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7일 화요일

에세이 쓸 땐 수상 기록보다 목표·사명의식 부각시켜라

Q: 대입 지원서 에세이를 잘 쓰면 성적이 나빠도 좋은 대학을 간다는데 얼마나 잘 쓰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요?

A: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거의 모든 경우 "No"다. 지원서 에세이를 잘 쓴다고 해서 성적이 안 되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성적의 아이들 중에서는 단연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성적이 좋은 학생이 에세이를 성의없게 쓰거나 너무 많은 문법적.논리적 오류가 있는 에세이를 썼을 때 떨어지는 경우를 필자는 너무 많이 보아왔다.

한 학생의 부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아이비리그의 한 학교를 목표로 공부하던 아이의 GPA가 최근 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SAT도 겨우 2000점을 넘겨 아이비리그에 도전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부모님은 그 동안 에세이를 잘 써서 좋은 대학에 간 케이스를 많이 보셨다면서 "꼭 아이비리그에 보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그 부모님은 신청서 에세이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이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많은 부모님이 성적이나 SAT 점수가 낮을 때 에세이를 잘 쓰면 좋은 대학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세이에 수상 경험이나 그 동안 성취한 업적을 많이 나열하여 얼마나 대단한 학생인가를 잘 보여주면 좋은 대학에 쉽게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성적이 안 되는데 에세이를 빼어나게 써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에세이는 기본 성적이 되는 아이들 중에서도 더 뛰어난 아이들을 걸러내는 도구다.

그렇다면 어떻게 쓴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일까?

대입 공통지원서를 살펴보면 각 학년별로 택한 과목과 각 과목의 GPA SAT와 SAT II 점수 학년별로 했던 봉사활동 과외활동 및 그 동안 받았던 수상 실적 등을 자세히 나열하도록 돼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학생의 모든 것을 숫자와 점수로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에세이는 지원자의 숨겨진 부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에세이를 통해 인간적인 면을 얼마나 부각시키는가가 관건이다.

각 대학에는 몇십 명의 입학사정관이 수천 개의 에세이를 읽는다. 이는 현실적으로 모든 에세이를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꼼꼼히 읽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들이 각 에세이에 할애하는 시간은 3~10분 정도. 때문에 지원하는 학생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순간을 드라마틱하게 쓰거나 어떤 사건이나 사람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간결하고 정직하게 써야 한다. 가벼운 농담 등으로 에세이 자체를 가볍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수상 경력도 세련되게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받은 대통령상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한두 명이 받는 것이지만 전국을 따져보면 수만 명의 수상자 중 한 명일 뿐이다.

차라리 어떤 일을 목표와 사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했을 때 모든 선생님과 카운슬러가 날 대통령상을 받도록 추천했다고 쓰면서 최선을 다한 본인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게 더 좋은 그림일 것이다.
뉴욕 중앙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