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입사관 전형, 오해와 이해

입학사정관 전형(이하 '입사관 전형')은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지난 2008년 시범 도입한 이해 올해로 6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입사관 전형 하면 '특기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 제도'란 애매모호한 개념을 떠올린다. 대학별 입학사정관이 전국 고교를 순회하며 특강을 열고 있긴 하지만 대다수 고교가 입사관 전형보다 교과목 지도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입사관 전형이 궁금한 학생과 학부모는 어쩔 수 없이 사교육 기관과 인터넷 커뮤니티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결국 정보량이 턱없이 부족한 지원자 상당수가 변별력 없는 포트폴리오를 제출, 입사관 전형에서도 내신 성적이 당락을 가르는 사태가 종종 빚어진다.

지난해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입학사정관제 안내'란 책자를 제작,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입사관 전형에선 단순히 내신·수능 성적이 높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입사관 전형 자체가 '학생의 능력은 정형화된 공식과 기계적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는 것'이란 배경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입사관 전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종합적·다면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에 따르면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지원자 가능성 판단 기준은 △학업 능력 △교내·외 활동 참여도 △교육·사회·문화 경험 여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 여부 △글로벌 리더로서의 가능성 등 크게 다섯 가지다. 따라서 서울대 입사관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두루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대다수 대학이 서울대 방향을 좇는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 입사관 전형 응시생의 준비 요령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별 입학사정관은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교과 이수 현황 △학년별 교과 성적 △지원 분야 관련 교과 이수 내역 △지원 분야 관련 학업 활동과 성취 결과 △봉사(공동체) 활동 등을 평가하게 된다.

 
얼마 전, 입사관 전형 존폐 논란이 뜨거웠다. 대다수 입시 전문가는 '입사관 전형은 각 대학이 오랜 시간을 들여 정착시킨 만큼 당장 폐지되지 않을 것'이란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다만 기존 입사관 전형의 약점이 대폭 수정될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한층 강화될 요소로 꼽히는 건 '면접'이다. 일단 각 대학은 지원자가 제출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후 자료 내용과 지원자 성향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면접 강도를 높일 게 분명하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과학 분야와 관련, 심도 있는 질문 항목이 늘 수도 있다.

입사관 전형은 기존 대학 입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동시에 다양한 특기를 지닌 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관문을 넓혀준 제도다. 매년 수많은 수험생을 접하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내신 관리나 특기 개발보다 선행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진화를 거듭하는 입시 제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수시, 특히 입사관 전형에 좀 더 꼼꼼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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