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0일 수요일

'페인트' 칠하기만 해도 온도 6도 낮춰

美 연구진, 냉방 페인트 개발
페인트 내부에 박힌 공기방울이 적외선 등 햇빛의 99.6% 반사
 

미국 연구진이 햇빛 에너지를 대부분 차단하는 페인트를 개발해 건물의 냉방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유안 양 교수는 지난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건물에 바르면 햇빛의 거의 모든 파장을 반사해 표면온도를 섭씨 6도까지 낮추는 페인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고분자 물질을 아세톤에 녹인 후 물을 첨가했다. 이 상태로 벽에 바르면 아세톤이 먼저 증발한다. 이로 인해 고분자 물질과 물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페인트 내부에 미세한 물방울들이 생겨난다. 나중에 물마저 증발하면 페인트는 무수히 많은 공기 방울들이 연결된 스펀지 구조가 된다.
▲ 표면을 흰색 냉방 페인트로 칠하면 햇빛을 효과적으로 반사할 수 있다(왼쪽 사진). 적외선 카메라로 보면 냉방 페인트 부분이 주변보다 6도까지 온도가 낮게 나온다(오른쪽). /미 컬럼비아대
페인트 내부에 박혀 있는 공기 방울들은 햇빛의 99.6%를 반사한다. 이로 인해 페인트는 하얗게 보인다. 얼음은 빛이 투과해 투명하지만 빙수를 만들려고 갈아 버리면 공기가 들어가면서 빛을 반사해 하얗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붕이나 옥상에 칠하는 기존 흰 페인트는 가시광선만 80% 차단하지만 이번 냉방 페인트의 공기 방울은 가시광선은 물론 자외선과 적외선까지 반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냉방용 햇빛 반사재들이 잇따라 개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냉방비를 15% 절감할 수 있는 자외선과 적외선 반사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호주 과학기술대 연구진도 표면온도를 3~6도 낮추는 고분자 반사재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필름 형태여서 타일이나 지붕널을 만들 때 추가할 수는 있지만 기존 건물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컬럼비아대의 반사재는 일반 페인트처럼 굴곡이 많은 곳에도 쉽게 바를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