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3일 화요일

국내 마이스터고는 3년간 대학 못 가는데, 유럽 직업학교엔 ‘대입준비반’…왜?

유럽의 직업교육 직접 살펴보니
- 외국계기업 두루 거친 글로벌 금융인…세 자녀 키우며 교육 관심
- 자유학기제·진로교육에 궁금증 느껴 외국까지 찾아가 정보 수집
- 희망진로는 바뀔 수 있어…직업학교 다녀도 다양한 교육기회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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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를 위해 여러 나라를 돌며 직접 외국의 진로·직업 교육을 살펴 최근 '나도 간다! 유럽 직업학교' 책을 쓴 양소영 글로벌진로교육연구소 대표. / 본인 제공
우리나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대학 입시다. 국민적 관심이 너무 큰 나머지 2022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을 두고 벌써 일 년 가까이 소모적인 논쟁과 공청회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고 2, 중 2, 초 6의 세 자녀를 키우는 양소영(44) 글로벌진로교육연구소 대표의 경우는 다르다. 내일 일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변화가 빠른 시대에 대학 입시, 그것도 오로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싸움을 계속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자신에 대해 알고, 스스로 진로를 찾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나라를 돌며 직접 외국의 진로·직업 교육을 살펴보면서 이런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양 대표는 “저의 세 아이만 봐도 개성이 천차만별이더라”며 “소질이나 성향,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른 수많은 아이를 ‘대입’이라는 한 가지 틀에 가두고 다른 길을 보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단편적 활동으로 진행되는 ‘자유학기제’ 아쉬워

양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본래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네덜란드 에이비엔 암로 증권,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증권, 독일 도이치 은행, 제이피모건 은행 서울지점 부장,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글로벌 마켓 총괄본부장을 지낸 글로벌 금융 전문가였다. 일하던 중 전문성을 높이고자 서울대 경영대학 글로벌MBA를 다녔는데, 이 과정을 마칠 때쯤 전혀 다른 일이 그에게 다가왔다. 바로 대학 ‘입학사정관’이었다. “2008년 MBA를 졸업할 즈음, 우연히 ‘입학사정관’ 모집 공고를 봤어요. 제가 세 아이를 뒀기에 저절로 관심이 쏠리더라고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어떻게 학생을 뽑는지’ 늘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입학사정관 모집에 지원해 고려대와 성신여대에서 2년간 글로벌전형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입학사정관이 된 것을 계기로 그의 커리어는 완전히 바뀌었다. 일하면서 ‘청소년 진로교육’에 관심 갖게 돼서다. “당시 학생 선발뿐 아니라 추수관리(신입생 대상 교육)까지 맡게 됐어요. 그런데 추수관리를 해보니 성적·비교과활동 실적 등이 모두 우수한 데다 (서울 주요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합격할 정도로) 고교 시절 진로 계획이 뚜렷했던 학생마저 대학 입학 후 갈팡질팡하더라고요. 다른 전형 합격생의 방황은 더 심하겠죠. 그래서 중·고교생의 진로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그 무렵에 양 대표의 눈길을 끈 교육 정책이 하나 있었다. 지난 2013년 시범 운영된 중학교 자유학기제다. 당시 초 3이던 둘째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쯤엔 전면 도입될 것으로 보였다. ‘중학생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준다’는 정책 취지가 그의 관심사와 딱 맞아떨어졌다. 그는 자유학기제에 관한 학부모 연수와 강연을 찾아다니고, 인터넷이나 책 등을 뒤지며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입학사정관제도 그랬지만, 어떤 새로운 교육제도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시행되지는 않아요. 해외에서 오래 시행되고 효과를 인정받은 제도가 변형돼 들어오죠. 찾아보니 자유학기제는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영국의 갭 이어 제도 등을 벤치마킹한 것이었고, 그중에서도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가 가장 유사한 형태였어요. 그래서 아일랜드로 날아갔죠. 아일랜드는 사실 대학 진학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예요. 대입도 시험 성적으로 판가름하고요. 그런 나라에서 전환학년제가 학부모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오랫동안 시행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현지에서 학부모 인터뷰를 하면서 알 수 있었어요. 그들은 청소년기에 1년간 직업체험을 하며 아이들이 자기 미래를 고민하고 설계해 보는 경험이 공부보다도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죠.”

