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혁신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
"1965년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반도체칩의 용량이 매년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반도체칩 하나의 용량은
무려 270억배 늘었습니다. 이런 급진적인 발전 속도가 이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로봇에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세계적 미래학자이자 혁신 기업가인 피터 디아만디스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 대학 공동 설립자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 열린 '싱귤래리티대학 연례포럼 2018' 개막식에서 "미래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오고 있고,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특이점도 점점 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아만디스는 "당초 특이점을 2045년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젠 2035년이면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싱귤래리티대학은 2007년 디아만디스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구글, 미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NASA 에임스센터 내에 설립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에 대응하고 이에 걸맞은 기업가를 키워내겠다는 취지였다. 디아만디스와 커즈와일은 물론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등 최고의 기업가와 과학자들이 강사로 나서면서 창업과정, 최고경영자과정 등에 전 세계 기업가와 관료,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올해 연례 포럼에도 64국에서 1600여명이 참석했다.
- ▲ 피터 디아만디스 싱귤래리티대학 공동 창립자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싱귤래리티대학 연례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기술의 발전 속도가 계속 빨라지면서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2035년이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싱귤래리티대학
이렇게 상품·서비스 가격이 급락하는 시대에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디아만디스는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변화를 주도하려면 눈을 깜박여서도 안 될 정도로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규 시장을 개척해야 하며, 특히 내년부터 상용화되는 5G(5세대) 통신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5G는 현재의 통신기술인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20~100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38억명이 인터넷과 모바일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5G 상용화로 2025년에는 전 세계 80억명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결된다"면서 "무려 42억명의 신규 고객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새로운 고객에 적합한 서비스나 상품을 먼저 내놓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디아만디스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남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에 도전하고 더 높은 목표를 가져야 한다"면서 "재난 방지, 에너지, 보안, 교육 같은 인류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곧 가장 큰 사업 기회"라고 말했다. 또 "이런 문제의 해법은 기존 방식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사고를 해야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의 미래 전망이 지나친 기술 낙관주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고민해야겠지만, 기술의 도입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이점(特異點·Singularity)
컴퓨터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시점. 2005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주창한 개념으로 커즈와일은 2045년에 특이점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커즈와일은 이 시기가 되면 인간의 뇌에서 기억만 꺼내 로봇이나 새로운 신체로 옮겨 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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