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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가려면 대여섯 살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지만 요즘 대입제도 개편안을 보면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일곱 살 딸아이가 대학 갈 즈음엔 또 다른 개편안이 나올 텐데 지금 준비하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고요. 불안한 마음에 찾은 사교육기관도 저마다 중요시하는 부분이 달라, 듣고 있으면 지갑을 열게 하려는 상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학년마다 모두 다른 대입시험을 치러야 하는 이 나라 교육정책을 누가 믿고 따를까 싶네요.”
요즘 학부모 셋만 모이면 화제는 자연스레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교육의 목표가 사실상 대학 입학이다 보니 그 중심축인 대입제도가 크게 흔들릴 때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도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의 앞날을 생각하면 우울하다. 선배 엄마들에게 조언을 들으려 해도 학년에 따라 입시가 달라져 도움을 구할 수도 없다. 박씨는 “우리 때 입시 경험으로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고 사교육에 기대자니 교육정책이 들쭉날쭉해 딱히 믿을 만하지도 않다. 공부보다 아이의 적성을 살펴 잘하고 좋아하는 것 위주로 끌어줄 생각”이라며 다른 길을 선택했노라고 말했다.
최근 ‘애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물론 대입이 코앞인 중고교 학부모에 비해 시간 여유가 있는 미취학·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과거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불안한 미래 때문에 아이를 사교육시장에 밀어 넣기보다 공부 말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 딸을 두고 있다. 두 아이 모두 학업과 관련돼 다니는 학원은 영어와 수학이 전부다. 나머지는 학교 교과 과정만 성실하게 따라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남편이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교육비를 얼마든지 지출할 수 있지만, A씨는 아이들을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시장으로 내보내 주입식 교육을 받게 하는 것에 반대한다. 무엇보다 사교육을 시키더라도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는 게 A씨와 남편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그는 “아이를 서울대 혹은 의대에 보내려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대치동에 가야 하는 게 맞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매일같이 학원을 서너 군데 돌며 저녁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집에 와서도 숙제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엄마는 자기 삶도 없이 아이들을 학원까지 태워다 주느라 정신없고, 아이들은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공부하는 삶에 찌들어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싶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든, 예체능이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 “공부 잘한다고 성공하는 세상 아니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30대 주부 B씨는 사교육에 회의적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집에서 책만 읽어줬다. 현재는 영어학원에만 다니는데, 이마저도 아이가 갈 때마다 꺼리는 모습을 보여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남편이 내년 해외 발령을 앞둔 터라 알파벳은 익히고 가야 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중이라고. 딸아이는 학원보다 학교 수업을 즐거워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수영, 축구 수업을 매주 기다릴 정도다. 확실히 공부에는 흥미도, 소질도 없는 것 같아 B씨는 억지로 시킬 생각이 없다.
B씨가 아이 교육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본인이 혹독한 사교육시장을 경험한 탓도 있다. 그는 소위 말하는 ‘SKY’ 대학에 입학해 남편과 캠퍼스커플로 만나 결혼했다. 남편은 현재 대기업에 다니고, 자신은 공기업 연구직으로 일하다 임신 후 그만뒀다. 이들 부부는 유년기 때부터 부모 손에 이끌려 학원에 다닌 고통이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고 한다.
심지어 남편은 “과도한 주입식 교육은 아이들에게 정서적 학대”라고 말할 정도로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에 반대한다. B씨 역시 “공부로 입신양명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시대는 지났다.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해도 다시 자기 꿈을 찾아 떠나는 세상이다. 따라서 아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꽃을 좋아한다면 교육에 투자할 돈을 모아 꽃집이라도 차려주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3 “대학 서열화 사라져, 적성이 더 중요한 세상”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40대 워킹맘 C씨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의 진로를 일찌감치 정했다. 딸은 몇 해 전부터 키즈카페나 직업체험 키즈파크에 가면 늘 빵을 만드는 베이킹에 관심을 보였고 꼭 체험을 했다. 집과 학교에서도 따로 베이킹 관련 책을 찾아볼 정도였다. 딸은 학교에서 학업 성취도가 높고 공부도 곧잘 하는 편이지만 꿈이 파티셰로 굳은 지 오래다.