양 대표는 사실 우리나라 자유학기제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도입 취지와 달리 ‘박물관 견학’ 같은 단순 체험 학습 위주로 운영되거나 회사를 ‘구경’하는 수준의 피상적 활동으로만 짜인 경우가 많아서다. 그는 “올해 중 2인 아들에게 ‘자유학기제가 어떠했느냐’고 물으니 ‘친구들과 놀기만 했지, 별다른 기억은 없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차라리 중 3에 자유학기가 있으면 진로나 고교 진학을 고민하는 데 더 도움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에선 15~16세(중 3~고 1) 시기에 진로 탐색 시간을 갖습니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의 경우도 이 시기에 연간 3회 정도 직업(전공) 체험을 하게 하죠. 제가 만난 한 여학생은 자신은 물리학에 관심 있지만 부모는 의대 진학을 원하기에 물리학·의학·생물학을 한 번씩 체험하겠다고 하더군요. ‘부모 말만 듣고 의대에 갔다가 후회하면 다시 돌아와 물리학과로 진학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공 체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랐어요.”

아일랜드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15~17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 체험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직업학교’와 잘 연결돼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 양 대표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직업학교’로 옮겨갔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독일 직업학교 등을 벤치마킹한 ‘마이스터고’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등이 운영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랬다. 양 대표는 독일·덴마크·스위스·오스트리아 4개 나라의 직업학교를 방문하고, 각 나라 교육 전문가와 연구원 등을 만나 인터뷰하며 그들의 진로·직업 교육 방법과 철학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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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글로벌진로교육연구소 대표 / 본인 제공


◇15세 청소년도 월급 받으며 공부…직업학교서 ‘대입 준비’도 가능

우리나라에선 ‘직업학교’하면 독일을 떠올리지만, 유럽에선 ‘스위스’의 직업교육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양 대표는 “덴마크·독일 교사들이 ‘스위스에 꼭 가보라’며 직접 학교를 소개해 줬을 정도”라고 했다. 스위스는 초·중등 과정을 합해 9년간 의무교육을 한다. 9학년(우리나라의 중 3)이 되면 진로를 선택하는데, 그중 직업학교가 학생·학부모에게 가장 인기있는 과정이다. 9학년의 3분의 2가량이 직업학교를 선택한다. 양 대표는 “직업학교가 인기 있는 이유는 취업과 대학 진학 모두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이스터고 진학 시 졸업 후 3년까지 대학 진학을 금지한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정책이다.

“다른 유럽 나라도 마찬가지였지만, 스위스는 특히 모든 교육 기회를 열어놓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스위스 부모도 아이가 특정 단계에서 교육을 더 이상 받지 못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거든요. 예컨대 직업학교에 가면 대학에 못 간다는 식의 규제가 있다면 그들도 직업학교 진학을 쉽게 선택할 순 없겠죠. 스위스 직업학교들은 도중에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바꾼 아이들을 위해 ‘대입 준비반’도 별도로 운영합니다. 세계적 명문으로 인정받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등은 해당 분야 실무 경험을 매우 중시하기에 직업학교 출신 학생들도 많이 입학해요. 반대로 대학에 다니다가 중퇴하고 직업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고요. 학생이 어떤 교육과정에 있든, 몇 학년이든 상관없이 기본적인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다른 교육과정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요. 또, 직업학교에 진학한 스위스 아이들은 15세 무렵부터 학교와 연계된 기업에서 교육 받으면서 월급도 받아요. 바덴 직업학교 정보학과의 경우엔 학년에 따라 92만~161만원을 받습니다. 학생들은 공부하면서도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더군요.”

