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이 시작된 고대로부터 21세기에 접어든 현대에 이르기까지 발전을
거듭해 온 수학은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그 활용 범위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수학은 인간의 정신적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하나의 합의된 지식체로써,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사고와 인간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유용하고 위력있는 도구인 동시에
수단이다. 그러나 ‘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우리는 보통 산술(Arithmetic)과
수학(Mathematics)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산술은 수에 관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초등수학 교육과정을 생각할 때 정수, 분수,
소수의 덧셈, 뺄셈, 곱셈과 나눗셈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아동이 소유해야 할 수학적 능력의 전부라고 믿는다. 그러나 수학은 계산 이상의 것이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수학에 관한 성격을 규명하면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수학은 패턴(patterns)과 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아동은 다양한 수학적 개념들간의 관계와 되풀이되는 아이디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 아이디어와 관계들은 이전에 나온 내용들과 연관되어 있는 각각의 주제를 전체 교육과정을 통해 하나로 묶는 끈을 제공한다. 아동은 하나의
아이디어가 이미 배운 아이디어들과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2학년 아동은 3+2=5와 같은 기본 구구가
5-3=2와 같은 다른 기본 구구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고학년 아동이라면 도형 둘레의 변화가 넓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보다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수학은 물리적 세계에서의 특수한 대상과 관계를 탐구 대상으로 하여 추상화한 수학적 모델을
구성한다. 예를 들면, 일찍이 인간은 자연(물리적 세계)이 차례와 양식에 의해서 순서 지어진 것에 주목하였다. 자연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으며,
사람들은 그의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 심하게 당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물리적 세계의 변화 양식을 알아차린 인간들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고
적응·활용하기 위하여 이러한 패턴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이용하는 활동이 수학이다. 예컨대, 대수학은 수와 계산의 패턴을, 기하학은 모양의
패턴을, 미적분학으로 인해 운동의 패턴을, 논리학은 증명의 패턴을, 확률론은 우연의 패턴을, 위상 수학은 근사와 위치의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수학을 구성하는 여러 개념이나 원리·법칙은 그 대상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속성, 즉 규칙성을 표현한 것이며, 그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활동이 수학이다.
둘째, 수학은 하나의 사고의 방법이다.
수학은 오로지 수적인 것만이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에서 자료를 조직하고 분석하고
종합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수학을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일상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문제해결에 수학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정식을 이용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몇몇 연관된 항목들로부터 유추하기 위해서 또는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 표를 만든다. 한편 수학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관념들을 대상으로 취급한다. 물리적 세계로부터 이상화되고 추상화된 수학적 관념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물리적 상황에 국한되지만 순수 수학적 관념은 인간이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무한적인 차원에서도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수학은 실험이 아닌 엄격한 논리적 추론에 의한 사고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수학적 사고(=논리적 사고)는 물리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여기서 움직임은 감성의 영향을 받는다면 생각하는 힘은 이성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감성과 이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볼 때, 일반 교과교육을 통하여 감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면
이성을 계발·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학문이 수학이다. 우리는 수학을 통하여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 즉 어떠한 사태에 대해
효율적이면서도 이치에 맞고 조리있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셋째, 수학은 세련된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수학은 조심스럽게 정의된 용어와 기호를 사용한다. 이러한 용어와 기호는 과학,
일상생활, 수학 등에 대해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높여 준다. 수학은 물리적 상황이나 문제를 이상화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에서 관념을 나타내기 위하여
세밀하게 선택되고 약속된 용어와 기호로써 불필요한 수식(修飾)을 하지 않는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우리는 어떤 물리적인 대상이나 관념적인 대상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써 신호, 그림, 언어, 문자, 기호 등을 도구로 활용한다. 상징적인 표현인 수학적 기호나 용어는 가장
추상적이고 세련된 표현 방식으로 수량과 모양에 관련된 정보를 가장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표현하고 신속·정확하게 처리·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우리는 혼자 있을 경우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필요없다. 둘 이상이 집단을 이루면서 초기의 의사소통의 수단은 신체적 표현이나 소리였을 것이며,
신체나 소리가 일정한 합의에 의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때 우리는 이를 신호. 또는 언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호나 언어는
시간적·공간적인 제약을 받음으로 해서 시·공간을 초월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문자(모국어)를 창안하여 활용해 왔다. 이후 사회가 발전하면서 수량과
모양과 관련된 의사소통의 대상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신속·정확하면서도 간결하고 명료한 의사 소통의 수단으로 기호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수학이다. 예컨대, 두 양이나 도형 A와 B의 관계를 나타낼 경우, ‘A와 B는 같다.’를 ‘A=B’로, ‘A는 B보다 크다.’를
‘A>B’로, ‘A와 B는 크기와 모양이 같다’를 ‘A≡B’, …처럼 기호를 사용하는 것이 문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정보를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넷째, 수학은 모순이 없는 명제들의 모임이다.
