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구글 in Science













지난 2007년 유명한 연구가 있다. 구글의 비영리 자회사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는 공중보건전문가들과 전염병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중 독감에 대한 검색어를 분석했다. 사람들이 ‘독감’을 검색할 때 실제로도 ‘독감’이 퍼졌을 가능성이 높은지 확인해본 것이다. 그 결과 매년 독감철마다 특정 검색어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검색어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독감 환자
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구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구글 독감 트렌드’ 결과를 발표했다.

CDC가 독감 데이터를 집계하는 데 1~2주 걸렸다면 구글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I ♥ Data’ 구글 본사를 돌아다니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주간 인기 검색어 등은 검색엔진이라면 집계, 가공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가치있는 연구나 실험에 적용하겠다는 발상을 갖기란 쉽지 않다. 구글 데이터 과학은 이제 ‘네트워크 의학’ 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구글을 이용한 네트워크 의학에 큰 관심을 지닌 전주홍 서울대병원 생리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구글의 데이터 과학이 의학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독감 트렌드는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요.
구글은 검색 키워드가 어느 지역에서 가파르게 상승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고열, 발열, 기침, 가래 등 독감과 관련해 검색한 키워드를 집계하는 것이지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실제 데이터와 구글 검색패턴 데이터가 상당히 유사했어요. 실시간으로 독감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 수 있게 된 셈이죠.

데이터 과학이 의학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바탕은 무엇인가요.
인간 게놈을 분석하면 데이터 용량이 약 5테라바이트(TB)가 나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데이터 생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소수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독점했습니다. 지금은 500~600만 원 정도면 사람 한 명의 유전자 분석이 가능합니다.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할 것인가가 이슈입니다.

실제로 진행된 재미있는 연구가 있나요.
최근 연구자들은 폐암 환자의 유전자 발현 패턴과 신약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위궤양 치료제로 쓰는 ‘씨메티딘’이라는 약물이 폐암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물 실험을 했더니 실제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의사가 10~15년간 약물을 투여하면서 효과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앞으로 구글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사실 의학과 구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약합니다. 구글은 일반인이 많이 활용하면서 나오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의료의 사회적 현상, 사회심리학적 측면은 잘 반영해줄 수 있습니다. 질병 검색 패턴이나 의료비 지출 등 의료의 사회적 영역에서 구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마운틴뷰 구글 메인 빌딩에 들어서면 고해상도 대형 스크린과 조작 장치를 볼 수 있다. 지구와 달, 화성의 곳곳을 원하는 해상도의 위성사진으로 볼 수 있는 ‘구글 어스’ 체험 공간이다. 실제로 조작해 보니 우리 집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몇 초 간의 조작으로 대형 스크린에 뜬 집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런데 구글 어스는 그저 신기하기만 한 걸까.

지난해 8월 구글 어스는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2곳을 발견했다. 미국 고고학자 마이콜이 지난 10년간 구글 위성으로 사진 피라미드를 수색한 결과였다.

구글어스를 이용해 지상 뿐 아니라 지하의 지형 등을 살펴가며 위성사진을 검토하다가 거대한 흙무더기를 발견한 것. 고고학자들은 기존 피라미드의 3배 가까이 되는 규모일 것으로 추측했다.

고고학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고대 피라미드가 구글 어스에 의해 발견됐다며 발굴 작업에 대대적으로 착수했다.

구글 어스의 활약은 지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화성 표면을 촬영한 사진에서 기찻길과 역처럼 보이는 물체가 발견됐다. 구글이 NASA와 협력해 만든 화성 지도를 통해 발견한 이 물체는 아마추어 화성 연구자가 공개했다. 정확하게 어떤 물체인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구글 어스의 활약은 지구를 넘어 우주 행성까지 종횡무진이다.
실제로 메인 빌딩에 있는 체험 공간에서도 지구와 달, 화성, 태양계까지 생생하게 이미지로 볼 수 있다. 구글 어스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구글 잇!’ 구글에 가면 모든 정보가 있다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구글의 데이터 과학은 이제 ‘사람들이 딱 원하는 만큼, 딱 원하는 정보를, 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컴퓨터·휴대전화·안경·자동차·신발 등 다양한 도구로, 심지어 화성에까지’ 통하기를 꿈꾼다. 수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광적인 존중, 그리고 끝없는 혁신과 연구 열정이 가져온 결과다.

2013년 현재, ‘구글 잇!’이 아닌 ‘구글 사이언스’가 꿈틀대고 있다.
그 끝은 과연 어디일까.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