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도 거대한 파도의 일부다
바람과 지진, 기조력에 의해 들썩인 바다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시 지구중심 방향으로 끌어 당겨진다. 리듬체조 선수들이 리본을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 보자. 리본을 가볍게 위로만 튕겨도 기다란 리본은 물결무늬를 만들면서 움직인다. 물론 물결무늬를 계속 만들려면 지속적으로 위로 튕겨야한다. 파도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위로 튕기는 힘이 있다면 결국 바닷물이 출렁이게 되고 파도가 생긴다(위로 튕기는 힘이 바로 바람, 지진, 기조력이다). 이 파는 에너지 전달의 매개체가 되는 물을 제외하면 거의 외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만 충분하다면 해변에 부딪힐 때까지 수천km를 퍼지기도 한다. 다른 파도나 바람 등에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바람에
의한 파도, 즉 ‘풍파’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서 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강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남극해에서는 6m 이상의 큰 파도가 늘 존재한다. 우리나라 일기예보에서 어지간하면 3m가 넘는 파고를 예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굉장한
수치다. 실제로 기자가 남극에 아라온호를 타고 갈 때 파도가 배의 꼭대기에 있는 교에 부딪히곤 했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남극해 탐험선 ‘주울
드몽 드빌 호’는 남극해에서 파고가 30m에 달하는 파도 ‘무리’를 만났다는 기록이 있다.
지진파가 바다에 전달돼 파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조력이 파도를 만든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밀물과 썰물이 실제로는 조석파가 한 번 ‘출렁’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밀물은 조석파의 마루, 썰물은 조석파의 골이다. 조석파의 파장 길이는 무려 지구 둘레의 반인 2만km인셈이다. 파장이라고 부르기엔 좀 너무 거대하다.
참고로 조류는 이 조석파가 ‘출렁’일 때 지형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닷물의 흐름이다. 넓은 바다라면 바닷물이 별 특징 없이 빠져나가겠지만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섬이 많고 좁은 수로가 많을 경우 물이 빠른 속도로 들어왔다 빠져나간다. 그러나 파도가 사실은 자기 자리에서 위아래로 출렁이는 것처럼 조류 역시 커다란 규모로 보면 바닷물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운동이다.
먼 바다 파도가 육지까지 오면 가장 위험하다
그렇다면 어떤 파도가 가장 위험할까. 가장 ‘위험한’ 파도는 파가 갖는 에너지가 큰 파도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먼 바다에서 발생해 육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파도가 가장 위험하다. 에너지가 적어 파장이나 주기가 짧은 경우 먼 바다에서 생겨난 파는 멀리 진행하지 못하고 소멸한다. 그러나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파는 주변 파의 간섭이나 중력, 물의 표면장력과 같은 변수를 이겨내고 육지까지 도달한다.
이 때 육지에 도달한 파도는 먼 바다에서 만났던 파도와는 ‘클라스’가 전혀 다르다. 먼 바다에서 주기 15분, 높이 1m 짜리 파도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이 파가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분이므로 바다에 떠있는 배는 1m를 오르내리는 데 15분이나 걸린다. 이쯤 되면 자잘한 다른 파도에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정작 배 위에서는 이 파가 지나가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파도가 중간에 다른 요인으로 소멸하면 다행이지만 육지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수심이 얕아지면서 바다속 깊은 곳까지 출렁여야 할 물은 바닥에 부딪힌다. 깊이 들어가지 못한 물은 반대로 위로 치솟는다. 주기가 15분이나 되는 파는 쓰나미급이다. 쓰나미가 육지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는 2004년 인도네시아와 2011년 일본의 사례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한 번에 거대한 파도가 오는 쓰나미만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파도도 충분히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이론적으로 파고가 2m인 파도 ‘하나’는 100W짜리 전구 250개를 밝힐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 파도의 에너지가 이처럼 강력한 것은 물이 밀도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물의 속도를 말할 때는 공기와 비교를 많이 한다. 하지만 물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약 1000배 가량 크다. 밀도가 1000배 크다는 것은 같은 부피에서 질량이 1000배 크다는 뜻이다. 1kg짜리 주먹이 초속 2m로 날아올 때와 1000kg 짜리 주먹이 초속 2m로 날아 올 때를 비교해 생각해 보자.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듯하다. 물의 힘 때문에 우리는 작은 파도에도 허우적댄다.
수심과 파장이 파도를 결정한다
이제 파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을 살펴보자. 4월 16일 진도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건 보도에서는 바다의 흐름에 대해 수많은 용어들이 튀어나왔다. 조류, 정조기, 유속, 파고…. 눈에 보이는 현상은 물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에너지가 뒤섞여 파도를 만들어낸다. 눈에 보이는 현상부터 설명을 해보자. 파도는 물에 에너지가 가해져 파동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앞서 말한 파도, 지진, 조석력 등이 바닷물에 힘을 가하면 그 때부터 물은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실 전화기가 실을 통해 소리 파동을 상대방 쪽으로 전달하는 것과 비슷하다. 소리를 전달할 때 실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파도 역시 물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끼우고 바다에 떠 있으면 해변 쪽으로 밀려가지 않고 위 아래로 출렁거릴 뿐이다.
