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시작은 호기심…항상 의심하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의 일성(一聲)은 젊은이들에게 향했다. 혼조 교수는 1일 수상자
발표 직후 교토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상이) 기초연구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용기를 준다면 기대 이상의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없으면 안 된다”면서 “교과서에 쓰여 있는 것을 믿지 않고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이 갈 때까지
연구한다”고 자신의 연구관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기초연구를 하지 않고) 모두 응용만 하며 산(과제)을 공격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예산을 더 뿌려서 젊은이 등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평생
‘면역(免疫)’에 대해 연구해 온 그는 1992년 우리 몸에서 T세포(면역에 관여하는 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막는 단백질 ‘PD1’의 존재를
발견했다. 이는 항암 치료에 획기적인 신약으로 평가받는 ‘옵디보’ 개발로 이어졌다. 혼조 교수의 좌우명은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낸다는 의미). 실험을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때마다 기가 꺾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과학은 다수결이 아니다”며 “기존
개념을 깨뜨리는 소수파 속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는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 ‘6개의 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지속(Continuation)이다.
그가
평생 면역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교토대 재학 시절 동급생이 위암으로 사망한 일. 하지만 더 일찍부터 사람들을 돕는 데 관심이 있었던 듯하다.
나카니시 시게타다(中西重忠) 교토대 명예교수는 1일 TV아사히에 “그가 진학을 앞두고 법학과 의학을 저울질하다가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연구자의 길을 택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교토대 의학부를 졸업한 그는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가 카네기연구소와 국립위생연구소에서 면역과
분자생물학을 연구했다. 1979년 37세에 오사카(大阪)대 교수가 됐고 1984년 교토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부에도 놀이에도 전력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대학 시절 보트부와 대학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고 밤샘 마작에 빠지기도 했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취미는 골프. 요즘도 주 1회는 필드에 나간다. 1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에이지 슛(Age Shoot·18홀을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로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골프는) 거의 100% 물리법칙에 따르는 논리적인 스포츠”라며 “골프장에서 죽고 싶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2타째를 그린에 올려놓은 순간 쓰러져 죽는 것”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혼조 교수는 2일 노벨상 상금과 옵디보 판매 로열티를 내놓아
교토대에 젊은 연구자를 위한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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