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7일 화요일

GPA 상위 9% 들어야 UCLA 입학 가능


지난주 LA통합교육국(LAUSD) 소속 고등학교 행정관과 상담교사들이 UCLA 입학처에서 주최한 입학 토론회에 참석했다. 특별히 흑인 커뮤니티의 학부모위원회에서 참석해 UCLA의 입학 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LA 최고의 명문대에서 다양한 학생들에게 공정한 입학의 기회를 주고 커뮤니티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흑인 커뮤니티의 지도자와 고등학교 행정관을 초대하며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의 목적은 한 마디로 사회의 인재를 키우기 위한 대학 커뮤니티 노력의 일환으로, 고교 지도자들을 만나 그들의 대학 교육정책과 입학정책을 소개하고 현장에 있는 교육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더 많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싶은 것이다.

UCLA 입학 사정관으로부터 직접 대학입학 정책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들어보니 그들이 지양하는 교육정책이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미국의 교육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며 일선 교사로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학이 사회적인 책임을 들어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지도자들에게 다가가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명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UCLA 입학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입학요건은 대학 입학 요건의 11과목을 11학년 때까지 C학점 이상으로 이수해야하며, 학점은 3.0 이상이어야 하고, 학교 상위 9% (ELC)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SAT I 혹은 ACT시험을 치러야한다. SAT II 시험은 입학요건에서 제외되었다.

학비 문제에 관한 민감한 질문에는 4인 가족 기준으로 8만 달러 이하 소득 가정의 경우 대학 혹은 정부에서 주는 학비보조를 통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원칙에 입각하여 단지 학생의 점수와 숫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취 능력과 가능성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주어진 개인 상황을 충분히 참작한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 방침이다. 또한 학생 자신이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여 장애물을 어떻게 이겨냈는 지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의 SAT 점수와 AP 점수, 혹은 학업 외의 활동 역시 학생을 평가하는 하나의 잣대일 뿐 어느 한 곳에 치중됨 없이 모든 요건들을 참작한다.

그뿐 아니라 학생 개인의 리더십, 인격, 동기, 진취성 혹은 사회와 이웃에 대한 관심도를 보며 개인의 독특한 경험과 배경을 중요시한다. 즉 학생들의 학교 외 활동과 커뮤니티 봉사를 통해 학생 개인의 질적 혹은 양적 조건을 살펴보는 것이다.

개인 에세이에는 가정, 학교 그리고 커뮤니티가 자신의 꿈과 열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학생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성적이 우수한 위탁가정, 그룹 홈, 노숙자 혹은 마약과 알코올 중독 가정의 학생들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과 비교할 수 없기에 그들의 특별한 개인상황을 참작한다. 실제로 학생 중에 자신은 농구팀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부모님 모두가 늦게까지 일을 해서 자신이 어린 동생을 돌보고 숙제를 돌 봐줘야 했기에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농구부 활동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는 얘기를 개인 에세이를 통해 알리고 UCLA에 합격했다. 물론 성적이 매우 우수한 학생이었으나 다른 지원자에 비해 과외활동이나 봉사활동이 부족한 경우였다.

UCLA와 LAUSD는 파트너십을 통해 중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방과 후, 토요일 혹은 여름학기를 제공한다. 일대일 혹은 그룹 과외 수업이나 칼리지 세미나 혹은 멘토 프로그램을 수시로 열어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돕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 측에서 발표한 최신 통계를 보면 2014년 가을 신입생의 경우 가주 거주민의 합격률은 17%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아시안 학생의 합격률은 19%, 백인은 18%를 보였지만 히스패닉 학생은 12%, 흑인 학생의 합격률은 13%를 차지했다. 인 학생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합격률이 점차 비중을 차지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아시안 학생들의 합격률은 해마다 감소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통계와 맞물려 하버드대학에서도 올해 신입생 중 역대 가장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합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커뮤니티의 인재양성을 위한 1세대의 노력은 계속 이어져 왔다. 타인종과의 화합을 위해 타 커뮤니티와의 연대 봉사활동과 장학금 수여 등 정부와 커뮤니티 차원에서 다함께 잘 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나는 한편 드는 생각이 흑인이나 히스패닉의 합격률이 높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의 합격률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잠시 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경쟁 상대는 인종 간의 명문대 합격률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모두가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한 아낌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이때에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해야한다.

명문대 합격의 경쟁 상대는 타인종이 아닌 바로 나 자신임을 알고 부지런히 갈고 닦아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야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많이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며,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날기 위한 날갯짓을 멈춰서는 안 된다.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명문대 합격의 비결을 넘어 평생 살면서 힘써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명문대에서는 머리 좋은 인재를 찾음과 동시에 이웃과 사회를 위한 성숙한 인간을 찾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성숙한 인간이다.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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