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5일 수요일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분자기계' 화학자 3인 노벨상 쾌거

자연계 존재하는 분자 아닌 새로운 화학합성 방법으로 구현...분자세계의 미학

초분자체(supramolecule)를 이용해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를 구현할 수 있는 원리를 밝혀낸 과학자 3인이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자연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순수한 물체의 최소 단위인 분자를 '기계적 결합'(mechanical bond)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분자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자세계 고유의 '미학'을 유감없이 드러낸 연구성과라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태생의 장 피에르 소바주(72) 스트라부르대 명예교수, 영국 태생의 제임스 프레이저 스토다트(74)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네덜란드 태생의 베르나르트 루카스 페링가(65) 흐로닝언대(그로닝겐) 교수를 2016년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분자기계'를 설계하고 합성한 공로를 인정받은 쾌거다.

기계는 에너지가 운동으로 변환되면서 구현된다. 기계는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 게 핵심이다. 이같은 '기계운동'의 원리를 분자 세계에 적용한 개념이 초분자 영역이다. 이들 화학자들은 기계운동 원리를 분자수준에 적용해 기계처럼 제어가 가능하고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분자시스템을 고안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자연계에 존재하는 분자를 목표로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으로 고안한 인공 구조체를 새로운 화학합성 방법을 적용해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초과학으로서의 화학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인 성과라는 평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제어가 가능하고 방향성이 있어야 기계"라며 "이번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화학의 창조적인 특성, 예술적인 특성을 구현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이 '카테네인'(catenane)', 오른쪽이 '로탁세인'(rotaxane)  © News1


분자기계 분야에 첫 연구 성과를 거둔 사람이 바로 장 피에르 소바주 교수다. 그는 1983년 반지 두개가 서로 얽혀있는 듯한 모양의 '카테네인'(catenane) 만들었다. 이후 제임스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는 1991년 카네테인을 발전시킨 '로탁세인'(rotaxane)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루카스 페링가 교수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1999년 '분자모터'(molecular motor)로 발전시켰다.

소바주 교수는 루이 파스퇴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토다트는 에딘버러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스토타트는 영국 여왕에서 기사작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페링가는 흐로닝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네덜란드왕립예술과학아카데미 내 과학분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들 3명은 노벨상 부문별 상금 800만 크로네(약 11억원)를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열린다.

지난해 수상자는 유전자(DNA) 복구 메커니즘을 밝혀낸 스웨덴의 토마스 린달(77)과 미국의 폴 모드리치(69), 아지즈 산자르(69)다.

올해 노벨상 과학 분야상은 지난 3일 생리의학상, 4일 물리학상에 이어 이날 화학상이 발표됐고 평화상, 경제학상, 문학상이 다음 주까지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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