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4일 화요일

노벨위 “세포 자가포식 발견 공로”...첫날부터 수상 일본 축제분위기

노벨의학상에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3일 2016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도쿄 남부 요코하마의 자신의 연구실에서 자신의 연구물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도쿄=AP 연합뉴스
“과학은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젊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ㆍ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3일 금년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NHK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기초 과학분야에서 평가를 받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했다.
후쿠오카 현 출신인 오스미 명예교수는 도쿄대 기초과학과를 졸업하고 석ㆍ박사 학위까지 받은 뒤 미국 록펠러대로 유학, 197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미국 신경생리학자 제럴드 모리스 교수의 연구실에서 면역계를 연구했다. 그는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총합연구대학원대학 명예교수, 기초생물학연구소 명예교수, 도쿄공업대 프론티어기구 특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2013년 톰슨로이터상을 비롯해 일본식물학회학술상, 아사히상 등을 받았다.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연구분야는 ‘오토파지(autophagy)’라고 불리는 자가포식. 세포가 영양소 결핍에 반응해,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 또는 손상된 세포 내 소기관을 분해하거나 세포 재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물질을 합성함으로써 세포를 생존시키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일종의 ‘세포 내 청소부’ 역할을 하는 셈. 자가포식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기면 암이나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등 대사질환, 신경질환, 노화 등이 생길 수 있다.
오스미 명예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으로 세포 내에서 이 같은 자가포식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효모균을 이용해 자가포식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밝혀내는 등 자가포식의 메커니즘을 규명해 올해 7월 국제학술지 ‘디벨롭멘털 셀(Developmental Cell)’에 발표했다. 이 연구가 발전된다면 치매나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국제 학술계는 이번 수상을 통해 과학분야에서 발휘되고 있는 일본의 저력을 또 한번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일본 기타사토대 특별영예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 대상자로 선정된 터라, 이 분야 2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기록했다. 전체 노벨상으론 3년 연속인데, 일본은 2000~2002년에도 3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4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 총 25명(미국 국적자 2명 포함)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에는 화학상 유력후보에 마에다 히로시(前田浩) 소조대 특임교수와 마쓰무라 야스히로 (松村保廣) 국립암연구센터 신약개발부문장이 올라 있어 같은 해 복수분야 수상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노벨상에 강한 이유에 대해 “1980년대부터 국가적으로 연구개발의 원천이 되는 과학기술 진흥비를 지속적으로 늘려온 데다 거품경제 시대 실적 좋던 기업들이 기초연구에 힘을 쏟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날 노벨상 수상소식에 일본 열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NHK방송은 오스미 교수의 수상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그의 요코하마 연구실을 직접 중계했다. 일본의 민영방송들은 도쿄 시내 신바시, 시부야 등 인파가 밀집한 지역을 연결해 “너무나 자랑스럽다” “일본 과학의 힘을 세계에 또다시 자랑하게 돼 기쁘다”는 거리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야후재팬에는 이날 저녁 ‘노벨상’이란 키워드 검색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오스미 교수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일본인으로서 긍지를 느낀다”며 “선생(오스미 교수)의 연구 성과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빛을 줬다”고 축하를 전했다.
 한국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