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바주 교수 - 탄화수소 고리들 연결해 사슬 모양의 새로운 물질 발명
페링하 교수 - 한 방향 회전 모터 개발… 이동하는 나노 자동차 만들어
올해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분자(分子) 기계를 만들어낸 세 과학자입니다. 프랑스 출신 장피에르 소바주 교수, 영국 출신 미국인
프레이저 스토더트 교수, 그리고 네덜란드 출신 베르나르트 페링하 교수가 그 주인공들이죠. 이들이 만들어낸 분자 기계는 앞으로 인류에게 혁명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답니다.
◇분자를 결합하지 않고 조립했어요
세 과학자가 만든 분자 기계가 무엇인지 알려면 분자의 정체부터 알아야 합니다. 분자란 일상에서 존재할 수 있는 순수한 물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물질이에요. 사실 분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입자인 원자(原子)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원자는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혼자 존재할 수 없어요.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최소 원자 2개가 결합된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지요. 세수할 때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도 사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그렇다면 분자 기계는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여러 분자를 조립해 만든 기계와 같은 물질입니다. 말로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분자 기계를 만드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일반적으로 두 분자가 연결되면, 각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이 서로 전자를 공유하는 화학 결합을 통해 전혀 다른 물질이 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물에 전기를 통하게 하면 물은 물을 구성하던 산소와 수소 분자로 분해됩니다. 하지만 산소와 수소 분자는 물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산소와 수소가 결합되어 서로 전자를 공유하면 전혀 다른 성질의 '물'이 됩니다.
이와 달리 분자 기계는 분자들이 독립된 상태로 그 성질이 변하지 않은 채 연결된 물질입니다.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이 자연에서 결합되는 방식을 벗어난 것이죠.
◇분자가 따로 움직이는 캐터네인과 로택산
1983년 소바주 교수가 처음 만들어낸 분자 기계는 분자를 고리 모양으로 만든 뒤 사슬 형태로 연결한 것입니다. 소바주 교수는 곡선 모양의 탄화수소(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에 구리 이온을 붙인 다음 다른 탄화수소 분자를 이어 붙여 고리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탄화수소 분자가 구리 이온이 가진 전기적 힘에 끌려온다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죠.
소바주 교수는 탄화수소 고리들을 사슬 모양으로 결합한 뒤 구리 이온을 떼어냈답니다. 그러자 탄화수소 분자들이 사슬을 이루면서도 각각의 고리들은 따로따로 움직이는 새로운 물질이 탄생했어요. 소바주 교수는 이 물질의 이름을 캐터네인(catenane)이라고 지었어요. '사슬'을 의미하는 라틴어 '카테나(catena)'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스토더트 교수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로택산(rotaxane)이라는 분자 기계를 만들어냈어요. 로택산은 막대 모양의 분자에 고리 모양의 분자를 꿰어 넣은 형태로 조립한 물질입니다. 고리 모양의 분자가 막대 모양의 분자 사이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지요. 원래 분자는 마구잡이로 움직이는데, 스토더트 교수는 이 고리 분자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조종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만들어냈어요. 이를 통해 스토더트 교수는 로택산 3개로 0.7㎚(나노미터·10억분의 1m)까지 다른 물질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분자 리프트'도 만들어냈답니다.
◇분자 모터로 나노 자동차도 만들었어요
스토더트 교수와 소바주 교수는 로택산이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회전한다는 점을 이용해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분자 모터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분자 모터를 처음 개발한 주인공은 페링하 교수였답니다. 여러 분자를 조립해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분자 기계를 만든 것이죠. 2011년 페링하 교수 연구진은 나노 크기의 물질에 분자 모터 4개를 바퀴처럼 붙인 '나노 자동차'를 만들어내기도 했어요. 나노 자동차의 크기는 사람 머리카락의 굵기보다 수천 배 작다고 하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가 세 과학자의 업적을 응용해 다양한 분자 기계를 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20년 정도가 지나면 분자 기계를 활용한 발명품들이 과학기술과 현대 문명을 눈부시게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
[분자 기계, 초소형 기술 혁명 일으킬 것]
분자 기계는 의료공학과 컴퓨터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령 분자 기계로 만든 '분자 로봇'은 우리 몸속의 미세한 혈관까지 지나다니며 암세포나 혈관에 쌓인 노폐물, 몸 안에 쌓여 배출되지 않고 있는 중금속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맡게 될 거예요.