지진파가 바다에 전달돼 파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조력이 파도를 만든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밀물과 썰물이 실제로는 조석파가 한 번 ‘출렁’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밀물은 조석파의 마루, 썰물은 조석파의 골이다. 조석파의 파장 길이는 무려 지구 둘레의 반인 2만km인셈이다. 파장이라고 부르기엔 좀 너무 거대하다.
참고로 조류는 이 조석파가 ‘출렁’일 때 지형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닷물의 흐름이다. 넓은 바다라면 바닷물이 별 특징 없이 빠져나가겠지만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섬이 많고 좁은 수로가 많을 경우 물이 빠른 속도로 들어왔다 빠져나간다. 그러나 파도가 사실은 자기 자리에서 위아래로 출렁이는 것처럼 조류 역시 커다란 규모로 보면 바닷물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운동이다.
먼 바다 파도가 육지까지 오면 가장 위험하다
그렇다면 어떤 파도가 가장 위험할까. 가장 ‘위험한’ 파도는 파가 갖는 에너지가 큰 파도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먼 바다에서 발생해 육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파도가 가장 위험하다. 에너지가 적어 파장이나 주기가 짧은 경우 먼 바다에서 생겨난 파는 멀리 진행하지 못하고 소멸한다. 그러나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파는 주변 파의 간섭이나 중력, 물의 표면장력과 같은 변수를 이겨내고 육지까지 도달한다.
이 때 육지에 도달한 파도는 먼 바다에서 만났던 파도와는 ‘클라스’가 전혀 다르다. 먼 바다에서 주기 15분, 높이 1m 짜리 파도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이 파가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분이므로 바다에 떠있는 배는 1m를 오르내리는 데 15분이나 걸린다. 이쯤 되면 자잘한 다른 파도에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정작 배 위에서는 이 파가 지나가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파도가 중간에 다른 요인으로 소멸하면 다행이지만 육지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수심이 얕아지면서 바다속 깊은 곳까지 출렁여야 할 물은 바닥에 부딪힌다. 깊이 들어가지 못한 물은 반대로 위로 치솟는다. 주기가 15분이나 되는 파는 쓰나미급이다. 쓰나미가 육지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는 2004년 인도네시아와 2011년 일본의 사례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한 번에 거대한 파도가 오는 쓰나미만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파도도 충분히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이론적으로 파고가 2m인 파도 ‘하나’는 100W짜리 전구 250개를 밝힐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 파도의 에너지가 이처럼 강력한 것은 물이 밀도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물의 속도를 말할 때는 공기와 비교를 많이 한다. 하지만 물은 공기에 비해 밀도가 약 1000배 가량 크다. 밀도가 1000배 크다는 것은 같은 부피에서 질량이 1000배 크다는 뜻이다. 1kg짜리 주먹이 초속 2m로 날아올 때와 1000kg 짜리 주먹이 초속 2m로 날아 올 때를 비교해 생각해 보자.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듯하다. 물의 힘 때문에 우리는 작은 파도에도 허우적댄다.
수심과 파장이 파도를 결정한다
이제 파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을 살펴보자. 4월 16일 진도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건 보도에서는 바다의 흐름에 대해 수많은 용어들이 튀어나왔다. 조류, 정조기, 유속, 파고…. 눈에 보이는 현상은 물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에너지가 뒤섞여 파도를 만들어낸다. 눈에 보이는 현상부터 설명을 해보자. 파도는 물에 에너지가 가해져 파동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앞서 말한 파도, 지진, 조석력 등이 바닷물에 힘을 가하면 그 때부터 물은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실 전화기가 실을 통해 소리 파동을 상대방 쪽으로 전달하는 것과 비슷하다. 소리를 전달할 때 실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파도 역시 물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끼우고 바다에 떠 있으면 해변 쪽으로 밀려가지 않고 위 아래로 출렁거릴 뿐이다.
이제
파도를 ‘분류’해 보자. 파도의 종류는 오로지 파장과 수심의 관계로 구분한다. 크기는 상관없다. 해수욕장에서 보이는 찰랑거리는 작은 파도와 해일
때 달려드는 거대한 파도는 에너지 크기가 다를 뿐 같은 종류의 파도다. 그런 식으로 파도는 심해파와 천해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먼 바다에 나갈 때 흔히 볼 수 있는 너울은 심해파다. 배를 위아래로 출렁이게
하는 파도로, 수심이 파장의 1/2보다 깊을 경우 만들어진다. 수심이 깊어 파가 밑바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물 입자는 원 운동을 하며
부드러운 S자 모양인 파장 고유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파도는 천해파로, 수심이 파장의 1/20보다 얕을 경우에
생긴다. 상하 운동과 전후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며 진행되어야할 파는 이 경우 상하 운동을 못하고 물이 쏠려 마루가 뾰족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천해파로 진행되던 파도는 수심이 점점 얕아져 파고가 수심보다 커질 경우 부서지면서 쇄파가 된다. 하얀 거품을 내며 부서지는 바로 그 현상이다.
이 때 해저면의 경사가 가파르면 휘말림파가, 완만하면 미끄럼파로 구분한다. 심해파와 천해파의 사이는 전이파라고
한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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