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22% 차지한 유대인들
미래 설계하는 능력 키우기 집중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개인 12명 중 절반인 6명이 유대계다. 노벨상에서 유대계의 강세는 지난해뿐이 아니다. 유대계는 전 세계 인구의 0.2%(약 13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까지 노벨상 수상자의 22%(195명)를 차지했다. 이런 성과의 비결로 유대인의 교육법을 꼽는 학자가 많다.
이스라엘에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사가 꿀로 알파벳을 써 아이들에게 핥게 한다. 배우는 게 재미있다고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도서관에서 그날 읽을 책 3권을 대출하는 것인데, 학기말이면 독서카드를 부모에게 전달한다. 부모는 아이가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끊임 없는 대화는 가장 독특한 교육법이다. 식사 때는 물론이고 부모와 자녀의 토론이 일상화돼 있다. 원하는 물건을 사주지 않을 때도 끈질기게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유대인들은 ▶학습 내용보다 학습 자체를 좋아하게 하고 ▶아이의 관심을 알고 잠재력을 키워주는 길을 모색하며 ▶토론을 통해 머리를 쓰게 교육하고 있다. 국내에 ‘자기주도학습’이란 용어를 소개한 송인섭(교육심리학)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국 부모들은 ‘학원 가라, 커서 의사 돼라’고 지시하지만 유대인들은 아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교육업체 진학사가 주최한 학부모 특강에서 송 교수는 “과거엔 성적 1, 2점 차이로 개인의 미래가 결정됐지만 지금은 창의적 리더가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며 “부모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한국 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의 욕심이 앞서면 아이가 자생력을 기를 수 없다”며 “앞으로는 대학 입시에서도 왜 해당 학과를 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흥미를 살피고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초·중·고생은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으면서 그곳 숙제를 하기 바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서울지역 고2 학생 1165명의 중1~고2 내신 성적을 추적한 결과 4년 이상 과외·선행학습을 계속한 학생이어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효과가 떨어져 전혀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 간에는 성적 역전 현상도 관찰됐다. 송 교수는 “입시 부담감이 늘어나면 자기주도적 학습 의지도 강해지는데 선행과외 집단은 의존적인 학습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진학사가 고1 때 성적 중·하위권이었다가 고3 때 상위권으로 오른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사교육을 제외하고 스스로 공부한 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이었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송 교수는 자녀가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부모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선 한국 부모들은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너처럼 공부하는 애는 없어’라며 남과 비교하거나 습관적으로 ‘너 또 학교에서 말썽 피웠지’ 같은 말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아빠 월급의 3분의 2를 네 학원비로 쓰느라 엄마 옷도 세탁소에 못 맡긴다’고 말하면 아이는 학원에 가서 딴 생각만 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내버려 둬선 절대 안 된다. 학습 행동의 출발점을 아이가 갖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TV를 보는 아이에게 “들어가 공부하라”고 하는 대신 “뭐 할 일 없니?”처럼 스스로 시작하게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학원에 안 다녀야 하는 게 아니라 그에 의존해 끌려다녀선 학습 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부모가 ‘지시’에서 ‘지원’으로 자세를 바꾼 다음에는 아이들에게 자기주도학습 방안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송 교수는 학원 공부에만 매달리던 학생,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학생 등 서울지역 중2 학생 6명을 대상으로 2년간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습 동기를 찾게 하고 ▶수업내용 정리 등 공부법을 알려주며 ▶셀프 학습 다이어리를 통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특성과 무관하게 성적 향상 효과가 났고 아이들의 자기주도능력도 공통적으로 향상됐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선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부모가 관찰하는 게 우선이다. 아이에 대해 파악한 뒤 마음에 둔 장래 희망이 있는지, 그걸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대화를 나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하기 쉬운데 나무라는 대신 쉬운 과제를 완수하며 성공의 맛을 느낄 기회를 준다. 송 교수는 “산만한 학생은 공부 양을 늘리기보다 학습의 우선 순위를 스스로 정하게 한 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끝낼 때까지만 책상에 앉아 있도록 하면 점차 달라진 모습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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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사가 꿀로 알파벳을 써 아이들에게 핥게 한다. 배우는 게 재미있다고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도서관에서 그날 읽을 책 3권을 대출하는 것인데, 학기말이면 독서카드를 부모에게 전달한다. 부모는 아이가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끊임 없는 대화는 가장 독특한 교육법이다. 식사 때는 물론이고 부모와 자녀의 토론이 일상화돼 있다. 원하는 물건을 사주지 않을 때도 끈질기게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유대인들은 ▶학습 내용보다 학습 자체를 좋아하게 하고 ▶아이의 관심을 알고 잠재력을 키워주는 길을 모색하며 ▶토론을 통해 머리를 쓰게 교육하고 있다. 국내에 ‘자기주도학습’이란 용어를 소개한 송인섭(교육심리학)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국 부모들은 ‘학원 가라, 커서 의사 돼라’고 지시하지만 유대인들은 아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교육업체 진학사가 주최한 학부모 특강에서 송 교수는 “과거엔 성적 1, 2점 차이로 개인의 미래가 결정됐지만 지금은 창의적 리더가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며 “부모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한국 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의 욕심이 앞서면 아이가 자생력을 기를 수 없다”며 “앞으로는 대학 입시에서도 왜 해당 학과를 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흥미를 살피고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초·중·고생은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으면서 그곳 숙제를 하기 바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서울지역 고2 학생 1165명의 중1~고2 내신 성적을 추적한 결과 4년 이상 과외·선행학습을 계속한 학생이어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효과가 떨어져 전혀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 간에는 성적 역전 현상도 관찰됐다. 송 교수는 “입시 부담감이 늘어나면 자기주도적 학습 의지도 강해지는데 선행과외 집단은 의존적인 학습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진학사가 고1 때 성적 중·하위권이었다가 고3 때 상위권으로 오른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사교육을 제외하고 스스로 공부한 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이었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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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교수는 자녀가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부모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선 한국 부모들은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너처럼 공부하는 애는 없어’라며 남과 비교하거나 습관적으로 ‘너 또 학교에서 말썽 피웠지’ 같은 말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아빠 월급의 3분의 2를 네 학원비로 쓰느라 엄마 옷도 세탁소에 못 맡긴다’고 말하면 아이는 학원에 가서 딴 생각만 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내버려 둬선 절대 안 된다. 학습 행동의 출발점을 아이가 갖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TV를 보는 아이에게 “들어가 공부하라”고 하는 대신 “뭐 할 일 없니?”처럼 스스로 시작하게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학원에 안 다녀야 하는 게 아니라 그에 의존해 끌려다녀선 학습 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부모가 ‘지시’에서 ‘지원’으로 자세를 바꾼 다음에는 아이들에게 자기주도학습 방안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송 교수는 학원 공부에만 매달리던 학생,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학생 등 서울지역 중2 학생 6명을 대상으로 2년간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습 동기를 찾게 하고 ▶수업내용 정리 등 공부법을 알려주며 ▶셀프 학습 다이어리를 통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특성과 무관하게 성적 향상 효과가 났고 아이들의 자기주도능력도 공통적으로 향상됐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선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부모가 관찰하는 게 우선이다. 아이에 대해 파악한 뒤 마음에 둔 장래 희망이 있는지, 그걸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대화를 나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하기 쉬운데 나무라는 대신 쉬운 과제를 완수하며 성공의 맛을 느낄 기회를 준다. 송 교수는 “산만한 학생은 공부 양을 늘리기보다 학습의 우선 순위를 스스로 정하게 한 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끝낼 때까지만 책상에 앉아 있도록 하면 점차 달라진 모습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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