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4일 수요일

리처드 파인먼-연구를 수수께끼 풀이처럼… 즐기며 공부해 노벨 물리학상도 받았죠

   
리처드 파인먼의 수업 내용을 담은 책 ‘파인먼의 물리학 강의’ 책 사진
리처드 파인먼의 수업 내용을 담은 책 ‘파인먼의 물리학 강의’.
여러분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공부 안 하고 실컷 노는 것'을 첫째로 꼽는 친구가 많을 거예요. 그런데 놀면서 공부하고도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가 있답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에요

파인먼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두 학교의 학업 과정은 매우 어려웠는데도 파인먼은 늘 유쾌한 태도로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학교 안팎에 '장난꾸러기'로 소문났다고 해요. 주위 친구들은 그런 파인먼이 무척 신기했지요. 그래서 복잡한 수학과 어려운 물리학 법칙을 어떻게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지 물었대요. 그러자 파인먼은 이렇게 대답했어요. "물리학 연구를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으로 여기면 된다." 실제로 파인먼은 누군가 심심풀이로 접시를 돌리는 모습을 보다가 '접시의 회전 운동에 관한 방정식'을 세우는 식으로 연구했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리처드 파인먼은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독일과 미국은 경쟁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어요. 파인먼은 독일이 먼저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고심 끝에 프로젝트에 합류하지요. 이미 독일군에 희생된 사람만 해도 800만명이 넘었고, 그중에는 파인먼과 같은 유대인이 600만명이나 포함되었기 때문이에요. 맨해튼 프로젝트는 매우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편지조차 검열을 받은 뒤에 보낼 수 있었는데, 파인먼은 여기서도 특유의 장난기를 발휘해요. 아내에게 '암호로 편지를 보내라'고 부탁한 거예요. 온통 점만 찍힌 암호 편지를 본 검열관이 몹시 화를 내자 파인먼은 '연구에만 매달리는 게 너무 심심해서 아내와 암호 풀기 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대요. 결국 검열관은 파인먼과 함께 암호를 풀 수밖에 없었지요.
평생 유쾌한 태도로 물리학을 연구한 파인먼은 대중에게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학문인지 일깨웠어요
평생 유쾌한 태도로 물리학을 연구한 파인먼은 대중에게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학문인지 일깨웠어요. /Corbis/토픽이미지
파인먼의 일화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거부할 뻔한 사건이에요. 파인먼은 양자전기역학 이론을 정립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되었는데, 연이은 축하와 인터뷰 요청이 부담스러워서 수상을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대요. 하지만 그러면 더 큰 관심을 끌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노벨상을 받기로 했지요. 엄숙한 노벨상 시상식이 끝나고, 파인먼은 스웨덴 학생들이 주관한 개구리 훈장 수여식에 참석했습니다. 훈장을 받는 사람은 개구리 울음소리를 내며 폴짝폴짝 뛰어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파인먼은 개구리처럼 뛰어다니며 학생들과 신나게 놀았다고 해요.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평생 유쾌하게 물리학을 연구한 리처드 파인먼. 그는 최고의 물리학자로서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그중 큰 업적은 자신의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학문인지를 일깨운 것이랍니다.
[1분 상식] '노벨상'은 어떤 사람에게 주는 상인가요?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기부한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제정됐어요. 1901년부터 매년 인류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지요.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경제학 등 6개 분야에서 상을 수여합니다. 노벨상은 생존해 있는 개인에게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평화상은 단체나 조직에도 줄 수 있다고 해요. 수상자 발표는 매년 10월경 이뤄지고,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열립니다. 수상자에게는 800만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과 메달, 상장이 주어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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