 원동력이 됩니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수능이라는 결승점이 어느새 눈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마라톤은 여럿이 함께 달리는 운동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극과 도움을 주고받으면 더욱 쉽게 완주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능 준비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혼자 공부하면 자신이 제대로 공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릅니다. 선의의 경쟁자를 만들면 서로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수능이라는 같은 결승점을 향해 달리기 때문에 서로 힘이 돼 줄 수도 있고요. 주변 친구들을 함께 결승점을 통과할 동반자라고 생각해 보세요. 공부 효율도 높아지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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