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의 ‘노벨과학상 최대 배출 대학’ 타이틀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박사 학위를 기준으로 하면,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이 노벨과학상을 가장 많이 배출(8.3%·49명)했다.
특히 물리학상 수상자의 경우 10명 중 1명(9.8%)꼴로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리의학상 분야에선 하버드대(9.1%·19명)가 케임브리지대(6.7%·14명)보다 더 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의대 덕분이다. 전체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박사학위를 따져 봐도 하버드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7.3%·43명) 노벨상을 배출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출신도 4.3%(25명)나 된다.
일본 노벨 상 수상자의 85%는 일본 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정찬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연구실에서 양성한 교수가 축적된 연구자원을 계승하는 일본 특유의 도제 시스템 덕분에 일본 국내파 학자가 대거 노벨상을 받고 있다”며 분석했다.
116년 노벨과학상 수상 역사를 분야 별로 보면, 화학상은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주립대(5.7%)·영국 옥스퍼드대(3.4%)에서 공부한 학자가 많이 탔다. 미국 시카고대(4.4%)·프린스턴대(3.9%)는 물리학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고, 미국 존스홉킨스대(3.4%)·프랑스 파리대(3.4%)는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많았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생리학상 박사 학위자는 1명 뿐이다. 하지만 노벨상을 이미 받은 학자들이 몰려드는 기관이다. 전체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중 3.3%가 이곳을 택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3.3%)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2.8%)도 생리학상 수상자가 선호했다. 물리학자들은 캘리포니아주를 특히 선호했다. 캘리포니아버클리주립대(4.4%)·스탠퍼드대(3.4%)·캘리포니아공대(2.9%)에 많은 물리학자가 집결했다.
하버드대·예일대와 라이벌 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프린스터대학교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최종 소속기관 순위(2위·3.9%)에서 유일하게 하버드·예일을 동시에 제쳤다.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독일을 선호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2.9%)·베를린대(2.3%)·괴팅겐대(1.7%)·뮌헨공대(1.7%) 등 독일 소재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활동한 학자는 전체 노벨화학자의 17.7%에 달한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훌륭한 학자가 있으면 이를 따르는 연구자들이 모여 좋은 연구환경이 조성돼 노벨과학상 수준의 연구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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