C씨가 아이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데는 사회 분위기 변화도 한몫했다. 대기업에 10년째 근무하는 그는 공채에서 대학 졸업장과 학과를 우선시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입사 조건과 지원자의 스펙이 다양화되고, 블라인드 면접도 일상화된 것을 경험했다. 대학 간판보다 개인의 경험과 역량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것을 느꼈고, 명문대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서울대 졸업장이 밥 먹여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공무원시험을 보겠다며 노량진으로 향하는 시대 아닌가. 적게 벌어도 자신의 행복을 좇아 삶의 질을 높이려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 아이도 학벌이나 돈, 명예를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았으면 싶다”고 말했다.
#4 “사교육 들어갈 돈, 아이 미래 사업자금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30대 주부 D씨.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지금까지 학원에 보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사교육이라고는 한글과 수학 학습지 2개가 전부다. 이마저도 입학해 배워도 된다며 느긋하게 생각하다 혹여나 아이가 무시당할까 봐 올해 초 시작했다. 아이는 공부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D씨는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도화지와 미술도구를 사준 뒤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끔 곁에서 조용히 지켜만 본다.
D씨 부부는 서울의 이름난 대학을 나왔지만 사교육에는 비관적이다. 특히 남편은 30여 년 전 지금의 메가스터디를 이끄는 손주은 사장에게 개인 과외를 받았을 정도로 학구열이 높은 집안에서 자랐지만,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는 교육 현실을 따라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들 부부가 아이 교육에 느슨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미래 사회는 지금과 또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D씨는 “현재 있는 직업의 80%가 바뀌거나 없어질 거라고 한다. 기업도 20~3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모른다. 또 1인 기업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고교생의 한 달 사교육비가 500만~ 1000만 원이라는데, 그 돈을 모아 차라리 아이가 진짜 원하는 일, 원하는 사업이 있으면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도기에 놓인 대입정책
자녀 교육에서 한 발 물러서겠다고 밝힌 학부모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교육정책과 사교육시장 양쪽을 모두 신뢰하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화했다. 하지만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한 정권은 없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과도한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해 만들어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조차 최근까지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며 비판받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정권교체 두 달 만에 교육부 주도 6대 국정과제를 포함한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교육부 국정과제는 △유아에서 대학까지 교육의 공공성 강화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 △교육의 희망 사다리 복원 △고등교육 질 제고 및 평생·직업교육 혁신 △미래교육 환경 조성 및 안전한 학교 구현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 등 총 6가지다. 6대 국정과제는 30개 부속 실천과제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고교 학점제 도입, 혁신학교 확대, 대입제도 개선 및 공정성 제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대입 지원 확대,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 등은 쟁점 사안이다(표1 참조).
이 가운데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대입제도다. 지난해 8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1년도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런데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수능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대했고, 해당 안은 1년 유예된 바 있다. 이후 7개월 동안 정책자문위원회 연구를 포함해 학생과 학부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4월에는 또 다른 대입 개편안이 발표됐다. 11일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초안’을 내놓으면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 결정권을 넘기겠다고 밝힌 것. 개편안에는 △선발방법 :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 간 적정 비율 논의 △선발시기 : 대학입시의 단순화 및 수시·정시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법 : 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수능 원점수제 등 3가지 핵심 쟁점이 포함됐다(표2 참조).
[출처 | 대한민국 정부 ‘100대 국정과제’, 교육부 인터넷 홈페이지]
이번 대입 개편안에는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온 몇 가지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개선 의지가 담겨 있다. 수시와 정시가 통합되면 수능을 기존보다 약 2주 앞당긴 11월 초 시행한 후 같은 달 20일쯤 성적을 발표하고 1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수시와 정시 선발을 동시에 하게 된다. 교육부는 수시·정시 통합으로 학생별로 총 6회 안팎의 대입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8학년도 기준으로 학생 인당 평균 대입 지원 횟수는 수시 4.6회, 정시 2.8회다.