폭넓은 교육 기회를 주는 건 덴마크·오스트리아·독일도 마찬가지다. 세 나라 모두 직업학교를 다니면서도 대학 입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뒀다. 덴마크는 우리나라 중 3에 해당하는 9학년(15세)까지 의무교육을 받는데, 9학년을 마치면서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한다. 9학년에 진로를 결정 못 했다면 1년 더 중학교 과정을 수학하는 10학년 과정을 다닐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입 재수생’인 셈인데, 덴마크 아이들의 약 60%가 자발적으로 10학년 과정을 선택한다. 이 기간에 8~9학년에 했던 직업 체험을 한 번 더 경험하고 교과 공부를 하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교에 갈지, 직업학교에 갈지를 고민한다. 양 대표는 “이때 진로 전문 교사인 ‘가이던스 카운슬러’가 개별 상담하며 아이들의 선택을 돕는다”며 “덴마크에선 약 50% 학생이 직업학교에 진학하는데, 이 중 확실하게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은 직업학교에 있는 대입준비과정을 통해 공부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중학생의 80%가 직업학교에 진학한다. 다른 세 나라보다 빠른 4학년(10세) 때 진로를 결정해 일반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에 갈지, 직업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교에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후 중학교에서 8학년(14세)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선택하는데, 오스트리아의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일반 학교 ▲도제 계약을 맺고 일·학업을 병행하는 듀얼 시스템 직업학교 ▲학교에서 실습과 이론을 모두 배우는 종일제 직업학교 ▲대학 진학 준비가 가능한 종일제 직업학교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직업학교 중에서도 ‘대학 진학 준비가 가능한 종일제 직업학교’로 가는 학생이 전체 중학생의 39%로 가장 많다. 이 학교에서는 5년간 직업교육과 대학 입학 준비를 같이 할 수 있다. 공학·예술·공예·경영·사회 및 서비스(관광)·농업 등 직업학교 분야도 다양하다.

“오스트리아의 직업학교는 ‘유연한 교육과정’이 강점입니다. 일·학업을 병행하는 듀얼 시스템 직업학교만 봐도 ▲주 1~2회만 학교에 수업 받으러 오는 방식 ▲연속해서 8주간 학교에서 수업 받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는 블록 방식 ▲연중 특정한 시기에만 학교에 오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는 시즌 방식 등이 있죠. 학교와 회사는 업무 특성에 따라 최선의 방식을 선택하면 됩니다. 일례로 인기 직업의 하나인 내륙수로항해사(강을 통해 승객·짐을 운송하는 선박을 운전하고 선원의 활동을 감독·조정하는 전문인)를 키우는 MFE직업학교는 평소엔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고, 강이 얼어 배가 이동할 수 없는 겨울에만 학교에서 공부해요. 만약 사회 변화로 업무 지식에 변화가 생기면 직업학교와 회사는 이를 빠르게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교육부에는 이를 사후에 보고하죠. (교육과정을 바꾸는 데) 학교·기업이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는 거예요.”

독일 학생들은 중학교를 마치면 ▲대학 진학을 위한 고등학교(3.5년) ▲회사와 학교에서 일·학습을 병행하는 직업학교(2~3.5년) ▲회사와의 연계 없이 학교에서 직업훈련과 학습을 하는 직업학교(2~3.5년) 중 하나를 선택해 진학한다. 2015년 기준 약 55%가 ‘일·학습을 병행하는 직업학교’에 진학했다. 직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독일 학생들 역시 직업학교에 다니는 동안 정규직 직원 급여의 3분의 1 수준(평균 104만원) 월급을 받는다. 그리고 졸업 후 95%가 정식으로 취업한다. 특히 독일의 직업학교는 유학생도 학비가 무료여서 다른 유럽 국가 출신은 물론 아시아권 학생들도 유학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의 필리프 그롤만 박사에 따르면, 독일은 327개 분야 직업군에 대한 교육과정이 80% 이상 표준화돼 있다고 해요. 함부르크든 뮌헨이든 모든 지역이 같은 교육과정으로 배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교육의 질(質)을 잘 관리할 수 있고요. 각 지역 상공회의소가 ‘직업교육법’에 따라 교육과정을 관리하고 직업 분야별 졸업 자격시험도 담당합니다.”