수학은 실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이나 현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속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기호나 문자로 나타낸 합의된 약속체, 즉 수학적 모델이라고 불리는 모순없는 명제들의 모임으로 구성되며, 이러한 수학적
모델을 구성하기 위한 수학적 활동은 물리적 상황이나 문제의 특수한 성질을 이상화하고 추상화하는 행동 및 이를 구체화하는 활동으로 구성된다.
수학적 모델은 수학의 주요한 네 가지 과목인 산술, 대수, 기하, 해석, 위상으로 나뉘어 구성된다. 산술은 수 체계에서의 특수한 성질, 관계,
연산에 대한 연구이고, 대수는 수 체계의 한 분야인 수학 내에서의 성질, 관계, 연산, 구조에 관한 일반화의 연구이며, 기하는 공간에서의 곡선과
면에 대한 수학적 성질에 대한 연구와 평면도형과 입체도형에 대한 계량적, 비계량적 성질과 관계에 대한 연구이며, 해석은 자연 상태에서의 연속적인
과정과 수직선에서의 연속성을 응용하는 것과 관련된 연구이며, 위상은 집합에 적당한 구조를 주어 극한이나 연속의 개념이 정의될 수 있게 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수학의 이들 과목들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연구되지 않으며 내면적으로는 서로 관련된 상태에서 상호의존적이다. 따라서 수학은
수학적 모델들을 잘 조직한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섯째, 수학은 심미성을 느낄 수 있는 예술이다.
수학은 예술로서 질서와 내적 일관성으로 특징지어진다. 많은 아동이 수학을 암기해야
하는 개개의 독립된 사실과 기능으로 이루어져 있는 골치 아픈 것들로 생각하고 있다. 교사는 수학을 하는 데 필요한 계산 기능 습득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동이 수학을 배울 때 수학에 내재되어 있는 질서와 일관성을 인지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교사가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음악이나 미술품을 감상할 때 구체적인 용어로 적절하게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아름다움을 느끼듯이 수학을 행하는 그 자체에서 심적인
만족감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도형을 작도하였을 때 미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형이 생성되거나 손쉽게 해결할 수 없으리라고
예상했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을 때, 그리고 주어진 문제를 원리나 법칙을 적용하여 모순없이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종종 만족감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또 구체물이나 조작 교구를 활용하여 수학적 모델이나 원리나 법칙을 깨우쳐 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학습한 수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실생활 장면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즉 수학학습 그 자체에서 수학적 가치와 매력을 느끼는 것은 수학만이 갖는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수학은 도구이다.
수학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도구이자, 모든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동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학적 사실과 기능과 개념을 배우는 이유를 인식하게 될 수 있다. 아동은 또한 수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인 문제를 푸는 데 수학을 사용할 수 있다. 수학은 여러 종류의 직업과 직장에서 유용하게 이용되며 어떤 경우에는 필수적일 수도 있다.
초등수학 영재를 위한 목표
수학적 힘이란 탐구하고 예측하며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 수학에 관한 또는
수학을 통한 정보교환 능력, 수학 내에서 또는 수학과 다른 학문적 영역 사이의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능력, 문제해결이나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수량과 공간에 관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사용하려는 성향과 자신감을 포함한다. 실천적인 항목들로, 개인의 능력 수준과 진로의 고려, 수학적 기본
지식의 습득, 학습자의 활동 중시, 수학적 흥미와 자심감의 고양, 계산기, 컴퓨터 및 구체적 조작물의 적극적 활용,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의 활용을 들고 있다. 본 영재교육원의 수학과 영재교육과정은 일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되 속진보다는 심화를 통하여 수학문제해결에 그치지
않고 수학을 만들어 내는 수학적 힘을 강화하여 수학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연구를 하기를 원하는 전문 수학자 및 다양한 분야에서 수학을 활용하여
업적을 남기는 데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이다. 영재들의 수학적 힘의 신장을 위해 지적인 부분에 국한하지 않고 흥미,
호기심, 자신감, 도전감, 모험심, 보다 나은 풀이와 일반화된 해법을 찾고 그것을 적용, 발전시키려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야 하므로 교재와
수업을 통하여 정의적인 성향과 태도가 함께 길러지도록 할 것이다.
대구교육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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