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2일 목요일

수학 문이과 통합출제, 통합사회·과학 추가여부 쟁점

수학 분리출제하면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취지 훼손 불가피

통합사회·과학 출제 여부·방식도 의견 갈려


수능 앞두고 자율학습하는 고교생들

교육부가 11일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한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험영역(과목) 개편도 쟁점이다.

가장 큰 논의 과제는 수학을 현행처럼 가/나형으로 분리 출제할지 혹은 통합 출제할지,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어떻게 추가할지 등이다.

현행 수능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최대 2과목 선택), 제2외국어/한문 등 최대 7개 영역이다.

수학은 자연계열에 진학할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가형과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나형으로 분리돼 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3개 안을 제시했다.

1안은 현행 수능 시험영역에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단일과목으로 신설하는 대신, 기존에 탐구 선택과목 수를 기존 최대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방식이다.

탐구과목 종류는 사회탐구의 경우 현행처럼 9과목으로 하되, 과학탐구는 현행 8과목에서 심화과목 4과목(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화학Ⅱ)을 제외한다.

추가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수험 부담을 고려해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긴다.

이에 비해 2안은 수학 가/나형을 분리하지 않고 단일형으로 출제하는 방안이다.

통합사회는 사회탐구 선택과목 가운데 하나로, 통합과학은 과학탐구 선택과목 가운데 하나로 추가하는 방식이다.

3안은 현행과 똑같은 방식이다. 수학 가/나형이 분리되고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추가되지 않는다.



교육계에서는 수학 문·이과 통합의 경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분석했다.

수업방식과 교과서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정부는 앞으로 학생들이 문과와 이과를 나누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기초소양을 기르도록 했다.

하지만 수학의 경우 문·이과 구분이 대학 모집단위와 맞물려 있다.

수학 가/나형을 합쳐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치를 경우 시험범위가 기존의 문과 수학 쪽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되면 의·치·약대 쏠림 현상이 불 보듯 뻔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이 신입생을 '전공불문'으로 뽑는다면 모르지만 현 상황에서 수학을 통합 출제하면 이과 쏠림이 심해지고 문과는 경제·경영 등 일부 학과 외에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문·이과 통합'이라는 명제 성립에만 급급해 그냥 수학을 통합하면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현행 수학 시험 체제를 유지한다면 문·이과 분리를 공식적으로 폐지한 새 교육과정의 취지를 훼손하는 셈이 된다.

모든 고교 1학년생이 사회·과학분야 기초소양을 기르기 위해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른다는 교육과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출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8종에 달하는 통합사회·통합과학 검정교과서의 내용이 각각 다르고 내용의 깊이는 기초적인 수준이라해도 범위는 넓을 수 있어 수험부담이 상당히 늘어나며, 출제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융합 교과목의 특성상 객관식 시험을 치르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계에서는 새 교육과정의 특성을 반영한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넣지 않으면 이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 집중도가 떨어져 이 때문에 결국 교육과정과 입시가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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