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똑' 소리 나게 키운 이야기만큼 부러운 게 또 있을까.
요즘 엄마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엄마들의 유형은 두 가지다. 아이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디자인하는 '알파맘'과 아이 스스로 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베타맘'. 그리고 엄마들은 두 가지 길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과연 어떤 엄마가 돼야 할까.
알파맘 "아이 재능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
딸 이혜진(13·대구 도원중1)양을 영어 영재로 키운 전병애(41)씨는 강력한 '영어 알파맘'이다. 혜진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토익 시험에서 945점, 특히 듣기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전씨의 '엄마표' 영어교육은 태교에서부터 시작됐다. 임신 기간 내내 2만2000단어가 실린 영어단어집을 외웠고, 젖을 먹이면서도 영어동화책을 읽어줬다. 색도화지로 영어단어카드를 만들어 벽에 붙여놓거나 갖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도왔다. 영어동화책은 항상 가지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읽어줬다.
원어민 선생님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구했다. 집 근처 영어학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강사들을 눈여겨본 뒤, 길에서 마주쳤을 때 혜진이와 함께 말을 걸어 집으로 초대했다. 정성껏 만든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씨의 정성에 감동한 외국인들은 기꺼이 찾아와 '영어 친구'가 돼줬다. 나중에는 혜진이 스스로 영어책을 읽으면서 외국인과의 대화거리를 찾아내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서 회화실력이 몰라보게 늘었다.
전씨는 혜진이가 학교에 간 동안, 영어 단어장을 만든다. 교과서에 나온 단어와 뜻을 쓴 뒤 단어가 들어간 예문, 반대말, 관련 숙어까지 적는다.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단어장을 보면 아이가 엄마의 정성을 느낀다"며 "반드시 엄마도 함께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중2 딸을 키우고 있는 김경혜(40)씨는 "아이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영어, 발레, 수영, 피아노, 바이올린, 해금, 그림 등 다양한 것을 배우게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 그 중에서 아이가 소질을 보이는 1~2개만 골라 꾸준히 가르치자는 계획이었다. 김씨는 인터넷, 학부모 모임, 친인척, 학교 동창 등 인맥을 총동원해 정보를 모았다. 이를 토대로 5세부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12세까지 7년간의 교육 계획을 세웠다.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가르치기 위해 신발이 닳도록 발품을 팔았다. 단,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 전에는 반드시 아이와 상의했다. 무엇이든 억지로 시키다가는 돈과 시간만 낭비하고 자칫 아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획은 엄마가 세우지만, 실제로 실천하고 배우는 사람은 아이에요. 그만큼 아이의 의지가 중요해요. 진정한 '알파맘'이 되고 싶다면 아이를 잘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습관부터 기르세요."
요즘 엄마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엄마들의 유형은 두 가지다. 아이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디자인하는 '알파맘'과 아이 스스로 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베타맘'. 그리고 엄마들은 두 가지 길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과연 어떤 엄마가 돼야 할까.
알파맘 "아이 재능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
딸 이혜진(13·대구 도원중1)양을 영어 영재로 키운 전병애(41)씨는 강력한 '영어 알파맘'이다. 혜진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토익 시험에서 945점, 특히 듣기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전씨의 '엄마표' 영어교육은 태교에서부터 시작됐다. 임신 기간 내내 2만2000단어가 실린 영어단어집을 외웠고, 젖을 먹이면서도 영어동화책을 읽어줬다. 색도화지로 영어단어카드를 만들어 벽에 붙여놓거나 갖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도왔다. 영어동화책은 항상 가지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읽어줬다.
원어민 선생님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구했다. 집 근처 영어학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강사들을 눈여겨본 뒤, 길에서 마주쳤을 때 혜진이와 함께 말을 걸어 집으로 초대했다. 정성껏 만든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씨의 정성에 감동한 외국인들은 기꺼이 찾아와 '영어 친구'가 돼줬다. 나중에는 혜진이 스스로 영어책을 읽으면서 외국인과의 대화거리를 찾아내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서 회화실력이 몰라보게 늘었다.
전씨는 혜진이가 학교에 간 동안, 영어 단어장을 만든다. 교과서에 나온 단어와 뜻을 쓴 뒤 단어가 들어간 예문, 반대말, 관련 숙어까지 적는다.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단어장을 보면 아이가 엄마의 정성을 느낀다"며 "반드시 엄마도 함께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중2 딸을 키우고 있는 김경혜(40)씨는 "아이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영어, 발레, 수영, 피아노, 바이올린, 해금, 그림 등 다양한 것을 배우게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 그 중에서 아이가 소질을 보이는 1~2개만 골라 꾸준히 가르치자는 계획이었다. 김씨는 인터넷, 학부모 모임, 친인척, 학교 동창 등 인맥을 총동원해 정보를 모았다. 이를 토대로 5세부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12세까지 7년간의 교육 계획을 세웠다.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가르치기 위해 신발이 닳도록 발품을 팔았다. 단,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 전에는 반드시 아이와 상의했다. 무엇이든 억지로 시키다가는 돈과 시간만 낭비하고 자칫 아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획은 엄마가 세우지만, 실제로 실천하고 배우는 사람은 아이에요. 그만큼 아이의 의지가 중요해요. 진정한 '알파맘'이 되고 싶다면 아이를 잘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습관부터 기르세요."
