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7일 화요일

현재의 MCAT을 보는 것과 새로운 MCAT을 보는 것 중 어떤 것이 유리한가

심리학·사회학 수강 안 했다면 당장 MCAT 치러야



A: 현재 대학 2학년 이상의 학생 중에 의대 진학을 원하지만 아직 MCAT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가장 큰 갈등이 아마도 어떤 MCAT을 봐야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건인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들을 토대로 추론해 보자.

내년 즉 2015년 봄부터 모든 응시자들이 봐야 하는 새로운 MCAT의 가장 큰 특징은 시험과목과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얼핏 보기에는 추가된 과목이 생화학(biochemistry) 심리학(phycology) 그리고 사회학(sociology) 등 세 과목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용을 분석해 보면 과학실습과목(lab)과 통계학(statistics)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부분이 한층 강화되었다. 게다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결정적인 변화를 꼽는다면 독해력을 바탕으로 한 추리력 평가가 모든 문제에 잠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MCAT은 단답형의 암기력 측정에 가까운 문제보다는 각 과목별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특정 현상의 인과 관계를 유추해 내는 문제들을 과목에 상관없이 혼합하여 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MCAT을 시행하면서 측정하려는 핵심적인 능력만 추려낸다면 과학적 사고력과 실험기초능력 그리고 통계분석력이다.

또한 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자연과학 사학과학 행동과학의 문제풀이 능력을 통해 총체적인 혜안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MCAT의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의대에서 학생들에게 제안하는 새 시대의 의사상이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과학 과목만 잘 하면 의대에 간다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의대 진학의 길은 더욱 더 어려운 고행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의 어떤 면을 보고 현행 시험과 새로운 시험 중에 택일하여 보게 할 것인가.

현재 대학 1학년 학생이라면 새로운 시험을 봐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2학년 이상의 학생이라면 일단 심리학.사회학을 수강했는지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다. 4개 섹션 중 한 섹션이 심리학·사회학을 바탕으로 한 문제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만약 이 두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서둘러 현행 시험을 보는 것이 유리하겠다.

물론 다음 학기에 이 두 과목을 수강하며 새로운 시험을 대비하는 것도 가능할 수는 있겠으나 학년에 따라서는 졸업을 위해 들어야 할 과목들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 추가로 새 과목을 수강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너무 무리한 수강계획을 세워 학점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겠다.

반면 생화학(biochemistry) 수강 여부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도 생화학은 대부분의 의대에서 요구 내지는 추천하고 있는 과목이므로 거의 모든 프리메드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행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도 생화학과 생리학(physiology)를 수강하고 시험을 보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자녀가 MCAT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면 위의 두 과목에 대한 기초가 잘 다져졌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만일 이 두 과목을 전혀 수강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현행 시험을 보는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다. 이번 여름학기에 수강하며 MCAT 준비를 병행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조금 성급해 보인다.

학생의 학습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쉽지 않은 일이고 암기할 사항이 아주 많은 핵심 과목들과 전반적인 시험준비를 같이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만약 본인의 의욕과 달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에 심리적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더 큰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물론 불굴의 의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비상한 두뇌도 함께 보유한 학생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는 선택이긴 하지만.

또 다른 점검 사항은 평상시에 순발력과 응용력이 뛰어난 학생인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기력이 뛰어나더라도 응용력은 상대적으로 덜 뛰어날 수도 있다. 높은 IQ의 소유자라고 해서 이 두 분야가 동일하게 뛰어나다고 확신할 수는 없고 이는 평소에 대화나 행동거지를 분석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짧은 시간에 관찰하는 사람은 모를 수 있고 부모만이 알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하니 냉정한 시각으로 자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응용력이 조금 부족한 자녀라면 새로운 시험은 너무 큰 모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자.

아직 어린 학생을 둔 가정이라면 어차피 새로운 형태의 MCAT을 봐야만 할 테니 단순 암기로 성적이 좋은 학생은 지금부터라도 응용력과 추리력을 키울 기회를 만들어 주자.

스스로가 주어진 정보들을 토대로 추론하여 창의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능력 배양이 MC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길이자 동시에 의대가 찾는 모습의 학생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학교나 학원의 교육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여행이나 단체활동 등을 통해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우리 한인 2세들에게 아직도 꼭 필요한 일로 보인다.

[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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