분자를 조립하는 방법을 활용한 '분자 반도체'도 탄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자 반도체는 현재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자연히 반도체를 부품으로 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각종 전자 기기의 성능도 엄청나게 발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듯 분자 기계는 초소형 기술을 혁명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일보
페링하 교수 - 한 방향 회전 모터 개발… 이동하는 나노 자동차 만들어
◇분자를 결합하지 않고 조립했어요
세 과학자가 만든 분자 기계가 무엇인지 알려면 분자의 정체부터 알아야 합니다. 분자란 일상에서 존재할 수 있는 순수한 물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물질이에요. 사실 분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입자인 원자(原子)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원자는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혼자 존재할 수 없어요.
- ▲ /그래픽=안병현
그렇다면 분자 기계는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여러 분자를 조립해 만든 기계와 같은 물질입니다. 말로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분자 기계를 만드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일반적으로 두 분자가 연결되면, 각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이 서로 전자를 공유하는 화학 결합을 통해 전혀 다른 물질이 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물에 전기를 통하게 하면 물은 물을 구성하던 산소와 수소 분자로 분해됩니다. 하지만 산소와 수소 분자는 물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산소와 수소가 결합되어 서로 전자를 공유하면 전혀 다른 성질의 '물'이 됩니다.
이와 달리 분자 기계는 분자들이 독립된 상태로 그 성질이 변하지 않은 채 연결된 물질입니다. 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이 자연에서 결합되는 방식을 벗어난 것이죠.
◇분자가 따로 움직이는 캐터네인과 로택산
1983년 소바주 교수가 처음 만들어낸 분자 기계는 분자를 고리 모양으로 만든 뒤 사슬 형태로 연결한 것입니다. 소바주 교수는 곡선 모양의 탄화수소(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에 구리 이온을 붙인 다음 다른 탄화수소 분자를 이어 붙여 고리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탄화수소 분자가 구리 이온이 가진 전기적 힘에 끌려온다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죠.
소바주 교수는 탄화수소 고리들을 사슬 모양으로 결합한 뒤 구리 이온을 떼어냈답니다. 그러자 탄화수소 분자들이 사슬을 이루면서도 각각의 고리들은 따로따로 움직이는 새로운 물질이 탄생했어요. 소바주 교수는 이 물질의 이름을 캐터네인(catenane)이라고 지었어요. '사슬'을 의미하는 라틴어 '카테나(catena)'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스토더트 교수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로택산(rotaxane)이라는 분자 기계를 만들어냈어요. 로택산은 막대 모양의 분자에 고리 모양의 분자를 꿰어 넣은 형태로 조립한 물질입니다. 고리 모양의 분자가 막대 모양의 분자 사이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지요. 원래 분자는 마구잡이로 움직이는데, 스토더트 교수는 이 고리 분자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조종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만들어냈어요. 이를 통해 스토더트 교수는 로택산 3개로 0.7㎚(나노미터·10억분의 1m)까지 다른 물질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분자 리프트'도 만들어냈답니다.
◇분자 모터로 나노 자동차도 만들었어요
스토더트 교수와 소바주 교수는 로택산이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회전한다는 점을 이용해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분자 모터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분자 모터를 처음 개발한 주인공은 페링하 교수였답니다. 여러 분자를 조립해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분자 기계를 만든 것이죠. 2011년 페링하 교수 연구진은 나노 크기의 물질에 분자 모터 4개를 바퀴처럼 붙인 '나노 자동차'를 만들어내기도 했어요. 나노 자동차의 크기는 사람 머리카락의 굵기보다 수천 배 작다고 하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가 세 과학자의 업적을 응용해 다양한 분자 기계를 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20년 정도가 지나면 분자 기계를 활용한 발명품들이 과학기술과 현대 문명을 눈부시게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
[분자 기계, 초소형 기술 혁명 일으킬 것]
분자 기계는 의료공학과 컴퓨터 분야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령 분자 기계로 만든 '분자 로봇'은 우리 몸속의 미세한 혈관까지 지나다니며 암세포나 혈관에 쌓인 노폐물, 몸 안에 쌓여 배출되지 않고 있는 중금속 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맡게 될 거예요.
분자를 조립하는 방법을 활용한 '분자 반도체'도 탄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자 반도체는 현재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자연히 반도체를 부품으로 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각종 전자 기기의 성능도 엄청나게 발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듯 분자 기계는 초소형 기술을 혁명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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