베타맘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조력자"
고1 아들을 키우는 이화여대 남영숙(47) 교수는 느긋한 베타맘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레고 모형 만들기를 하면서 마음껏 놀게 했다. 학원 대신 전시회와 공연장을 찾아 다녔고,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더 중시했다. 학원을 너무 멀리한 나머지 아이가 먼저 '학원에 좀 보내 달라'고 했을 정도. 지난 여름방학부터는 처음으로 학원(미술)에 보내고 있다. 아이가 '픽사(Pixar)' 전시회에 다녀온 온 뒤, 미술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느긋한 엄마 탓에 학교 성적은 저조한 편이지만, 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인생의 목표를 조금씩 구체화하면서 아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아이는 엄마 마음대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은경(43)씨는 올해 14세, 12세인 두 아이를 모두 공동육아로 길렀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자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물론, 요즘 엄마들이 '필수'로 여기는 미술, 음악, 운동 등도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보낸 후에도 수학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답을 해주는 정도 외에는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베타맘이라고 해서 무조건 '학원 반대'를 외치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학원이라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각의 장단점이 드러나지 않는 초등 시기에 학원으로 내몰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알파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 맹목적으로 자녀교육에 올인해서는 안 되지만, 부모가 적당한 울타리를 쳐주고 시기 적절한 도움을 주는 일은 필요하다고 여긴다. 이씨는 "알파맘이든 베타맘이든, 엄마가 목표와 소신을 갖고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마학교' 운영자 서형숙씨(50)는 '대한민국 대표 베타맘'이라 부를 만하다. 그녀는 "제철과일이 있듯, 교육에도 제철(적기)교육이 있다"고 강조한다. 신나게 뛰어 놀며 체력과 인성을 길러야 하는 유아·초등 시기에 학원가를 떠돌며 공부에만 매달려는 안 된다는 말이다. 서씨는 초등학교 내내 아이들에게 선생님 열심히 쳐다보기, 숙제 성실히 하기 등 기본만을 강조했다. 수학시험에서 50점을 받고, 반에서 꼴찌를 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는 부족하고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라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면 지금 당장 아이의 성적이 나빠도 화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왜 이것 밖에 못하느냐"며 화를 내기보다 "괜찮다"며 웃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한 것이다.
서씨는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는 엄마들에게 "오늘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미래가 행복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지금 이 순간을 아이에게 '천국'으로 만들어 주세요. 엄마들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핸드백부터 던져놓고 쉬듯이, 아이에게도 쉴 시간을 주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기까지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길 바라요."
조선일보
성장하도록 돕는 조력자"
고1 아들을 키우는 이화여대 남영숙(47) 교수는 느긋한 베타맘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레고 모형 만들기를 하면서 마음껏 놀게 했다. 학원 대신 전시회와 공연장을 찾아 다녔고,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더 중시했다. 학원을 너무 멀리한 나머지 아이가 먼저 '학원에 좀 보내 달라'고 했을 정도. 지난 여름방학부터는 처음으로 학원(미술)에 보내고 있다. 아이가 '픽사(Pixar)' 전시회에 다녀온 온 뒤, 미술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느긋한 엄마 탓에 학교 성적은 저조한 편이지만, 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인생의 목표를 조금씩 구체화하면서 아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아이는 엄마 마음대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은경(43)씨는 올해 14세, 12세인 두 아이를 모두 공동육아로 길렀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자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물론, 요즘 엄마들이 '필수'로 여기는 미술, 음악, 운동 등도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보낸 후에도 수학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답을 해주는 정도 외에는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베타맘이라고 해서 무조건 '학원 반대'를 외치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학원이라면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각의 장단점이 드러나지 않는 초등 시기에 학원으로 내몰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알파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 맹목적으로 자녀교육에 올인해서는 안 되지만, 부모가 적당한 울타리를 쳐주고 시기 적절한 도움을 주는 일은 필요하다고 여긴다. 이씨는 "알파맘이든 베타맘이든, 엄마가 목표와 소신을 갖고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마학교' 운영자 서형숙씨(50)는 '대한민국 대표 베타맘'이라 부를 만하다. 그녀는 "제철과일이 있듯, 교육에도 제철(적기)교육이 있다"고 강조한다. 신나게 뛰어 놀며 체력과 인성을 길러야 하는 유아·초등 시기에 학원가를 떠돌며 공부에만 매달려는 안 된다는 말이다. 서씨는 초등학교 내내 아이들에게 선생님 열심히 쳐다보기, 숙제 성실히 하기 등 기본만을 강조했다. 수학시험에서 50점을 받고, 반에서 꼴찌를 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는 부족하고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라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면 지금 당장 아이의 성적이 나빠도 화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왜 이것 밖에 못하느냐"며 화를 내기보다 "괜찮다"며 웃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한 것이다.
서씨는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는 엄마들에게 "오늘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미래가 행복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지금 이 순간을 아이에게 '천국'으로 만들어 주세요. 엄마들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핸드백부터 던져놓고 쉬듯이, 아이에게도 쉴 시간을 주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기까지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길 바라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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