◇직업교육 활성화엔 기업 참여 필수…사회적 편견·임금 격차도 없어져야

유럽 직업교육은 중세의 도제 교육에서 시작돼 오랜 역사를 가졌다. 근대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사내에서 직무교육을 시작했고, 이 직무교육 시스템이 현재의 직업학교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그래서 정부 지원만큼이나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양 대표는 “덴마크의 경우 기업이 직업교육 관련 공공 기금을 정부에 의무적으로 낸다”고 했다. 실무 교육이 직업학교에서 잘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 수립이나 수정·보완 등에도 기업과 노조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조언한다. 양 대표는 “직업교육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활성화할 수 없다”며 “학교·학부모·기업·노조·정부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정책을 수립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해 나가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이를 ‘손해’라고 여기면 직업교육은 절대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독일의 경우엔 전체 회사(200만 업체)의 약 20%인 43만개 업체가 ‘일·학습 병행 직업교육’에 참여하는데, 학생들이 교육 기간에 회사에 이바지한 것만으로도 투자한 교육비의 76%를 환수하는 효과를 본다고 해요. 또 해당 기업은 교육한 학생 중 3분의 2가량을 정식으로 채용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도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 등을 통해 직업교육을 확산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직은 그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그 이유는 뭘까. 양 대표는 취업의 질(質), 사회적 대우, 임금 격차, (2016년 구의역 지하철 사고 같은) 안전사고 문제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고교를 졸업한 엔지니어와 대학을 졸업한 엔지니어가 하는 일이 다르고, 연봉 격차도 커요. 유럽 국가들은 다릅니다. 하는 일도 같을뿐더러 연봉 격차도 없고, 오히려 직업학교를 나온 사람이 기업이나 사회에서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아요. 스위스 바덴 직업학교 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경우, 초급이 월 690만~750만원이에요. 덴마크에서 인기인 농업 관련 직업학교를 졸업하면 초급이 450만~540만원인데, 이는 덴마크에서 5년차 교사가 받는 임금과 같다고 하고요.”

무엇보다 유럽 학교에서는 직업 훈련에 앞서 청소년 근로자의 권리와 의무, 안전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안전을 위협당할만한 상황일 때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덴마크에선 직업학교의 기본 과정을 끝내고 본격적인 전공 과정(실무 교육)에 들어갈 때 ‘교육 훈련 계약서’를 작성한다. 근무조건, 급여, 휴가 등이 명시된 것으로 회사는 이 계약서를 학교와 학생, 지역전문위원회에 한 부씩 보낸다. 직업학교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우리나라처럼 기업이 청소년 근로자를 ‘쉽게 쓸 수 있는 값싼 노동력’쯤으로 여기며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유럽과 같은 직업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제가 돌아본 나라들에서는 직업학교를 나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오래 일한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었어요. 그런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직업학교를 선호하고, 자연스럽게 부모의 직업을 잇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지금 우리나라처럼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직군임에도 하는 일이 다른 데다 임금 격차가 크고, 사회적으로도 더 나쁜 대우를 받는다면, 과연 누가 직업교육을 시키고 싶어할까요? 당장 저부터도 시킬 용기가 나지 않는데요. 무작정 ‘직업교육’을 늘린다며 금전적 지원책만 쏟아낼 게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교육 방식, 노동 환경 등을 모두 바꿔나갈 수 있도록 섬세한 정책을 세워 천천히 실행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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