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6개의 C’가 필요합니다. 호기심(Curiosity)과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과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과 연속(Continuation)입니다.”
1일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부터 추구해 온 삶의 가치라고 말한 ‘여섯 개의 C’다.
제임스 P 앨리슨(70)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교수와 함께 수상자가 된 혼조 교수는 ‘면역(免疫)’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우리 몸에서 T세포(면역에 관여하는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단백질 ‘PD1’의 존재를 발견, 항암 치료 신약 옵디보의 개발에 공헌했다.
옵디보는 혼조 교수가 찾아낸 PD1의 작용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속지 않고 공격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다.
"대학 친구 죽음으로 암 관련 연구에 관심"
1942년 교토시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엔 천문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인 할아버지·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결심하고 교토대 의학부에 진학했다.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가 카네기 연구소와 국립위생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면역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이후 일본에 돌아와 1979년 37세의 나이로 오사카(大阪)대 교수에 취임했으며 1984년 교토대 교수가 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가 면역 연구를 통한 암 극복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동급생의 죽음이었다. 친구가 젊은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며 ‘언젠가 암 문제에 관련한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는 또 기초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무엇이 올바른지 모른 채 (기초 연구를 하지 않고) 모두 응용만 하려는 것은 넌센스”라며 “더 예산을 뿌려서 젊은이 등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당부했다.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24명? 26명?
혼조 교수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1일 일본은 축제 분위기였다. 신문은 호외를 발행하고 방송은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며 2016년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일본 도쿄공대 명예교수의 생리의학상 수상 이후 2년 만의 일본인 노벨상 수상을 축하했다.
1987년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찰스 존 페더
한편 이날 각 언론들이 공개한 역대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의 숫자는 24명, 혹은 26명으로 혼선을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혼조 교수를 포함해 일본 국적을 가진 노벨상 수상자는 총 24명(물리학상 9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이다.
2008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 시카고대 명예교수와 2014년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일본계 미국인이다. 26명이란 집계는 이들을 포함한 것.
슨은 어머니가 일본인이었고, 2017년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에서 태어나 6세에 영국으로 이민 간 일본계 영국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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