또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교과, 학종, 수능, 논술, 특기자 전형 등 크게 5가지로 구분되는 대입전형을 논술, 특기자 전형을 폐지한 3가지로 간소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논술은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데다 학생의 사고력과 논리력은 면접에서 확인할 수 있어 필요성이 떨어지고, 특기자 전형 역시 수학과 어학 등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어 폐지하는 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교육부과 결정권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겼기 때문.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서 8월까지 시민들이 참여하는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리기로 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2022년 대입전형보다 고교학점제가 더 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교육부에 언론과 학부모, 수험생의 비난이 쏟아졌다. 교육부가 주체적으로 대입개혁을 이끌지 못하고 결정권을 외부 기관에 넘긴 점, 고입을 반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내신 비중을 결정하는 대입전형을 내놓지 못해 일반고와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입시 준비를 혼란스럽게 한 점, 지난해 반발이 심했던 수능 절대평가안이 또다시 선택지에 오른 점 등 때문이다.
특히 수능 평가방법을 놓고 보면 절대평가, 상대평가, 원점수제 부활 등 3가지는 지향점이 전혀 달라 이를 선택지에 한꺼번에 올려놓는 것은 교육부가 결과에 따른 비난의 화살을 국가교육회의에 돌리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전문가들도 교육부가 대입제도 확정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긴 것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 소장은 “교육부의 방향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개편안이다. 3가지 선택지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학부모의 대응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현재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결정이 빨리 나와야 고교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이번 발표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에서 대입제도 이외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교학점제다. 2022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2025년도 대입전형은 뿌리부터 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 고교학점제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어떤 수준으로 결정될지 전체적인 틀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 안 소장은 “고교학점제는 세계적으로 보면 보편화된 교육방식인데, 각 나라마다 상황에 맞게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큰 틀에서 보면 7차 교육과정에 나온 ‘학생선택형 교육과정’과 같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부작용 없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 그것에 맞게 대입전형도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2022년도 대입전형은 2025년도 대입전형의 변화를 앞두고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되, 이후 대입전형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잘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에 회의적인 학부모는 고교학점제, 수능 절대평가 등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그것이 학생의 성취도를 높이고,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입학해 원하는 공부를 하며,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는 방안이라면 나쁠 것이 없다는 쪽이다. 하지만 또 다른 시험이 등장할까 봐 우려스럽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이모 씨는 “아이가 공부 말고 예체능에 재능이 있거나, 집안에 돈이 많으면 공부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니면 공부를 포기하기란 어렵다. 그런데 공부도 100만 원짜리 과외를 받는 아이와 10만 원짜리 학원에 다니는 아이는 성적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해 사교육에 따른 변별력을 무력화할 계획이라면 이번 개편안에 어느 정도 찬성한다. 하지만 무력화된 수능 대신 변별력을 높이는 또 다른 시험을 마련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교육정책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피로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도 교육정책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이를 선거에 유리한 쪽으로 운용하려는 측면도 있어 논란이 과열되는 형국이다.
교육정책만큼 우리 사회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학연과 지연이 사회적 성공을 담보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오히려 인사 청탁이나 불합리한 선발 과정이 집중 포화를 맞는 시대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눈을 뜬 일부 학부모는 명문대 간판, 과도한 사교육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가고 있다.
전남 담양군의 한 유치원생들이 야외체험 학습을 나가 즐거워하고 있다.
결국 부모의 교육철학이 중요한 시대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부모의 확고한 철학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 연구소장은 “초등 저학년, 미취학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 삶의 질, 행복 등을 추구하는 쪽으로 흐름이 변해가고 있다. 이는 부모들이 억지로 공부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중에도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져 사교육에 편입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저학년 때 부모가 명확한 원칙과 철학을 다잡아야 흔들리지 않고 자녀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부모가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으로 아이를 키운다고 해서 그들에게 경쟁사회로부터 벗어나라고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시대는 기본적으로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같은 진로를 목표로 하는 많은 경쟁자와 어느 시점, 상황에서는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아이가 중심을 잡고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법도 부모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박 소장은 “우리 사회의 경쟁은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그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모두 다 잘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는 굉장히 불필요한 방법이다. 만약 아이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서 재능을 발현시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서열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명문대로 가는 막차를 타려고 안간힘을 쓸 것인지, 아니면 아이의 경쟁력을 키워 다른 길로 가게 할 것인지 부모가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지도해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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