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KAIST입학사정관전형 “‘영재선발’ 부담감 떨치고 ‘나’를 설명하세요”

KAIST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장추천전형’은 △학업에 대한 열정 △학교생활의 충실성 △KAIST에 진학하려는 의지를 두루 갖췄다고 판단해 학교장이 추천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업 역량과 이공계 분야 적합성,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130명 정원에 672명이 지원, 5.17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 전형에서 윤 씨가 최종 합격한 비결을 정자호 KAIST 입학사정관에게서 들었다.


일반계고 학생다운 자기소개서에 ‘점수’

KAIST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 중 상당수는 고교생 수준을 크게 넘어서거나 지나치게 학술적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술하면서 지망전공에 대한 이해도와 열의를 어필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 입학사정관은 “윤 씨의 경우 아버지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 발암 유전자나 종양 억제 유전자를 공부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암 치료제 연구자가 되는 꿈을 갖게 됐다는 스토리에서 고교생다운 지원동기를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 입학사정관은 ‘배려, 나눔 실천사례’를 기술하도록 한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윤 씨의 영어구사 능력이 자연스레 강조된 것에 주목했다는 설명. 정 입학사정관은 “대체로 과학실험 경험이 풍부한 KAIST 지원자들은 과학실험을 할 때 팀워크가 잘 이뤄지도록 ‘조정자’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배려심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국 규모 영어토론대회에 ‘팀워크’를 배웠다고 한 윤 씨의 에피소드는 일반계고 학생다운 진정성 있는 면모와 외국어에서의 강점을 두루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집착력’ 보여준 암 탐구… 연구자 자질 보여


자신이 창의적 과학기술 인재임을 자기주도적 활동·경험으로 보여 달라는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상당수 KAIST 지원자는 혼자의 힘으로 탐구한 과정을 부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학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만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한 스토리가 학문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

윤 씨는 어땠을까. 정 입학사정관은 윤 씨가 자기소개서에서 “선생님께 죄송스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여쭤봤다”고 표현했듯이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암 관련 유전자를 탐구한 모습에서도 능동적인 자세와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배려·봉사하는 과학자’ 인재상에 부합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윤리와 인성이 점차 중요시되는 만큼 청년 과학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지원자가 지닌 휴머니즘은 학문적 전문성 못지않게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윤 씨의 경우 성적대와 계열이 다른 친구와 함께 3년간 꾸준히 공부한 일화에서 연구자에게 필요한 인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게 정 입학사정관의 평가.

정 입학사정관은 “자신의 비해 성적이 많이 뒤처지는 친구의 공부를 돕다보니 자신의 실력도 더욱 성장했다는 윤 씨의 이야기는 학생다움과 성실함이 모두 묻어나는 대목”이라면서 “윤 씨의 이 같은 모습은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자신 주변을 배려하는 과학자’를 키워내고자 하는 KAIST의 인재상에도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입학사정관은 “KAIST 재학생들은 공부와 연구에만 몰입할 것 같은 인식과 달리 역동적인 대학생활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일반계고 학생도 ‘영재성’을 평가받는다는 괜한 부담감은 떨치고 윤 씨처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합격의 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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